민사법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병존: 그 유동적 상태와 채무전형의 문제*

성승 현 **
Seunghyeon SEONG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Professor, Chonnam National University Law School

© Copyright 2025, The Law Research Institut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09, 2026; Revised: Jan 26, 2026; Accepted: Jan 26, 2026

Published Online: Jan 31, 2026

국문초록

본 연구는 우리 민법에서 이행지체의 법적 효과로 인정되는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그리고 계약해제권의 병존이 초래하는 유동적 상황(Schwebelage) 및 그로 인한 법률문제 해결을 위한 법리적 모색을 목적으로 한다. 민법은 채무자가 이행지체 상태에 있고 채권자의 최고 후에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상기 권리들의 병존을 인정하여 채권자의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침묵하는 동안에 채무자는 본래 채무의 이행뿐만 아니라 전보배상청구권 및 계약해제권 행사라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정한 법적 상태에 놓이게 된다.

본고는 이러한 불안정한 법률관계를 해소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독일 민법학의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 법리의 수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선택적 경합 법리는 채권자에게 이미 행사한 이행청구권을 철회하고 다른 권리로 전환할 수 있는 변경권(ius variandi)을 인정함으로써 채권자의 구제 수단 선택에 유연성을 부여한다. 반면, 채무자의 최고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침묵할 때 선택권이 채무자에게 이전된다는 선택채권 규정(민법 제381조 제2항)의 유추 적용은 채권자의 고유한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채무자 보호를 위해서는 채무자의 이행 제공을 통한 ‘이행지체 해소(purgatio morae)’ 법리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결론적으로 본고는 유동적 상태를 법 실무에 적합하게 관리하고 신속히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장래 민법 개정 시 스위스 채무법(제107조 제2항)과 같이 채권자에게 최고 기간 경과 후 ‘지체 없이’ 의사를 표명하도록 규정하는 방향의 입법적 논의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legal solutions for the “fluid state” (Schwebelage) arising from the coexistence of the right to claim performance, damages in lieu of performance, and rescission under the Korean Civil Code. While the Civil Code broadly guarantees the creditor’s choice after a formal notice, the creditor’s silence leaves the debtor in an unstable position, forced to prepare for all potential remedies simultaneously.

To balance these interests, this paper examines the German doctrine of “elective concurrence (Elektive Konkurrenz)”. This doctrine benefits creditors by recognizing the right of modification (ius variandi), allowing them to switch between remedies. Conversely, this study rejects the analogical application of Article 381(2) of the Korean Civil Code regarding the transfer of the right of choice to the debtor, as it excessively infringes upon the creditor’s prerogatives. Instead, debtor protection should be sought through the doctrine of “purgatio morae” via the debtor’s tender of performance.

Ultimately, to resolve this legal uncertainty expeditiously, this paper proposes a legislative amendment inspired by Article 107(2) of the Swiss Code of Obligations. Such a revision would require creditors to declare their chosen remedy “without delay” following the expiration of the notice period, ensuring a more stable and predictable legal environment.

Keywords: 이행지체; 채무전형; 최고;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 유동적 상태; 선택적 경합; 변경권
Keywords: Delay in performance; Transformation; Notice; Specific performance; Right to claim damages in lieu of performance; Termination; Floating legal status; Elective concurrence (Die elektive Konkurrenz); ius variandi

Ⅰ. 서론: 계약준수의 원칙과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

계약에서 당사자의 자기결정(自己決定, Selbstbestimmung)과 자기구속(自己拘束, Selbstbindung)을 본체로 계약자유의 원칙을 인정하는 법질서는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계약준수(pacta sunt servanda)의 원칙을 근간으로 한다.1) 계약자유는 당사자가 계약을 통해 채무를 부담하게 하고, 그 계약에 스스로를 구속하도록 하는 고유한 의사자치의 발현이다. 이러한 계약자유는 당사자의 계약준수를 전제로 해서만 본래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당사자가 계약 체결 당시의 기대와 다르게, 임의로 약정한 채무의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계약의 의미를 반감시키고 계약을 무용하게까지 한다. 그러므로 계약자유를 인정하는 법질서는 계약준수 원칙을 실현하고, 안정화를 위한 방편으로, 채무자가 임의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채권자를 위한 법적 구제책을 마련하고 있다.2)

계약은 당사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스스로가 형성한 법률관계이자,3) 당사자가 준수해야 할 ‘자치’ 법규이다.4) 당사자는 계약에서 그 채무의 내용을 정할 뿐만 아니라, 채무불이행에 대해 일정한 법적 구제책을 스스로가 정할 수 있다. 만약 당사자가 미처 그에 관한 구제책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 민법의 법적 구제책에 관한 임의규정은 당사자 자치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5) 결국 당사자가 정한 계약 내용은 민법의 임의규정에 우선하여 계약 관계를 규율하게 되는데, 이는 계약자유를 인정하는 법질서에서 당연한 귀결이자 전제이다.

우리 민법은 사적자치의 원칙과 계약준수의 원칙에 관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 민법이 두 원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 민법학에서 이론(異論)이 없고,6) 이는 법 실무에서도 마찬가지이다.7)

우리 민법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으로 손해배상청구권과 계약해제권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민법학에서는 계약으로부터 발생한 채권의 본래 내용대로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이행청구권을 채권에 내재하는 것으로 인정한다.8) 민법은 채무의 이행이 여전히 가능한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무 본래 내용대로의 이행 확보를 고수하는 채권자를 위해 강제이행에 관해 규정하고(민법 제389조), 지체 후 상당한 기간을 정한 추후 이행의 최고가 무위로 끝나게 되면,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민법 제389조)9)과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제390조) 외에도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민법 제395조, 이하 “전보배상청구권”) 및 계약해제권(민법 제544조)을 함께 인정한다. 이를 통해 채권자는 이러한 권리들을 선택적으로 행사하여야 할 지위에 있게 되는데, 이처럼 민법은 채권자에게 여러 개의 법적 구제책이 병존하는 상황을 예정하고 있다.

우리 민법학에서는 채무의 이행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종국적 이행불능과는 다르게, 이행지체의 경우에는 채무 본래 내용대로의 이행이 여전히 가능하기에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의 병존을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는 민법의 관련 규정에 상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권리들의 병존은 채권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한편, 채무자의 지위 보호 및 계약 관계에서의 법적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만, 민법학에서 그에 관한 논의는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이다. 종래 민법학에서는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 가운데,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이 병존하는 경우를 중심으로 해서, 어느 하나의 권리가 행사되면 다른 권리의 행사가 배제되는 것으로 하는 법리, 소위 “채무전형론(債務轉形論)”에 기초하여 논의를 전개해 왔다. 반면,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외에도, 계약해제권까지를 선택적 행사가 가능한 권리로 함께 인정하여, 그 권리들 사이에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을 인정하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논의는 아직 본격적으로 행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채권자의 선택적 권리행사로 인해 채무자가 마주하는 유동적 상태(Schwebelage)와 그에 대한 법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민법학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10)

2013년 공표된 ‘채무불이행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종래 우리 민법학에서 그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 보니,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동시에 병존하는 경우에 채권자와 채무자가 직면하게 되는 유동적 상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규율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본고는 우리 민법에서 이행지체에 대한 법적 구제책으로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병존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유동적 법률 상태를 분석하고, 법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법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 민법학에서 여전히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관련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법리를 강구함에 있어서, 본고는 종래의 논의 성과를 단순히 집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러한 논의들이 전제로 삼았던 비교법적 유래가 우리 민법의 체계 내에서 여전히 ‘현재의 문제’로서 자리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본고는 이를 토대로 현행법에 따라 도출 가능한 해석론적(de lege lata) 한계를 조명하고, 장래 입법론적(de lege ferenda) 논의에서 검토되어야 할 과제들을 아래의 쟁점을 중심으로 재고해 보고자 한다:

첫째, 권리 병존과 선택의 문제로서 종래 채무전형론의 적용상 한계를 검토하고,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을 포괄하는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 법리의 수용 가능성과 그 이론적 기초에 관해 살펴본다.

둘째, 채권자의 변경권과 그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으로, 예컨대 채권자가 이미 행사한 이행청구권을 철회하고, 그 대신에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해제권 행사로 전환할 수 있는 법리, 소위 ‘변경권(ius variandi)’의 인정 여부에 관해 살펴본다.

셋째, 채권자의 권리 병존과 변경권 행사 가능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채무자의 예측 불가능한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선택권에 관한 최고 규정의 유추 적용을 통해 채무자에게 제한적인 최고권을 인정함으로 인한 법리적 한계에 관해 검토하고자 한다. 나아가 채무자의 권리 선택에 관한 최고 권능의 인정 여부와 채무자의 최고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침묵하는 경우, 채권자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채무자의 지체 책임과 이행 준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이행지체 해소(purgatio morae)’ 법리의 유용성에 관해 함께 살펴본다.

끝으로 본고는 장래 민법의 개정 논의에서 서로 성질을 달리하는 권리들의 병존으로 인한 유동적 상태를 신속하고 적합하게 해소하는 대안을 모색하여 계약법 질서의 안정성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

Ⅱ. 계약준수의 원칙과 이행청구권의 우위: 「채무전형(債務轉形)」의 문제

1. 계약준수의 의미와 이행청구권의 관계

우리 민법은 계약준수의 원칙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민법학에서 계약준수의 원칙을 인정하는데 이론(異論)이 없다. 이는 계약이 당사자의 상호 신뢰를 기초로 하며, 계약자유를 인정하는 법질서에서 당사자 스스로가 채무를 이행하고 그 계약에 구속될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은 계약준수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11) 다만 계약자유를 인정하는 법질서에서도 계약준수의 의미는 반드시 같지는 않다. 이는 계약준수의 의미를 계약의 이행과 계약의 구속이라는 점에서 바라보면 채무자가 반드시 약정한 채무의 내용대로 이행하여야만 하는가, 그리고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곧바로, 그리고 임의로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가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12)

대륙법계 국가의 계약법이 계약준수의 원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 반면 영미법계 국가의 계약법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우선적인 법적 구제책(Primary remedy)으로 인정하고,13) 본래 채무 내용에 대한 이행청구권(특정이행, specific performance)을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14) 이는 영미법이 계약준수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는지 얼핏 의문을 가지게 한다. 미국 계약법 제2차 리스테이먼트는 “계약책임을 엄격책임으로 보며, 이는 계약준수(pacta sunt servanda), 즉 계약이 이행되어야 한다는 원칙(Maxime)을 근거로 한다.”15)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미국 계약법이 계약준수의 원칙을 근간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영미 계약법에서 계약위반으로 인한 법적 구제책으로 금전배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면 대륙법계 국가의 계약법에서 채무불이행에 관한 법적 구제책으로 이행청구권을 원칙으로 하고,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이행청구권의 행사를 위해 그 불이행이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한 것인지와 무관하게 인정된다는 점에서 두 법계에서 계약준수의 원칙에 대한 접근에 서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계약준수로서 당사자가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그에 대한 원칙적인 법적 구제책이 무엇인가에 따라 계약준수의 의미가 서로 극명하게 다르다.16)

이러한 두 법계에서의 차이는 단순히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으로서 원칙과 예외라는 모습 외에도, 실질적으로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가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구제책의 선후(先後)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행청구권을 원칙적인 법적 구제책(Primary right, Primäres Recht)으로 하는 대륙법계 계약법에서는 이행불능의 경우처럼 이행청구권을 인정하더라도, 실제로 그 관철이 어려운 경우를 위해 금전배상과 같은 대체적 법적 구제책(Substitutionary Relief in Money)을 마련하여야만 계약은 제대로 기능하게 된다.17) 나아가 본래 채무 내용대로의 이행이 여전히 가능하더라도, 무한정 채권자로 하여금 이행청구권만을 행사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지나치게 채무자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에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행청구권을 대체하는 법적 구제책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이행청구권을 대신하는 법적 구제책으로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전보배상”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그 이행이 여전히 가능하면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를 하기에 앞서 이행청구권을 먼저 행사해야 한다는 대륙법계 국가에서의 법적 구제책 행사의 구조는 우리 민법학에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를 ‘이행청구권의 우위(Vorrang des Erfüllungsanspruchs)’라고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18)

2. 민법학에서 「채무전형」의 문제: 이행청구권에서 전보배상청구권으로의 전환

우리 민법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으로 손해배상청구권(제390조 이하)과 계약해제권(제544조 이하)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한다. 민법학에서는 민법 제390조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객관적 요건에 관한 일반조항이고, 동조에 이행불능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19) 또한 민법 제390조는 이행불능 가운데, 후발적 불능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20) 채무불이행으로서 후발적 불능으로 인해 그 이행이 종국적으로 불능이 된 채무는 이행청구권이 소멸하고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전보배상청구권으로 그 내용이 전형(轉形)된다.21) 후발적 불능의 경우에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권 외에도, 해제권 행사를 통해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신이 부담하기로 했던 반대 채무를 면할 수 있다. 민법학에서 후발적 불능이 종국적이면 그 불능으로 된 채무는 소멸하거나,22) 다른 내용으로 전형(轉形)된다고 한다.

민법 제395조는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가 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청구권에 관한 성립 요건에 관해 규정한다. 채무자가 이행지체 상태에 있는 경우에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催告)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그 기간을 무위로 보낸 경우, 채권자는 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23) 민법학에서는 민법 제395조의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를 이행지체에 국한하지 않고, 불완전급부 등 다른 채무불이행 유형까지 포섭한다고 본다.24) 이 경우 채권자는 본래의 이행청구권을 유지하면서 이행지체로 인한 지체손해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는데, 이는 이행청구권이 존속·연장됨과 동시에 그 내용이 확장되는 것으로 해석한다.25)

우리 민법은 이행청구권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지만, 계약준수 원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에 종래 민법학에서 이행청구권의 존재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는 대륙법계 국가에서 계약준수의 원칙으로부터 이행청구권이 발생한다는 법리와 이행청구권이 채무불이행의 법률효과가 아니라, 계약 성립 자체로부터 발생한다는 해석론에도 상응하는 것이다.26) 2025년 2월에 입법 예고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제387조는 이행청구권에 관한 규정의 신설을 모색하고 있는데,27) 민법개정위원회는 그 신설 취지를 “채권자가 채권의 효력으로서 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점은 우리 민법이 전제하고 있는 명제이다.”28)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종래 민법학에서 이행청구권의 존재를 인정하고 민법 제395조의 추후 이행을 위한 유예기간에 관한 규정을 통해 이행청구권이 다른 법적 구제책에 우선한다는 점, 즉 원칙적인 법적 구제책이라는 점을 도출하는 해석론에도 상응하는 것이다.29) 이처럼 우리 민법은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을 우선적인 법적 구제책으로 인정함으로써 채권자가 이행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임의로 먼저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한다. 다만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을 지속적으로 고수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불합리하거나,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비로소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의 행사를 인정한다. 이는 민법이 이행지체의 경우에 이러한 권리들의 병존을 예정하고 있고, 그에 따른 권리의 선택적 행사의 문제가 내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민법학에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대한 설명 가운데, 아래의 서술에 주목하게 된다:

“옛날에는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곧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민법 제395조 참조), 즉 전보배상이 허용되었으나, 근대법에서는 1차적으로 강제이행이 허용되는 데서 불이행의 유형에 따라 지연배상 또는 전보배상이 허용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채무불이행이 있게 되면, 모든 채권은(본래의 이행청구권에 갈음하여 또는 그와 더불어) 궁극적으로 그 내용이 전보배상청구권으로 전화(轉化)되고, 이에 대하여 채무자의 일반재산이 책임을 지게 됨으로써 법적으로 확보되는 것이 된다.”30)

위 서술은 로마법에서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으로 금전배상을 원칙으로 해서 출발하였지만, 근대 유럽 계약법에서 계약준수의 원칙이 점차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에 관한 논의에 영향을 주게 되었고, 그 결과로 채무는 “약속한 내용대로” 이행하여야 한다는 현실적 이행과 이행청구권 우위가 법적 구제책의 원칙으로 자리하게 되었음을 설명해 준다.31) 또한 종래 민법학에서 우리 민법이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이행청구권의 우위(優位)를 원칙으로 하면서 예외적으로 전보배상청구권을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관해 이행불능의 경우에 이행청구권은 소멸하고,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행지체의 경우에는 두 권리가 병존하게 된다는 점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법적 구제책에 관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아가 민법학에서 두 권리의 관계를 채무전형론의 시각에서 ‘전화(轉化)’된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두 권리가 병존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계기로 어느 하나의 권리가 다른 권리로 전형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민법학에서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이행청구권은 결국 전보배상청구권으로 전형될 ‘운명’을 전제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고, 전보배상청구권의 행사는 종국적으로 이행청구권의 소멸을 가져오게 됨을 말한다. 다만 이와 같은 민법해석론이 우리 민법의 규정에 따른 충실한 해석인지, 아니면 외국 민법의 해석론을 참고해서 정립된 것인지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그러므로 민법학에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병존으로 인한 법률문제의 해결을 위한 더욱 심층적인 논의가 절실하다.

Ⅲ. 채무전형론의 유래와 그 법리의 수용: 독일과 일본을 중심으로

1. 채무전형론 정립과 의의

우리 민법학에서는 채무자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본래 채무의 추후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채무 본래 내용에 대한 이행청구권 외에도, 민법 제395조와 제544조에 따라 전보배상청구권과 계약해제권을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에 채권자에게는 청구권인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 형성권인 계약해제권이라는 법적 성질이 서로 다른 권리들이 병존하게 된다. 민법학에서는 이러한 권리들의 병존 상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뿐, 권리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그 병존으로 인한 유동적 상태가 해결이 간단하지 않은 다양한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연유에 관해 주목하게 된다.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를 채무전형론(債務轉形論)의 시각에서 서로 전형(轉形)되는 것으로 바라보면 이행불능의 경우처럼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인정되지 않고, 이행지체의 경우처럼 두 권리가 채권자에게 병존하는 경우, 채권자가 어느 하나의 권리를 선택하여 행사해야만 하는 유동적 상태가 존재하게 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기본적으로 이행청구권의 우위를 전제로 한다.32)

원래 채무전형론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적 구제책으로 전보배상청구권과의 관계에서 이행청구권의 우위가 인정된 이래, 일찍이 독일의 F. C. Savigny(이하 “사비니”)에 의해 비로소 체계화되었다.33) 사비니는 우선 채권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채권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시각에서 ‘권리(채권, Forderung)’와 ‘의무(채무, Obligatio)’로 분류하고, 이러한 권리침해(Rechtsverletzung)34)의 한 유형으로 이미 선재(先在)하는 채권 관계(im bestehenden Obligationsverhältnis)로부터 발생한 채무를 채무자가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경우를 권리 또는 채권 침해라고 한다.

사비니에 의하면 이러한 권리침해, 즉 현대적 의미에서의 채무불이행은 전보배상청구권이라는 새로운 권리를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 계약으로부터 발생한 채권의 본래의 내용이 부득이하게 손해배상으로 전환되는 것에 불과하여, 채무불이행은 이행청구권으로부터 전보배상청구권으로 전형(轉形)이 일어나는 계기가 된다.35) 즉, 약정된 채무의 본래 내용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손해배상청구권으로 전형되는데, 사비니는 이를 채무의 전형(Metamorphose)이라고 부른다.36)

이러한 채무전형론에 따르면 원래 계약으로부터 발생한 채무의 내용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변경되거나 확대된다. 예를 들어, 이행불능의 경우에 채권자의 이행청구권은 그 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청구권으로 전형되고,37) 이행지체의 경우에는 채무 본래 내용에 대한 이행청구권이 유지되면서, 그 지체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이다.38) 즉 채무전형론은 채권의 본질적 내용으로서의 이행청구권은 계약으로부터 직접 발생하지만, 전보배상청구권은 채무불이행 이외에도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와 같은 요건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채무불이행에 대한 하나의 법적 구제책으로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39)

독일에서는 채권법의 현대화를 위한 법률을 통해 개정된 민법이 2002년 1월 1일부터, 일본에서는 2017년에 공포된 개정 민법이 2020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독일과 일본 민법에서는 개정을 통해 공교롭게도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에게 인정되는 법적 구제책, 특히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관한 채무전형 법리에 큰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900년 시행되었던 독일 민법(이하 “(구) 민법”)은 채무전형에 관해 민법에서 직접 규율하고 있었고, 개정 전 일본 민법은 우리 민법 제395조와 같은 규정을 두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독일과 일본에서의 과거 상황은 우리 민법 제395조에 관한 민법해석론의 정립 과정을 이해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2. 개정 전 독일 민법의 채무전형에 관한 규정: 권리 병존의 배제

독일 (구) 민법40)은 제241조에 이행청구권,41) 이행불능에 관해서는 제275조, 제280조, 제325조에서, 이행지체에 관해서는 제283조와 제326조에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 및 계약해제권의 상호 관계에 관해 채무전형론을 수용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제275조(책임 없는 사유로 인한 불능)

① 채무자는 급부가 채권관계 성립 후에 발생한 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불능이 되는 때에는 그 한도에서 급부할 의무를 면한다.

제280조(책임 있는 이행불능에 대한 책임)

① 채무자는 급부가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불능이 되는 한 채권자에게 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제325조(채무자의 책임 있는 후발적 불능)

① 쌍무계약에 기하여 당사자 일방에 의무 있는 급부가 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불능이 된 경우, 상대방은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하 생략]

제326조(지체; 거절예고부 기간설정)

  • ① 쌍무계약에서 그 일방(채무자)이 자신이 부담하는 급부를 지체하고 있는 경우에 그 상대방(채권자)은 그(채무자)에게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급부의 수령을 거절한다는 의사표시(Erklärung)와 함께 급부의 실행을 위한 상당한 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그 급부가 적시에 행해지지 않으면 채권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행청구권은 배제된다. … [이하 생략]

  • ② 계약의 이행이 지체로 인해 상대방에게 이익 없는 경우에는 채권자에게 기한을 지정할 필요 없이 제1항에서 정한 권리(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가 인정된다.

독일 (구) 민법 제241조는 채권 관계로부터 발생한 급부에 대한 이행청구권에 관해, 제275조 제1항42)은 후발적·객관적 불능의 경우에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하도록 하고, 제280조는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후발적·객관적 불능이 발생한 경우, 채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한다. 동법 제326조는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지정된 기간 후 제공되는 급부의 수령 거절 예고와 함께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이 없으면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 중 어느 하나의 권리만을 선택해서 행사하도록 규정한다. 이 경우에 이행청구권 행사는 배제된다. 독일 (구) 민법의 이행불능(제280조와 제325조)과 이행지체(제283조43)와 제326조)에 관한 규정은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의 관계, 즉 채무전형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한다. 다만 전보배상청구권과 계약해제권 가운데,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서 행사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우리 민법과 다르다. 이는 1861년에 공포되었던 독일일반상법전(ADHGB)의 이행지체에 관한 법적 구제책에 관한 규정들이 독일 (구) 민법 제정 과정에 영향을 준 것이고,44) 그 개정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2년 개정을 통해 독일 민법 제325조는 “쌍무계약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계약해제에 의해 배제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민법 제551조와 같은 취지이다.

독일 (구) 민법의 후발적·객관적 불능에 관한 제275조와 제280조 및 이행지체에 관한 제326조의 규정 체계는 사비니(Savigny) 이래 판덱텐 법학에서 전개되었던 채무전형론과 밀접한 역사적 관련성을 가진다.

독일 (구) 민법 제280조 제1항의 전신인 제1초안 제240조에 관한 기초자료였던 Kübel 초안은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관한 그 당시의 법리 상황을 보여주는데, 관련 내용을 필요한 범위에서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채무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해당 채권 관계로부터 채무자에게 발생한 채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채권 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만약 불능으로 인해 전적으로 채무를 소멸시키고, 이때 수반된 과실이 손해배상에 대한 독립적인 의무 발생의 근거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채권 관계의 본질과 양립할 수 없으며, 사료적으로도(quellenmäßig) 근거가 없는 것이다.45)오히려 해당 채권 관계는 그 발생과 함께 본래 채무에 대한 현실적 이행청구권(Naturalerfüllung)과 그에 대한 채무를 발생시키며, 동시에 채무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채무의 현실 이행이 불능으로 되는 경우, 필요한 등가물(Aequivalent)에 대한 청구권도 발생시킨다. 객관적 불능이 발생하면 물론 원래의 급부 대상(Leistungsgegenstand)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급부 대상에 대한 채권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채권자가 이행이익(Erfüllungsinteresse)을 주장하면서 추구하는 것은 이행(Erfüllung)에 대한 청구권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 채무자의 과실로 인해 의무 발생 근거의 변경 없이 단순히 급부대상(Leistungsgegenstand)만이 변경되었기 때문이다.”46)

또한 독일 민법 제1초안 제240조47)에 관한 심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채무(Verbindlichkeit)의 존속에 대해 말하는 것은 교의적인(doktrinär) 문제이며,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다. 왜냐하면 채무(Obligation)의 영속을 가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채무(Verbindlichkeit zum Schadensersatz)는 적어도 다른 대상(Gegenstand)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손해배상의무(Ersatzverbindlichkeit)의 이행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책임을 부담하고, 그에 따라 소위 보증인(제672조)과 물상보증인(제1148조)의 책임이 정해진다는 것을 여기에서는 특별히 강조될 필요는 없다. 「본래 채무의 전형(Verwandlung)」이라는 표현은 그와는 다르게 구채무(alte Obligation)는 소멸하고 새로운 채무에 의해 대체된다는 인상(Anschein)을 준다. 계약해제에 관한 규정에 비추어, 채권자는 불이행으로 인한 (전보) 손해배상을 청구함으로써 본래의 채권 관계에 계속해서 머무르는 것이고, 그 채권 관계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임이 분명하다.”48)

이러한 채무전형의 법리는 이행지체에 관한 독일 (구) 민법 제326조에서 더욱 엄격하게 구현되고 있다. 동조 제1항은 쌍무계약에서 채무자가 이행지체 상태에 있는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추후 이행을 위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를 하면서 반드시 그 기간 경과 후에 채무자가 제공하는 급부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함께 표시하도록 요구한다. 만약 채무자가 그 설정된 기간 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 두 권리 가운데 어느 하나의 권리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독일 (구) 민법은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이행청구권과 계약해제권이 병존하는 상황을 민법의 규정을 통해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또한 동조 제2항은 이행지체로 인해 채무자의 추후 급부가 더 이상 채권자에게 무익한 경우에는 추후 이행을 위한 기간을 정한 최고 없이 곧바로 전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독일 (구) 민법 제326조는 이행지체의 경우에 기간을 정한 최고와 그 기간 내에 추후 이행이 없다는 사실을 요건으로 해서, 이행청구권이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유효한 계약이 해제 관계로 전형된다는 점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한다.49)

상기한 독일 (구) 민법의 입법 당시의 논의에 비추어, 독일 (구) 민법은 계약이 성립하면 채권자에게 약정한 채무 내용대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이행청구권과 그 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청구권이 함께 발생함을 인정한다. 다만 이행불능의 경우에는 이행할 급부의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에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이행불능은 채권 관계의 실질적인 변화가 없이, 급부의 대상만을 바꾸는 채무전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반면 이행지체의 경우에는 계약준수의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자에게 추후 이행을 위한 기간을 정해 최고를 하면서 그 기간 경과 후 채무자가 제공하는 급부를 수령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함께 알리도록 하고, 그 기간이 무위로 지나면 채권자는 더 이상 이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 즉 이행청구권은 민법 규정에 따라 그 행사가 배제되고, 채권자에게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서 행사하도록 한다.50) 이는 우리 민법에서처럼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채권자에게 병존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채권자의 사적 자치에 의한 선택 가능성을 제한하고 민법의 규정에 의해 강제적으로 권리가 전환되는 구조를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독일 (구) 민법의 태도는 분명 권리 보유자의 자유로운 권리행사를 막고, 채권자가 지정된 기간 후에 급부 수령을 거절한다는 의사가 반드시 표시되어야 한다고 요구하여, 이행지체 후 최고 시에 이미 이행청구권의 포기를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행사에 과도한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법 실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지속되었다. 결국 2002년 개정에서 관련 규정 내용을 삭제하여 민법 규정에 따른 이행청구권 배제 법리는 폐기되었다.51) 결과적으로 이러한 개정은 채무자 이행지체의 경우에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병존하게 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우리 민법에서의 유동적 법률 상태로 인한 해석론적 과제를 공유하게 되었다.

3. 개정 전 일본 민법의 채무 전형에 관한 규정의 부재와 민법학에서의 논의

2017년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일본 민법 제412조의2(이행불능)는 “채무의 이행이 계약 기타 채무의 발생원인 및 거래상의 통념에 비추어 불능인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한다. 동조는 종래 민법해석론에 의존하던 법리 가운데, 두 가지 핵심적인 사항을 명문화하고 있다. 우선 민법학에서 채권의 본질적인 내용으로 인정되었던 이행청구권의 존재를 민법에서 명시적으로 확인하고, 다른 하나는 이행청구권 행사의 한계 사유로서 이행불능에 관해 규정한다.52)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민법 제415조 제2항은 전보배상청구권의 객관적 요건에 관해 규정하는데, 특히 제3호는 “채무가 계약으로부터 발생한 것인 경우, 그 계약이 해제되거나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계약의 해제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정해제권에 관한 규정 중, 민법 제541조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권의 발생과 관련하여 “당사자 일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이 없는 때에는 그 상대방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민법 제415조 제2항 제3호와 민법 제541조의 규정에 따르면 채무자가 이행지체 상태에 있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불능 또는 이행거절(제415조 제2항 제1호, 제2호)의 경우와 다르게, 반드시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거쳐야만 계약의 해제와 함께 또는 계약을 해제하지 않고서도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53) 이는 일본 민법이 이번 개정을 통해 비로소 채무불이행에 대한 구제책으로서 이행청구권의 우위 원칙과 아울러,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이행청구권에서 전보배상청구권으로의 전형(轉形)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치다(內田 貴)교수는 현행 일본 민법 제412조의2의 입법 이유, 특히 과거 민법학에서 이행불능으로 인한 채무전형에 관한 논의에 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애당초 (일본) 민법에는 이행이 불능인 경우, 이행청구권이 어떻게 되는가에 관한 규정조차 없었다. 종래 이행불능에 관한 규칙은 민법학자가 해석론으로서 말하고 있던 것이었기에, 법률가는 학자가 집필했던 체계서를 읽고, 이행불능이 채무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하면 채무는 소멸하고, (채무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발생하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로 바뀌게 된다고 하는 종래의 통설을 배웠다. (이는) 독일 등의 민법에 있는 규정을 참고로 학자가 서술했던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54)

위 인용은 일본 (구) 민법에는 이행청구권에 관한 규정뿐만 아니라, 그 후발적 이행불능이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본래 채무가 소멸한다거나, 전보배상채무로 전형(轉形)된다는 점에 관한 규정이 아예 없었고,55) 이러한 입법적 공백은 이행불능 및 채무전형에 관한 일본 민법학의 초기 법리가 독일 (구) 민법(제275조와 제280조)에 관한 학설의 강한 영향 아래, 형성될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일본 민법학에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동일성을 전제로 채무전형에 관한 법리가 전개되었음을 보여준다.56)

이행지체와 관련하여 일본 (구) 민법은 독일 (구) 민법 제286조 제2항에서처럼 이행지체로 인해 추후 이행이 채권자에게 더 이상 이익 없는 경우, 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청구권에 관한 규정이 없었고, 일본 (구) 민법 제545조 제3항은 “해제권의 행사는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규정하여 독일 (구) 민법 제326조와도 다르다.

채무 전형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던 (구) 민법이 적용될 당시, 일본 민법학에서 이행지체의 경우에 계약을 해제하지 않고서, 이행청구권으로부터 전보배상청구권으로의 전형을 인정하기까지에는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57) 그 논의는 이행지체의 경우에 과연 계약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그 전제로서 요구되는 추후 이행을 위한 최고 없이 곧바로 전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한가의 문제에서 시작되었다.58) 판례는 일찍이 이행지체로 인해 추후 이행이 채권자에게 무익한 경우에는 최고는 물론, 해제까지도 요구하지 않고 전보배상청구권의 행사를 인정하고 있었다. 학설은 대표적으로 정기행위 채무의 이행지체를 ‘특별한 경우’라고 하고, 판례와 같은 입장에서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였다.59)

하지만 정기행위 채무에서처럼 추후 이행이 채권자에게 무익한 경우가 아닌, 통상적인 이행지체에 관한 법리 전개에는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 민법학의 논의 동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서술에 주목하게 된다:

“문제는 지체 후의 이행이 채권자에게 거의 이익이 없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보통의 경우에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를 한 후에 해제하지 않고서도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이론을 인정해야 하는가이다. 판례는 이를 긍정하는데, 방론(傍論)으로서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하면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를 다수의 학설이 지지한다. 이러한 이론은 독일 민법 제326조(최고 기한이 경과한 후에는 전보배상청구 또는 계약의 해제가 가능하며, 본래의 급부를 청구할 권리는 없어진다(쌍무계약에 관한 것) 및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기한 경과 후 곧바로 그 취지를 표시함으로써, 전보배상청구 또는 계약해제를 할 수 있다)와 유사한 취지를 포함하는 것이다.60) …. 나는 종래 이러한 이유로 이행지체를 이유로 하는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전단 (イ) (“특별한 경우”: 필자가 부기한 것임)의 경우에 한한다고 설명했었다.61) 그러나 이제는 그 입장을 바꿔서 채권자는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한 경우에 그 기한 경과 후에는 해제에 의해 자신의 채무를 소멸시키지 않고서도 전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취득한다(단, 채무자는 본래의 급부를 함으로써 이 권리를 소멸시킬 수 있다)라고 해석하는 점에서 위의 이론에 찬성하고자 한다.”62)

일본 민법학에서 (구) 민법 시행 후에 정립된 채무전형에 관한 논의는 이행불능을 중심으로 시작해서, 이행지체의 경우로 확대되었다. 이행불능으로 인해 본래 채무가 소멸하거나, 그 채무가 전보배상채무로 전형되는가에 대해 일본 (구) 민법은 독일 (구) 민법(제275조와 제280조)과 같은 명문 규정을 두지 않았기에 그에 관한 명문 규정을 두었던 독일의 민법 학설에 기반을 둔 법리 전개가 두드러진다. 또한 일본 (구) 민법은 이행지체로 인한 전보배상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기에 채무자의 이행지체 후 이행이 채권자에게 무익한 경우에 최고는 물론, 해제 없이 전보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법리가 판례와 학설에서 정립되었고, 그보다 뒤늦게 이행지체의 경우에 최고 후,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고서도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법리가 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와가즈마(我妻榮) 교수는 이러한 법리는 유증의 경우처럼 계약에서 발생하지 않은 채무의 이행지체 경우에 큰 의미를 가지며,63) 이는 (구) 민법 제541조64)의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 후 해제의 법리가 유추 적용되는 것이라고 하며, 비교법적으로 독일 민법 제326조와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와 유사한 취지라고 한다.65) 기타가와(北川善太郞) 교수는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통해 이행지체로 인한 법률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이행지체에서 비로소 확정적 채무불이행으로 되는 것이라고 한다.66)

일본 (구) 민법은 이행불능과 이행지체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기에 일본 민법학은 독일로부터 계수한 채무전형론의 시각에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정립하였고, 이 과정에서 두 권리 사이에 채무의 동일성을 전제로 하였다.67)

4. 비교법적 논의의 시사점과 우리 민법의 해석 방향

독일과 일본에서의 논의는 우리 민법이 직면한 유동적 법률 상태의 해소를 위한 해석론을 전개하는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독일 (구) 민법이 채권자의 선택권을 경직되게 제한하던 ‘최고 및 추후 급부 수령 거절의 의사표시(Ablehnungsandrohung)’ 요건을 2002년 개정을 통해 폐기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독일의 법리는 이행청구권의 존속이 전보배상청구권이나 해제권 행사의 장애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나, 개정 민법은 이행청구권의 보유가 결코 다른 구제 수단의 선택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을 취하였다. 이는 채권자에게 유연한 변경권(ius variandi)을 보장함으로써, 채무불이행의 상황에서 채권자의 이익을 우선하여 보호하는 현대 계약법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둘째, 일본의 (구) 민법 하에서 전개된 논의는 전통적인 ‘채무전형론’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판례와 학설을 통해 채권자의 구제 수단을 확장하려는 고심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문 규정의 부재로 인해 이행지체 후 채권자의 선택권을 확정적으로 보호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미비했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당시 판례와 학설은 최고 및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권의 발생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채무자가 본래의 급부를 이행할 경우(purgatio morae) 채권자의 전보배상청구권이 소멸할 수 있다는 ‘유동성’을 남겨두었다. 이는 권리관계의 급격하고 단절적인 변화를 피하려는 해석론적 배려였으나, 역설적으로 채권자가 전보배상이라는 구제 수단을 선택했을 때 그 지위를 확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게 만드는 법적 불안정성을 초래하였다. 따라서 관련 규정이 공백인 상태에서 유지된 이러한 유동적 상태는 채권자의 변경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채무자의 이행 여부에 따라 채권자의 권리가 좌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므로 일본의 2017년 개정 민법은 제415조 제2항 제3호를 통해 ‘해제권이 발생한 경우’만으로도 곧바로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였다. 이는 해제라는 절차적 요건을 완전히 마치지 않더라도 채권자가 전보배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로의 단축’을 입법적으로 규정한 것인데, 이는 우리 민법 제395조, 제544조 및 제551조의 해석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민법은 일본 민법이 개정을 통해 비로소 해소하고자 했던 과거 해석론적 불안정성의 문제를 이미 극복할 수 있는 구조적 토대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민법의 해석에 있어서도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 그리고 해제권을 배타적 관계로 파악하기보다는, 채권자의 선택에 따라 중첩적으로 병존하는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의 관점에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를 한 이상, 그 기간이 경과한 시점부터 채권자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본래의 급부청구권을 유지하거나 전보배상청구권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는 확정적인 ‘선택의 우위’를 인정함으로써, 과거 일본 법리가 해결하지 못했던 채권자의 법적 지위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해석론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Ⅳ. 권리의 병존으로 인한 유동적 법률 상태와 그 해소를 위한 법리

1. 수 개의 권리의 병존과 민법 제395조의 수령 거절

우리 민법학은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대해 채무전형론에 기초해서 논의해 왔다. 민법학에서는 후발적 이행불능의 경우에 그 불능이 채무자의 유책 사유 유무에 따라 본래 채무는 손해배상책임으로 바뀌거나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68) 특히 채무자의 귀책 사유로 인한 후발적·객관적 불능의 경우에 본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이행청구권은 소멸하고, 그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 민법학은 두 청구권의 관계를 채무 내용의 변경으로 파악하여 두 채무 사이의 동일성을 인정하는데,69) 이는 민법 개정 전 독일과 일본 민법학이 채무의 동일성을 전제로 해서, 채무전형에 관한 논의를 전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반면 이행지체의 경우에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통해 그 기간 내에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전보배상청구권(민법 제395조)과 계약해제권(민법 제544조), 그리고 본래 채무에 대한 이행청구권을 중첩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우리 민법이 이행불능의 경우에 이행청구권 행사의 한계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일본 (구) 민법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일본 민법학에서 이행불능 법리가 정립되는 과정에 관한 우치다(內田 貴) 교수의 견해는 우리 민법학에서의 불능 법리의 전개 과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민법 제정 및 민법학 정립 과정에서 일본 민법과 민법학이 미친 영향을 별론으로 하더라도,70) 민법전 제정 당시 일본 민법학의 지배적 학설이 민법 제395조의 입법 및 해석론에 깊이 관련된다는 점은 입법 사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민법을 주요한 비교 입법례로서 민법의 입법과정에서 참조하였고, 일본의 학설을 반영했다는 사실은 우리 민법이 일본 민법과 반드시 동일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입법자가 일본 민법의 입법적 불비를 인지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위스 채무법을 입법의 모델로 채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일본 민법이 규정하지 않고 있는 내용을 우리 민법전에서 신설한 경우에 두드러지는데, 민법 제392조(초안 제383조), 제395조(초안 제386조), 그리고 제544조(초안 제533조) 단서71)가 대표적이다. 특히 입법자가 민법 제395조와 제544조의 규정을 마련하면서, 일본 민법학의 성과를 수용함과 동시에 스위스 채무법의 관련 규정을 직접 참조했다고 밝히고 있는 점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72)

민법 제395조(이행지체와 전보배상)는 일본 민법에는 없고, 신설 규정이라는 점에서 일본 (구) 민법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우리 민법에 고유한 것이다. 따라서 해당 조항의 입법과정에서 일본 민법학의 법리가 수용된 방식과 일본 민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 입법례의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입법자의 의사에 부응하는 해석론 정립을 위해서도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73)

민법 제395조(이행지체와 전보배상)는 이행지체로 인한 전보배상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채무자가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에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여도 그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체후의 이행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때에는 채권자는 수령을 거절하고 이행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74)

민법 제395조는 이행지체의 유형에 따라 전보배상청구권의 성립 요건을 구분하여 규정한다. 즉 정기행위 채무에서와 같이 지체 후 본래 채무의 추후 이행이 채권자에게 무익한 특별한 이행지체의 경우에는 최고를 요하지 않으나, 보통의 이행지체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요구한다. 이러한 구분 방식은 독일 (구) 민법과 유사하지만, 전보배상청구권의 성립과 동시에 채권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행청구권이 자동적으로 배제되도록 규정했던 독일 (구) 민법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민법 제395조가 이행지체를 두 유형으로 구분하면서도 전보배상청구권이 성립하는 경우, 이행청구권이 자동적으로 배제되지 않고 병존하는 상황을 예정하여 그 선택을 채권자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은 일본에서 학설과 판례를 통해 형성된 법리를 명문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75) 다만, 입법 사료의 내용을 검토할 때 민법 제395조가 독일 민법 제286조 제2항을 본받았다는 종래 우리 민법학의 설명은 입법자의 실제 의사와는 아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는 종래 민법해석론이 독일법적 해석론에 치중한 나머지, 입법자가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는 스위스 채무법의 입법 모델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간과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민법안심의록은 제395조에 관해 “현행법에는 없으나 종래 학설상 인정되어 왔다.”라고 밝히고,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와 중화민국 민법 제232조를 외국 입법례로 소개한다. 특히 중화민국 민법에 관해 “② 中民 제232조 지체후의 급부가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을 때는 채권자는 그 급부를 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소개한다.76) 중화민국 민법은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에 관해 최고를 통한 계약해제(제254조)와 최고를 요하지 않는 계약해제(제255조)로 이행지체를 구분해서 규정하고 있지만, 최고 후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권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77)

스위스 채무법은 이행지체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과 계약해제권의 성립 요건에 관해 최고가 필요한 경우(제107조)와 그렇지 않은 경우(제108조78))로 구분해서 규정한다. 동법 제107조는 일반적인 이행지체의 경우에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한 경우에만 채권자는 이행청구권(지체로 인한 손해배상 포함),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을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79):

제107조 (해제 및 손해배상 a. 기간을 설정하는 경우)

제1항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지체 상태에 있는 경우에 채권자는 추후 이행을 위해 상당한 기간을 설정하거나 관할 관청으로부터 하여금 설정하게 할 수 있다.

제2항 이 기간이 경과할 때까지 이행되지 않은 경우에 채권자는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과 함께 여전히 이행을 소구(klagen)할 수 있고, 지체 없이 추후 급부청구를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이에 갈음하여 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는 1881년에 공포된 (구) 채무법 제122조80)를 1911년에 대폭(gänzlich neu redigiert) 개정하여81) 191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구) 채무법 제122조는 추후 이행을 위한 기간 설정에 관해 독일 일반상법전(ADHGB)에 따라 채권자에 의한 최고와 프랑스 민법에 따라 법원에 의한 최고에 관해 병행하여 규정하고 있었다.82) 특히 후자를 함께 규정한 것은 기간 설정의 적절성을 둘러싼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83) 또한 (구) 채무법 제122조는 독일 민법 제326조에서처럼 최고를 하면서 그 기간 내에 채무자의 추후 이행이 없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함께 표시하도록 규정하였다.

현행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 제2항은 최고 후, 채무자의 이행이 없으면 독일 민법 제326조와 (구) 채무법 제122조와 달리, 채권자가 ‘지체 없이(unverzüglich)’ 추후 급부 청구를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계약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84) 즉 최고기간이 경과할 때까지 채무자의 추후 이행이 없으면 채권자는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 중 어느 한 권리를 선택할 수 있는 법률상의 지위, 즉 선택권85)을 가진다.86)

이러한 스위스 채무법의 규정 방식은 독일 (구) 민법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관련 규정이 없어 해석론에 의존하던 일본 (구) 민법과도 차별화된다. 따라서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 제2항은 우리 민법 제정 당시 제395조의 직접적인 입법 모델로서 참조되었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 비록 동법 제107조가 쌍무계약을 규율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이행지체로 인한 권리의 병존 상황과 채권자의 선택권을 예정하고 있다는 본질적 측면에서 우리 민법 제395조와 궤를 같이한다.

민법 제395조는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의 “지체 없이”라는 문구와 달리, “수령을 거절하고”라고 규정한다. 이는 급부의 수령 거절을 전제로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수령 거절의 의미는 채권자가 이행청구권에서 전보배상청구권으로 권리를 전형시키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도록 강제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행지체를 이유로 하는 전보배상청구권 행사에는 이미 지체된 본래 채무에 대한 수령 거절의 의사가 내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87) 또한 별도의 수령 거절의 의사표시를 엄격히 요구하는 것은 법 실무상 무의미하고, 채권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비효율적인 해석일 수 있다. 특히 제395조를 “그 기간내에 이행이 없으면 채권자는 계약을 해제하지 않고, <곧> 지체된 이행의 수령을 거절”88)해야만 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채권자가 최고 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선택권을 숙고하기도 전에, 마치 수령 거절을 강요하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제395조의 “수령을 거절하고”는 채무자가 뒤늦게 제공한 급부에 대하여 채권자가 그 수령 여부를 판단해서, 급부를 수령하면 이행지체 상태가 종료하고, 수령을 거절하면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89) 이 경우의 수령 거절을 채권자지체에 해당하지 않는 정당한 권한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90)

결과적으로 이행지체 후 최고기간의 경과는 채권자와 채무자를 계약 성립 당시와는 전혀 다른 유동적인 법적 상태에 놓이게 한다. 이러한 권리 병존으로 인한 유동적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법리 마련이 필요하다.

2. 유동적 상태 해소를 위한 법리: 선택적 경합과 선택 최고 규정의 유추 적용

민법 제395조와 제544조에 따르면 이행지체 후 채권자의 추후 이행의 최고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그 지정된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본래 채무에 대한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다. 이 경우에 채권자는 반드시, 그리고 즉시 특정 권리를 선택해서 행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권리들이 병존하는 유동적 상태에서 채권자가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395조에 따라 채무자가 제공하는 급부의 수령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반드시 표시하여야 한다. 만약 채권자가 아무런 권리행사의 표시를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으면 채무자는 채권자의 선택에 따라 법률적 상황이 결정되는 유동적인 상태에 놓이게 된다. 다만 채무자는 본래 채무를 이행하여 이행지체 상태를 면할 수 있는데, 우리 민법학에서는 이를 이행지체의 종료 사유로 다룬다. 물론 이러한 이행은 채무자가 이행지체 상태에서 벗어나게 됨을 의미할 뿐, 이미 발생한 지체 손해의 배상의무까지를 함께 면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91)

민법 제395조에 따르면, 지체 후 최고에 의해 발생한 유동적 법률 상태는 채권자의 수령 거절 의사표시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자가 수령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그 유동적 상황은 현행 민법의 이행지체에 관한 규정만으로는 확정되거나 종료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채무자가 채권자의 선택을 기다리면서 본래 채무의 이행청구, 전보배상청구, 해제권 행사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이행을 지체하였고, 최고에도 응하지 않은 채무자가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채권자의 침묵을 본래 채무의 이행에 대한 이익 유지 의사로 존중하는 해석이 전혀 불합리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채무자가 내심 채무를 정작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에조차도 이러한 유동적 상황을 무한정 지속시키는 것이 법적 안정성 및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유동적 상태가 궁극적으로 전보배상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채무자에게도 이러한 유동적 상태를 능동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일종의 권능을 부여하여 종래의 법적 구속에서 벗어날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가. 소위 “잠재된 청구권”으로서 전보배상청구권의 문제

채권자가 최고를 통해 자신에게 병존하는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 중, 아무런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채무자는 채권자가 어떤 권리를, 그리고 언제 행사할 것인지를 알 수 없기에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유동적 상태는 전적으로 채권자가 아무런 권리를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한다. 반면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전보배상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해서, 채권자의 동의 없이 본래 채무의 이행을 대신하여, 임의로 전보배상을 할 수도 없다. 이처럼 전보배상청구권이 이미 채권자에게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그 권리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채무를 임의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이러한 채권자의 전보배상청구권을 “잠재된 청구권(Verhaltener Anspruch)”이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1912년에 Langheineken 교수에 의해 주창된 이래,92) 현재 독일 민법학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독일 민법학에서 잠재된 청구권은 그 요건이 충족되면 청구권은 발생은 하지만, 그 청구권에 상응하는 채무의 이행기는 당사자의 약정이나 법률 규정에 의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청구권을 행사한 시점에 비로소 도래한다는 특징을 가진다.93) 따라서 잠재된 청구권의 경우에 채권자의 청구 권능(Verlangenkönnen)과 그에 상응하는 채무자의 채무이행 가능 시기(Erfüllbarkeit), 즉 이행기는 엄격히 구분된다.94)

독일 (구) 민법 체계에서 잠재된 청구권에 관한 논의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법적 구제책이 채권자에게 병존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당시에는 구제 수단 상호 관계가 주로 채무전형에 관한 민법의 규정을 통해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시는 후발적·객관적 불능의 경우에 독일 (구) 민법의 전보배상청구권(제280조)과 대상청구권(제281조)의 병존으로 형성되는 유동적 상태에 관한 논의이었다.95)

2002년 개정 민법 시행으로 최고를 통한 이행청구권 배제 규정이 폐기되고, 제281조의 “급부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청구권(Schadensersatz statt der Leistung)”에 관한 해석론이 새롭게 전개되면서 잠재적 청구권의 문제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현행 독일 민법 제281조에 따라 이행지체로 인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이 병존하는 유동적 상태에서 채권자는 자신에게 병존하는 권리들 가운데, 전보배상청구권을 임의로 선택해서 행사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문제는 이 경우에 채무자 역시 병존하는 채무 가운데, 어느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여 이행함으로써 유동적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독일의 지배적인 견해는 권리를 가진 자의 고유한 의사를 존중하여 채무자의 임의적 선택 이행을 인정하지 않는다.96)

이처럼 채무자의 임의적 선택에 의한 채무의 이행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민법학에서도 채권자의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 독일의 잠재된 청구권 법리를 수용할 실익과 가능성은 충분하다.

나아가 이러한 유동적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상대로 권리 선택을 독촉할 수 있는 최고 권능을 인정할 것인지가 핵심적인 문제로 남는다. 이는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 사이의 선택적 관계를 민법의 선택채권(제381조) 및 해제권 행사의 최고(민법 제552조) 규정의 유추 적용을 통해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독자적인 선택적 경합의 법리로 구성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된다.

나. 선택에 관한 채무자의 최고 권능 인정 여부 -선택채권인가, 선택적 경합인가-

민법 제395조와 제544조에 따른 이행지체로 인해 채권자와 채무자가 직면하는 유동적 상태(Schwebelage)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 채무자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이행 준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무자에게 일정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도록 채권자를 상대로 촉구하는 선택에 관한 최고 권능을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이 논의는 채권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려는 입장과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채무자의 불이익을 방지하려는 입장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유동적 상태의 문제는 독일 (구) 민법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고, 일본 민법학에서도 관련 규정의 부재로 인해 학설상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권을 인정하면서 뒤늦게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일본 민법은 2017년 개정을 통해 제415조 제2항에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였고, 독일 민법은 2002년 개정을 통해 제281조에 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면서, 개정 전 이행청구권으로부터 전보배상청구권으로의 “자동적 전형”에 관한 종래 민법의 입장을 포기하였다.

현재 독일과 일본 민법에 따르면 이행지체의 경우에 최고를 통해 채권자에게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병존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특히 독일에서는 2002년 개정 민법이 시행된 후, 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97) 그 논의는 권리 병존을 해소할 명문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민법의 선택채무(Wahlschuld)에 관한 규정을 유추 적용하여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상대로 하는 선택권에 관한 최고 권능을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해석론은 법리적으로 여러 시각에서 정합적이지 않기에 소위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의 문제로 다룰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다.

독일 민법은 선택채무(Wahlschuld)에 관해 제262조 이하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262조는 선택권의 귀속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에게 선택권이 있음을 명시하고, 제263조 제2항은 선택권자의 선택에 따른 ‘선택의 소급효’를 규정하여 선택된 급부가 처음부터 유일한 채무였던 것으로 다룬다.98) 특히 제264조 제2항은 ‘선택권의 이전’에 관해 규정하는데, 선택권자인 채권자가 선택을 지체하면 채무자는 선택권의 행사를 최고할 수 있고, 그 기간이 무위로 도과하면 선택권은 채무자에게 이전된다고 명시하고 있다.99)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병존으로 인한 유동적 법률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권에 관한 규정을 유추 적용하자는 견해는 이행지체로 인해 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담하는 본래 급부의무와 그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의무가 병존하는 경우, 민법의 선택채무에 관한 규정의 유추 또는 확대 적용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100)

본래 선택채무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는 수 개의 급부를 대상으로 하지만, 이행 단계에서 급부를 확정하기 위해 선택이 있게 되는 것이고, 선택이 이루어지면 처음부터 급부가 그 선택된 급부로 확정되므로 그 의사표시는 소급효를 가진다.101) 우리 민법은 선택채권에 관한 제382조 제1항에서 ‘전항(선택)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철회하지 못한다.’102)라고 규정하여 확정된 의사표시의 구속력을 명시하고 있다. 독일과 우리 민법의 선택채권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채권자의 선택 의사는 ‘형성적 효력’을 가지기에 원칙적으로 철회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는 일단 이행청구권이나 전보배상청구권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그 의사에 스스로 구속된다. 즉 이행청구권을 먼저 행사하고 나서, 채무자의 이행이 없는 사이에 채권자가 다시 전보배상을 청구하고자 한다면 이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법리적 근거가 문제가 된다. 특히 이 경우에 채권자는 다시금 채무자를 상대로 상당한 기간을 정해 반드시 최고를 한 후에만 전보배상청구권을 취득하고 행사할 수 있는가에 관한 법리 구성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나아가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병존하는 경우, 독일 민법 제350조는 해제권의 행사에 대해 기간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 상대방은 해제권자를 상대로 해제권 행사를 위한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를 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해제권은 소멸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는 개정을 통해 (구) 민법과 다르게 법정해제권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개정하여,103) 입법자의 의사에 따라 이행지체의 경우에 그 적용이 배제될 뿐만 아니라, 형성권(해제권)과 청구권(이행·전보배상청구권) 사이의 선택 관계에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법리적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다.104)

우리 민법학에서도 비교적 최근에서야 이행지체로 인한 권리 병존의 문제에 관한 법리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관련 선행 연구는 후속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105) 다만, 기존의 논의는 독일 민법학에서 ‘선택채무 규정의 유추 적용’ 논의의 한계, 즉 선택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방향에서 유추 적용이 갖는 법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이해되는데, 그 법리적 한계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민법 제552조는 해제권 행사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불이행자가 해제권자를 상대로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해제권 행사 여부에 관해 확답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해제의 통지를 받지 못하면 해제권은 소멸한다고 규정한다. 민법학에서는 동조가 법정해제권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106) 그러나 법정해제권이 이행지체를 이유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해제권 행사 기간을 미리 정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법 현실상, 특히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법정해제권을 채무자의 해제권 행사에 관한 최고를 통해 해제권자의 해제권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해석론이 법정해제 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나아가 채무불이행을 저지른 채무자에게 도리어 채권자의 권리를 실효시킬 수 있는 강력한 권능을 부여하는 해석론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다.

현재 독일 민법학에서는 상기한 선택채무에 관한 유추 적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법리적 문제와 한계로 인해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병존하는 법률적 상황을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 관계로 파악하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107)

선택적 경합108)은 선택채무와는 다르게, 선택적으로 정해진 여러 급부들 가운데, 어느 하나의 선택을 통해 채무 내용을 특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109) 또한 선택채무에서는 채권자가 일단 선택권을 행사하면 그 소급효와 선택에 구속력이 생기지만, 선택적 경합 법리는 채권자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이미 선택한 권리를 철회하고 다른 구제 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는 변경권(ius variandi)을 허용하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보인다.110)

Weitnauer교수는 선택적 경합에 관한 서술에서 선택채무를 “진정 선택채무”와 “부진정 선택채무(unechte Wahlschuld)”로 구분한다. 그에 따르면 독일 (구) 민법은 로마법 전통에 따라 선택채무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나, 일상에서 아주 드물게 문제가 되는 선택채무와 유사하지만, 실질적으로 선택채무와 중대한 차이를 인정해야 하는 ‘부진정 선택채무’의 사례들을 실질에 맞게(sachrichtig)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하면서 그는 이러한 사례들을 해결하는 법리로 ‘선택적 경합’ 법리를 제안한다.111)

선택적 경합 법리에 따르면 채권자는 내용상 서로 배타적인 복수의 청구권이 병존하는 상황에서도 채권자는 종전의 선택 결정에 구속되지 않는다.112) 독일 민법학에서는 채권자가 기존 결정을 번복하여, 다른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선택채무에 관한 규정을 유추 적용하는 것보다, 선택적 경합의 법리를 적용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는 해결책이 된다고 본다.113) 이미 선택한 권리 행사를 철회하고, 병존하는 권리들 가운데, 다시 다른 권리를 선택할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선택채무 규정의 유추 적용으로 인한 법리적 난점을 해결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선택적 경합 법리를 인정하는 해석론은 선택권 행사의 형성적 효과를 소멸시키는 법리적 근거로서 소위 ‘변경권’(ius variandi)을 인정한다.

Bachmann은 법률 또는 당사자의 합의로 금지하지 않는 한,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이 병존하는 상황에서 변경권은 원칙적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한다.114) 현재 독일 민법학에서는 변경권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고, 이는 이행청구권으로부터 전보배상청구권으로의 전형은 물론,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채무자가 여전히 이행하지 않는 동안이라면 다시 이행청구권으로의 전형을 인정하는 법리 구성까지도 모색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115) 나아가 해제권의 병존까지를 고려하면 종래 청구권 경합론의 틀 내에서만 다루어졌던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좀 더 포괄적인 권리 경합에 관한 법리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민법학에 생소한 ‘변경권’ 개념이 해석론에서 그대로 채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민법학과 법 실무에서 인정되는 대용권(능)과 임의채권을 고려하면 그 도입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낯설지도 않다.116) 특히 이행불능의 경우에 채권자에게 인정되는 대상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 사이에 변경권을 인정하는 견해117)에 비추어 볼 때, 법리적으로 충분히 검토가 가능하다. 다만 우리 민법학에서는 아직 선택적 경합에 관한 소개만이 있을 뿐,118)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해제권이 병존하는 구체적인 경우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독일 민법학에서 제시된 선택적 경합과 변경권에 관한 법리는 우리 민법에서 이행지체의 경우에 권리들의 병존으로 인해 채무자가 마주하는 유동적 상태를 해소할 법리를 마련함에 있어 긴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선택적 경합의 인정 여부와 법적 안정성 확보

상기한 검토 내용을 종합하면 이행지체로 인한 이행청구권, 전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이 병존함으로써 발생한 유동적 법률 상태의 해소를 위한 법리적 방안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현행 민법의 규정 체계에서는 ‘선택적 경합(Elektive Konkurrenz)’ 법리를 수용하여 채권자와 채무자 쌍방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화시켜야 한다. 다만 채무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선택채권에 관한 규정의 유추 적용을 통한 해결 또한 보완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나아가 입법론적으로는 선택적 경합 법리 및 선택채권에 관한 규정과 해제권 행사에 관한 최고 규정의 유추 적용보다, 현행 규정의 문구 수정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1. 선택적 경합 법리의 우위 및 변경권(ius variandi)의 인정

현행 민법의 해석론상 선택적 경합의 법리를 적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이행청구권을 행사한 후 이를 철회하고 전보배상청구권 또는 해제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변경권(ius variandi)’이 인정될 수 있다. 이행청구권은 종국적 구제책이라기보다 계약준수 원칙에 따른 본질적 권리이며, 지체 후의 이행이 무익한 경우에 채권자에게 다른 구제책으로의 전환을 허용하는 것이 이익 형량 측면에서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법 제395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재차 이행을 청구했음에도 채무자가 불응한다면 다시 최고할 필요 없이 다른 권리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발생한 권리들은 선택적 경합 관계에서 잠재적으로 병존하고 있으므로 이행청구권 행사 후 병존하는 다른 권리로의 전환을 위해 채권자는 다시 최고할 필요가 없다. 이는 권리 병존 관계를 선택적 경합으로 파악하고, 변경권을 인정하는 해석론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2. 보완적 해결책으로서 선택권 최고 규정의 유추 적용

채권자에게 변경권을 인정하는 선택적 경합 법리는 채무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 채권자가 최고 후 장기간 침묵하여 유동적 상황을 지속시킬 경우, 채무자는 이행청구, 전보배상, 해제 등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예측 불가능한 지위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행 민법 규정에 비추어, 차순위적 해결 방안으로 선택채무에 관한 규정(제381조) 및 해제권 행사의 최고에 관한 규정(제552조)의 유추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채무자의 최고권이 채권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종래의 ‘이행지체 해소(purgatio morae)’ 법리를 통해 채무자가 이행 준비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채권자의 수령 여부를 확정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유추 적용 범위를 제한함이 타당하다.

3. 향후 입법론적 해결을 위한 논의에의 시사

선택적 경합의 법리와 선택권 행사에 관한 최고 규정의 유추 적용 가운데,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은 유동적 상태에 있는 당사자들을 균형 있게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민법 개정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우리 민법의 제정 과정에서 비교법적으로 참고했던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 제2항과 같이 ‘지체 없이(unverzüglich)’라는 요건의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즉 ‘채권자는 최고 후 지정된 기간 내에 채무자의 이행이 없으면 지체 없이 권리를 선택하여야 한다.’라는 취지의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채권자의 신속한 선택의 의사표시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해 보인다.

생소한 새로운 법리의 무리한 도입보다 이미 익숙한 기존 규정의 문구 수정을 통해 법 실무에서 새로운 법리 적용의 어색함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입법적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 이 논문은 2023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3S1A5A2A01078285).

*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NRF-2023S1A5A2A01078285).

1) K. Larenz, Richtiges Recht, München 1979, S. 57. 본서에 관한 국문 번역은 라렌츠 著/양창수 譯, 正當한 法의 原理, 1990년, 49면 참조.

2) U. Huber, Schadensersatz statt der Leistung, AcP 210 (2010), 320-323.

3) W. Flume, Allgemeiner Teil des Bürgerlichen Rechts: Band 2: Das Rechtsgeschäft, 3. Aufl. (Berlin·Heidelberg·New York 1979), S. 1/7 f.

4) 대표적으로 프랑스 민법은 제1103조에서 계약이 ‘자치법규’라는 점에 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적법하게 성립된 계약(les contrats)은 그것을 체결한 당사자들에게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같은 취지에서 K Larenz, Lehrbuch des Schuldrechts, Band I Allgemeiner Teil, 14. Aufl. (München 1987), S. 76은 “계약상의 채권 관계는 계약당사자들의 합의를 통해 설정된 규율(Regelung)을 의미한다.”라고 한다.

5) H. Kötz, Europäisches Vertragsrecht I, Tübingen 1996, 9 f.

6) 이영준, 민법총칙, 개정증보판(2007년), 19면은 “우리 민법의 기초이념은 사적자치이다.”라고 하고,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 제9판(2008년), 29면-30면은 “우리 민법의 기본원리는 무엇인가? … 사적자치의 원칙을 최상의 이념·원리”라고 서술한다. 사적자치와 계약자유 원칙의 관계에 대해 송덕수, 채권법각론, 제7판(2025년), 7면은 “계약자유는 사적 자치의 하나의 발현형식이다.”라고 한다. 우리 민법학에서 사적자치의 의미에 대해 양창수, “민법에서 사적 자치의 의의”, 민사법학 제112호(2025년 9월), 4면은 “저는 사적자치원칙으로부터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 민법상 인격 존중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 등이 도출된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7) 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은 “사유재산제도와 경제활동에 관한 사적자치의 원칙에 입각한 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 계약의 자유가 인정되지만, … 계약자유의 원칙이라는 시민법 원리를 수정한 것이기는 하나 시민법 원리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8)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제7판(2023년), 15면 이하 및 121면 이하 참조.

9) 이동진, “이행청구, 강제이행, 전보배상 및 대상청구 개정안 관견(管見)”, 민사법학 제108호(2024년 9월), 150면은 「제389조 제1항이 “강제이행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데서, 그리고 제2항 이하가 명백히 강제집행을 지시한 데서, 원칙적 집행력과 그 논리적 전제로서 소구력을, 그리고 다시 그 논리적 전제로서 이행청구권을 읽어낼 수 있을 뿐이다.」라고 한다. 2013년 채무불이행법 개정안 제386조의2(채권자의 이행청구)와 현행 민법에 관해서는 성승현, 채무불이행법 개정안에 대한 사념, 법학논집(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제28권 제2호(통권 제84호, 2023년 12월), 6면 이하 참조.

10) 우리 민법학에서의 관련 선행 연구로는 김형석, 계약자유와 계약책임, 2024년, 309면 이하; 성승현, “채무불이행법 개정안에 관한 사념(思念)”, 법학논집(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제28권 제2호(2023년 12월), 37-39면.

11) J. Smits, Advanced Introduction to Private Law, Cheltenham, UK·Northhampton, MA, USA, 2017, p. 26; H. Kötz, Europäisches Vertragsrecht I, 289 f.

12) 이 점에 관한 상세는 성승현, “이행기 전 이행거절의 경우에 채권자의 이행청구권 행사와 손해경감의무”, 법학연구(충남대학교 법학연구소) 제34권 제1호(2023년 2월), 199면 이하 참조.

13) G. Treitel, Remedies for Breach of Contract, Oxford 1991, p. 75.

14) D. M. Vicente, Comparative Law of Obligations, Cheltenham, UK·Northhampton, MA, USA, 2023, p. 193. J. Gordley, Foundations of Private Law, Oxford 2006, p. 391은 보통법에서 특정 이행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손해배상에 의한 구제가 부적절(inadequate)하기 때문이고, 특정물에 관한 매매에서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만을 하도록 하면서 이중매매(resell)를 허용하는 경우는 결코 ‘효율적 계약위반(efficient breach)’이 될 수 없다고 한다.

15) Restatement (Second) of Contracts Intro. Note to Chapter 11 (1981)은 “Contract liability is strict liability. It is an accepted maxim that pacta sunt servanda, contracts are to be performed.”라고 설시한다.

16) J. Smits, The Making of European Private Law, Antwerp-Oxford-New York 2002, pp. 213

17) U. Huber, Schadensersatz statt der Leistung, AcP 210, 322.

18) 이 점에 관한 대표적인 서술로는 김형석, 계약자유와 계약책임, 285면 이하 참조.

19)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0조, 238-239면 [양창수 집필]

20) 편집대표 김증한, 주석 채권총칙(상), § 390, 1984년, 232면 [고상용 집필]; 곽윤직, 채권총론, 재전정판(1989년), 119면은 “원래 우리 민법은 제390조에서 손해배상을 생기게 하는 채무불이행의 모습을 이행지체와 이행불능의 두 가지로 나누고 있을 뿐이다.”라고 하고, “이행불능이라 함은 채권이 성립한 후에 채무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능으로 되는 것을 말한다.”(136면)라고 하여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만을 이행불능이라고 하는데, 이는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즉 손해배상청구권을 발생시키는 경우로 제한하여 이행불능의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142면 참조). 다만 대상청구권에 관한 서술에서 대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그 실익은 채무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에 기하여 이행불능이 생긴 경우에 관하여서이다. 그러나 이행불능이 채무자의 귀책사유로 생긴 경우에도, 역시 채권자는 손해배상청구권과 함께 대상청구권을 취득한다.”(143면)라고 서술한다. 이러한 서술은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제7판(전면개정), 2023년, 98면/102면에서 유지되고 있다. 김형배, 채권총론, 1992년, 211면은 “이행불능으로서의 불능은 채권관계가 성립한 후에 급부가 불능으로 된, 이른바 후발적 불능에 한한다… .”라고 서술한다.

21)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0조, 240-241면 [양창수 집필]

22)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0조, 241면/378면 [양창수 집필]; 김형배, 채권총론, 215면.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102면은 “이행의 전부가 불가능하게 된 때에는 본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은 소멸”한다고 한다.

23)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3조, 452면 [지원림 집필];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5조, 600면 [양삼승 집필]

24)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3조, 452면 [지원림 집필]

25)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3조, 453면 이하 [지원림 집필]

26) 송덕수, 채권법총론, 제7판(2024년), 18면-19면/140면 참조.

27) 2013년 민법개정안 제386조의2는 이행청구권에 관한 규정 신설을 제안하였다. 이 점에 관해서는 김재형, “제3장 민법상 구제수단의 다양화: 이행·추완·금지청구권에 관한 민법개정안”, 김재형/최봉경/권영준/김형석, 민법개정안 연구, 2019년, 113면 이하 참조.

28)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 계약법 개정이유서, 2024년 17면.

29) 김형석, 계약자유와 계약책임, 286면.

30)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3조, 451면 [지원림 집필]

31) 이에 관한 개요적 설명으로는 D. M. Vicente, Comparative Law of Obligations, 192-193 참조. 독일 에서의 법리사적 발전 과정에 관한 상세한 서술은 S. Würthwein, Zur Schadensersatzpflicht wegen Vertragsverletzungen im Gemeinerecht des 19. Jahrhunderts, Berlin 1990, 66 ff.

32) U. Huber, Leistungsstörungen, Bd. Ⅱ, Tübingen 1999, S. 632 f.

33) HKK/Schermaier, vor §§ 275, Rn. 50 ff./§ 275, Rn. 71 ff.

34) Savigny는 채무불이행을 권리침해의 유형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 점에 관해서는 F. C. v. Savigny, Das Obligationenrecht als Theil des heutigen römischen Rechts, Zweyter Band, Berlin 1853, 276 ff.. Savigny 이전과 그 후의 법리 발전에 관해서는 HKK/ Schermaier, vor §§ 275, Rn. 48 ff.

35) F. C. v. Savigny, Das Obligationenrecht als Theil des heutigen römischen Rechts, Zweyter Band, S. 1 ff.

36) 이 점에 대한 일본 민법학에서의 논의에 대해서는 奥田昌道, 債権総論 [増補版], 1992년, 11면 이하 참조.

37) F. C. v. Savigny, Das Obligationenrecht als Theil des heutigen römischen Rechts, Erster Band, Berlin 1851, S. 384.

38) F. C. v. Savigny, Das Obligationenrecht als Theil des heutigen römischen Rechts, Zweyter Band, S. 5.

39) 사비니 이후 독일 판덱텐 법학에서의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 특히 채무전형론의 시각에서의 설명에 대해서는 HKK/Schermaier, §§ 280-285, Rn. 55 ff. 참조

40) 양창수 역, 독일민법전, 1999년, 105면/119면/121면/139면 참조(여기에서는 양창수 역, 독일민법전 번역문을 필자가 일부 수정하여 인용한다. 괄호 안의 내용과 밑줄은 필자가 부기한 것임).

41) 제241조(채권관계와 급부의무): “채권관계에 의하여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급부를 청구할 수 있다. 급부는 부작위일 수도 있다.”. 독일 (구) 민법 제241조는 현행 민법 제241조 제1항에 같은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다. 본래 1900년에 시행된 독일 (구) 민법은 각 조문에 표제를 붙이지 않았는데, 관련 내용임을 적시하기 위해 함께 적시한다. 독일 민법은 2002년 개정된 민법에서 처음으로 개별 조문에 표제를 붙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점에 관해서는 T. Rüfner, Amtliche Überschriften für das BGB, ZfR 2001, 34 ff.

42) 동조 제2항은 후발적 주관적 불능에 관해 규정하는데, 주관적 불능이 채무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해 발생하였다면 제1항의 객관적 불능의 경우와 같게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하게 된다.

43) 독일 (구) 민법은 제283조(판결 후의 기간설정)에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① 채무자의 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해 급부의 실행을 위한 상당한 기간을 지정하고, 그 기간 경과 후에는 급부의 수령을 거절할 것임을 표시할 수 있다. 급부가 적시에 실행되지 않으면 채권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행청구권은 배제된다. … .”(밑줄은 강조를 위해 필자가 부기함). 독일 (구) 민법에 관한 입법 사료는 기간을 정한 최고 후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경우를 ‘의제적 불능(fiktive Unmöglichkeit)’이라고 한다(B. Mugdan (Hrsg.), Die gesammten Materilaen zum Bürgerlichen Gesetzbuch für das Deutsche Reich, II. Band. Recht der Schuldverhältnisse, Motive: Inhalt der Schuldverh. § 240, Berlin 1899, S. 29). 그 외에도 독일 (구) 민법 제326조 제2항과 같은 취지에서 제286조 제2항은 아래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급부가 지체로 인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경우에 채권자는 급부를 거절하고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

44) J. Lutz, Protokolle der Kommission zur Berathung eines allgemeinen Deutschen Handelgesetzbuche, II. Theil. Protokoll XLVI-XCVIII, Würzburg 1858, 592-593은 독일일반상법전(ADHGB) 제정 당시, 본래 프로이센 초안은 손해배상청구권과 계약해제권을 함께 인정하자고 제안했으나, 그 제안이 프랑스 민법의 입장에 좇은 것으로서 법원의 역할에 중점을 둠으로써 실체법에 관한 규율 한계 등을 이유로 좌초되었고, 결과적으로 어느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행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단초가 되었음을 준다(S. Würthwein, Zur Schadensersatzpflicht wegen Vertragsverletzungen im Gemeinerecht des 19. Jahrhunderts, 167 ff.). 독일일반상법전(ADHGB)의 이행지체에 관한 규정이 1881년 스위스 (구) 채무법과 1900년 독일 (구) 민법 및 일본 (구) 민법의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권에 관한 규정 마련에 입법적 기초가 되었다는 점에 관해서는 성승현, “민법 제544조의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의 경우에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를 필요로 하는가?”, 법학논총(전남대학교 법학연구소), 제40권 제2호(2020년 5월), 25면 이하 참조.

45) W. Schubert (Hrsg.), Die Vorlagen der Redaktoren für die erste Kommission zur Ausarbeitung des Entwurfs eines Bürgerlichen Gesetzbuchs, Schuldrecht I (Nachdurck Berlin·New York 1980), S. 861.

46) W. Schubert (Hrsg.), Die Vorlagen der Redaktoren für die erste Kommission zur Ausarbeitung des Entwurfs eines Bürgerlichen Gesetzbuchs, Schuldrecht I, S. 862(밑줄은 강조를 위해 필자가 부기한 것임).

47) 독일 (구) 민법 제1초안 제240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채무자가 자신이 부담하는 급부를 책임있는 사유로 인해 전부 내지 일부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급부의 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 ”

48) B. Mugdan (Hrsg.), Die gesammten Materilaen zum Bürgerlichen Gesetzbuch für das Deutsche Reich, II. Band. Recht der Schuldverhältnisse, Protokolle S. 27.

49) B. Mugdan (Hrsg.), Die gesammten Materilaen zum Bürgerlichen Gesetzbuch für das Deutsche Reich, II. Band. Recht der Schuldverhältnisse, Protokoll: Inhalt des Vertrages §§ 325-327, S. 643.

50) K. Larenz, Lehrbuch des Schuldrechts, Band I, S. 356; W. Fikentscher, Schuldrecht, Neunte Auflage (Berlin·New York 1997), S. 255; D. Medicus, Schuldrecht I Allgemeiner Teil, 7. Aufl. (München 1993), S. 230.

51) D. Medicus, Schuldrecht I Allgemeiner Teil, S. 230. 2002년 채권법 개정이유서에 대해서는 BT-Drs. 14/6040, S. 139 참조.

52) 서희석, 일본 개정민법상 “채권의 효력: 채무불이행책임 등”에 관한 규율, 법학논고(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 제81집 (2023.04), 121면 이하; 박영복, “이행청구권의 한계사유로서의 「이행불능」”, 외법논집 제44권 제1호(2020년 2월), 132면 이하 참조.

53) 이 점에 대해서는 潮見佳男, 新債権総論 I, 2017년, 479면; 中田裕康, 債権総論, 제4판, 2020년, 183면.

54) 内田 貴, 改正民法のはなし, 2020년, 8-9면. 상기 인용 내용 중, 괄호 안의 내용은 필자가 부기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성승현, “채무불이행법 개정안에 대한 사념(思念)”, 법학논집(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제28권 제2호, 17면에 수록된 내용을 일부 수정해서 인용한다.

55) 이와 같은 일본 (구) 민법의 이행청구권과 채무전형에 관한 규정 내용을 관해 森田 修, 第七講 履行請求権: 契約責任の体系との関係で(その1), 法学教室 No. 441(June 2017), 72면은 “학설은 일반적으로 전부 이행불능에 의해 이행청구권이 소멸하고, 손해배상에 관한 현행 민법 제415조 단서 및 위험부담에 관한 현행 민법 제536조 제1항의 이면(裏側)으로부터 이처럼 해석할 수가 있기에 일본 민법전에는 이행청구권의 배제(排除)에 관해 파선(破線)의 형태로 제시되어 있다.”라고 평가한다. 이 문제에 관한 우리 민법의 규정에 관해서는 후술한다.

56) 森田 修, 第七講 履行請求権: 契約責任の体系との関係で(その1), 73면 이하 참조.

57) 田中裕康, 債権総論, 新版(2011년), 153면 이하 참조. 반면 星野英一, 民法槪論 III(債権総論), 昭和63년, 46면 이하는 일본 민법학에서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이 다수설이지만, 여전히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견해도 여전히 유력하다고 하며, 후자의 경우에 “최고기간 경과 후 전보배상청구가 있으면 그 의사표시에는 묵시적으로 해제의사표시가 함께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하여,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를 인정하는데 소극적이다.

58) 田中裕康, 債権総論, 新版, 155면은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의 관계는 더욱 일반적으로 본래의 채권과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관계에 대한 문제로서 검토되었다.”라고 하며 “판례와 통설은 양자에 동일성을 인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59) 대표적으로 我妻榮, 債權總論, 昭和39年(新訂第一刷), 113면. 於保不二雄, 債権総論, 昭和43年, 92면은 해제 없는 전보배상청구의 인정에 관한 논의에 학설과 판례에서는 세 번에 걸쳐 변화가 있었다고 소개한다. 일본 민법전 시행 초기에는 이행지체의 효과로서 즉시 전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인정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계약을 해제할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었는데, 그 후 학설과 판례는 정기행위에서처럼 이행지체로 인해 이행이 불능이 되는 경우 또는 이행이 불능으로 되지는 않더라도 지체 후의 이행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추후 급부의 수령을 거절하고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통상의 이행지체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한 후에야 비로소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학설과 판례는 다시금 일반 채무의 이행지체 경우에도 계약해제의 경우에 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이 없으면 계약 해제 없이도 추후 급부의 수령을 거절하고 전보배상청구를 인정하는 해석론이 지배적인 견해가 되었다고 한다. 같은 취지의 설명으로는 田山輝明/清水 誠/有泉 亨/我妻 榮 [著], 我妻·有泉コンメンタール民法, 2005년, 721면; 中田裕康, 債権総論, 第4版, 2020년, 184면 참조.

60) 我妻榮, 債權各論 上卷, 昭和29年, 159면은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에 관한 일본 (구) 민법 제541조에 따라 채무자 이행지체의 경우에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하면서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한다는 의사를 반드시 부언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며, 이는 비교법적으로 스위스 채무법과 같은 것이고, 독일 민법과는 다른 것이라고 평가한다.

61) 我妻榮, 債權總論, 昭和15年, 72면은 “이행지체의 효과로서,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지연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본래의 급여 청구권을 상실하지 않음)은 의문이 없지만, 즉시(계약을 해제하지 않고서) 본래 급부의 수령을 거절하고, 이행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 학설은 나뉘어져 있지만 지체 후의 이행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경우(반드시 불능으로 될 것을 요하지 않지만)에만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라고 한다.

62) 我妻榮, 債權總論, 昭和39年, 113면-114면.

63) 中田裕康, 債権総論, 第4版,183면은 채권자가 이행지체 상태에 있는 채무자를 상대로 계약을 해제하지 않고, 전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실제로 필요한 경우로 계속적 계약에서 매회(每期) 급부가 현물인 경우, 교환계약에서 채권자가 자신이 부담하는 채무를 반환받지 않고자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 민법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64) 2017년 개정 전 일본 민법은 본래 조문에 표제를 두지 않았으나, 2004년 개정을 통해 제541조에 “이행지체 등에 의한 해제”라는 표제를 신설하였다. 이는 과거 민법학에서 동조를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권에 관한 규정으로만 한정하여 해석하던 학설의 태도에서 탈피하여, 동조를 통해 이행불능 이외의 다양한 채무불이행 유형(예컨대 불완전이행 등) 전반을 포섭하고자 하는 입법적 조치였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민법 제544조에 관한 해석론과 그 시사에 관한 논의로는 성승현, “민법 제544조는 「이행지체와 해제」만을 규정하는가?”, 법학논총(전남대학교 법학연구소) 제36권 제3호(2016년 9월), 275면 이하. 또한 동일한 취지에서 민법 제544조의 문구를 제390조와 대비하여 이행지체로만 제한해서 해석하는 종래 해석론의 재고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창수, “민법전 제정과정에 관한 잔편·속”, 민법연구 제11권(2025년), 37면 이하 참조(본 내용은 양창수, 민법전 제정과정에 관한 잔편, 저스티스 통권 제85호(2005년 6월), 95-96면의 서술을 보완·확장한 것이다).

65) 我妻榮, 債權總論, 昭和39年, 114면. 일본 (구) 민법 제541조가 독일일반상법전(ADHGB)과 1881년 스위스 채무법에서 유래한다는 점에 관해서는 北川善太郞, 日本法学の歴史と理論, 1968년, 89면 참조.

66) 北川善太郞, 債権総論, 第2版, 2000년, 91면.

67) 田中裕康, 債権総論, 新版, 155면.

68)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제7판, 23면 이하. 이와는 다르게 김형석, 계약자유와 계약책임, 193면은 이행불능의 경우에 채무가 소멸한다는 해석론과 관련해서 채무자의 유책한 이행불능의 경우에까지 일률적으로 이행청구권을 부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한다. 이행불능으로 인해 이행청구권이 소멸한다는 의미와 이행청구권의 행사와 그 관철 여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69)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제7판, 101면 이하; 김상용, 채권총론, 개정증보판(2003년), 129면; 김주수, 채권총론, 제3판 증보판(2003년), 131면; 김형배, 채권총론, 215면.

70) 성승현, “민법학에서 소위 「발견」된 법리와 그 현대적 의의 (I) ‘계약체결상 과실’ 법리를 중심으로”, 사법 통권74호(2025년 12월), 230면 이하 참조.

71) 우리 민법 제544조 단서는 일본 민법 제541조의 규정을 기본으로 하면서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 규정의 내용을 참고하여, 이행거절에 관한 내용을 신설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성승현, “민법 제544조는 「이행지체와 해제」만을 규정하는가?”, 257면 이하 참조.

72) 민의원 법제사법위원회 민법안심의소위원회, 민법안심의록, 상권, 단기 4290년, 234면/236면/316면 참조.

73) 우리 민법학에서 제395조에 관한 서술을 살펴보면, 민법 제395조는 이행지체의 경우에 해제하지 않고 본래 채무의 수령을 거절하고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문제가 되었는데, 민법 제395조를 신설하여 그에 관한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이는 독일 민법 제286조와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를 본받은 것이라고 하는 서술이 예외 없이 등장한다. 이 점에 관해서는 곽윤직, 채권총론. 재전정판(1989년), 134면; 김상용, 채권총론, 124면;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IX, 제395조, 599면 이하 [양삼승 집필]; 김용덕 편집대표, 주석민법 § 395, 제5판(2020년), 924면 [문주형 집필] 참조.

74) 여기에서는 2014년 12월 30일 개정된 현행 조문을 인용한다. 개정 전에는 민법의 여러 조문에서 “가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으나, 이는 어문 규범상 “갈음”이라고 써야 하는 잘못된 표현이어서 국민의 언어생활과 한글 맞춤법에 맞도록 법문상의 “가름”이라는 단어를 “갈음”으로 바로잡은 것이다(밑줄은 필자에 의해 부기된 것임).

75) 같은 취지로는 김형석, 계약자유와 계약책임, 300면.

76) 민법안심의록, 상권, 236-237면.

77) 중화민국민법 제255조: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급부를 지연한 때에는 타방의 당사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할 수 있다. 만약 기한 내에 이행치 않을 때에는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법무부 법제자료, 중화민국민법, 44면).

78) 스위스 채무법 제108조는 최고를 요하지 않은 경우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 동조 제2호는 지체로 인해 채무자의 급부가 채권자에게 무익한(nutzlos) 경우에 관해 규정한다.

79) 밑줄은 필자가 부기한 것임.

80) 스위스 (구) 채무법 제122조: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이 이행지체 상태에 있는 경우에 그 상대방은 그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계약이 해소된다는 표시(mit der Androhung)와 함께 추후 이행을 위한 상당한 기간을 정하거나, 관할 관청을 통해 상당한 기간을 정할 수 있다.”

81) F. Fick/A. v. Morlot (Hrsg.), Das schweizerische Obligationenrecht vom 30. März 1911, Erste Auflage, zugleich vierte Auflage des einbändigen Kommentars von Dr. A. Schneider und Dr. H. Fick (Zürich 1915), S. 242.

82) 이 점에 관해서는 F. Schindler, Ueber das Rücktrittsrecht bei zweiseitigen Schuldverträgen nach Art. 122 – 125 des eidgenössischen Obligationen-Rechtes, Zürich 1886, 33-36.

83) A. Schneider/H. Fick, Schweizerisches Obligationenrecht, 3. Aufl.(Zürich 1893), S. 127. 본서는 앞서 두권으로 나눠서 출간되었던 것을 연방법원의 판결을 참조하여 1권으로 합본하여 출간한 것이다.

84) (구) 채무법 제122조를 현행 채무법 제107조로 개정하면서 “지체 없이(unverzüglich)”라는 문구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의 유동적 법률 상황을 조속히 확정하고자 했다는 점에 관해서는 (구) 채무법 제122조의 개정 제안에 해당하는 제1131조에 관한 Huber, BBL. 61. Jahrg. (1909), Bd. II, S. 335 참조.

85) BSK OR I-Wiegand, Art. 107, 4. Aufl. (Basel 2007), Rn. 1은 제107조 제2항에 의해 채권자에게 자신이 지체상태에 있는 채무자와 마주하고 있는 법률적 상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처분의 자유(Dispositionsmöglichkeit), 즉 선택권(Wahlrecht)이 부여된다고 한다. 선택권의 법률적 성질, 특히 형성권으로서 비철회성과 다른 권리로의 전형에 관해서는 BK-Weber/Emmenegger, Art. 107 OR, 2. Aufl. (Bern 2020), Rn. 112 ff. 참조.

86) R. Blatz, Zum Wahlrecht nach OR. Art. 107, SJZ 1917, 81 ff.; E. Bucher, Schweizerisches Obligationenrecht Allgemeiner Teil, Zürich 1979, S. 328 ff. Eugen Bucher교수의 스위스 채무법 총론 교과서는 일반적으로 1988년에 출간된 제2판이 주로 참고가 되고 있는데, 제1판(1979년)에 제107조 입법과정에 관한 서술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기에 여기에서는 제1판을 참조한다. 스위스 채무법 제107조의 입법사에 관한 개요로는 E. Bucher, Schweizerisches Obligationenrecht, S. 329, Fn. 147/S. 335 Fn. 171 참조.

87) 같은 취지로는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 계약법 개정이유서, 2024년, 41면.

88) 김주수, 채권총론, 122면. 위 인용에서 꺾쇠 표기는 필자에 의해 부기된 것임.

89) 이은영, 채권총론, 개정판, 2001년, 221면.

90) 김용덕 편집대표, 주석민법 § 395, 928면 [문주형 집필]

91)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98면. 이는 로마법 이래 인정되고 있는 추후 이행을 통한 지체 상태의 해소(purgatio morae; emendetio) 법리에 상응하는 것이다(H. Honsell/Th. Mayer- Maly/W. Selb, Römisches Recht, 4. Aufl. (Berlin·Heidelberg·New York·London·Paris·Tokyo 1987), S. 246).

92) P. Langheineken, Der verhaltene Anspruch, in: Brünneck (Hrsg.), Festschrift der Juristischen Fakultät der Vereinigten Friedrich-Universität Halle-Wittenberg, 27 ff. 우리 민법학에서도 “잠재된 청구권”에 관한 소개가 있는데, 그 논의는 대상청구권에 관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송덕수, 이행불능에 있어서 이른바 대상청구권, 경대 논문집 제4집(1985년), 208면은 ‘잠재된 청구권’이라고 하고, 지원림, 민법강의, 19판(2022년), 1088면은 ‘유보된 청구권’이라고 한다.

93) T. Winkelmann, Der Anspruch, Tübingen 2021, 414-415.

94) M. Jakobs, Erfüllungsverlangen und Erfüllbarkeit nach Ablauf der Nachfrist, in: R. Krause/R. Schwarze (Hrsg.), Festschrift für Otto Hansjörg zum 70. Geburtstag, Berlin·New York 2008, 137 ff.

95) 대표적으로 Soergel-Wiedemann12, § 281, 1990, Rz. 41은 이러한 유동적 상태는 독일 민법 제262조 이하에 규정된 선택채무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들 서로가 선택적 경합의 관계에 있고, 그에 따라 채권자에게 변경권(ius variandi)이 인정된다고 한다. 같은 취지로는 MüKoBGB/Emmerich, 4. Aufl. 2001, BGB § 281 Rn. 32 참조.

96) MüKoBGB/Ernst, 10. Aufl. 2025, BGB § 281 Rn. 85.

97) 2002년 개정 민법 시행 전과 후의 논의에 관해서는 H. Heinrichs, Die Transformation des Erfüllungsanspruchs in einen Schadensersatzanspruch nach deutschem Recht, ERCL 2006, 343 ff. 개정 전과 후의 일본 민법학에서의 논의에 관해서는 森田 修, 履行請求權と填補賠償請求權との併存: 新債權法と「浮動状態」(Schwebezustand)論, 松久三四彦 [外] 編集委員, 社会の変容と民法の課題, 上巻 (瀬川信久先生·吉田克己先生古稀記念論文集), 成文堂, 2018년, 397면 이하; 小粥太郎, 磯村 保(編集), 新注釈民法 (8) 債権 (1), § 415 II, 561면 이하 참조.

98) MüKoBGB/Krüger, 10. Aufl. 2025, BGB § 262 Rn. 11은 선택적 경합 법리에 따르면 제263조 제2문의 유추 적용이 없기에 결과적으로 선택의 소급효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99) 제262조(선택채무; 선택권): “다수의 급부가 하나 또는 다른 어느 하나를 실행하여야 하는 내용으로 채무의 목적이 된 경우, 의심스러운 때에는 채무자가 선택권(Wahlrecht)을 가진다.”

99) 제263조(선택권의 행사; 효력) 제2항: “선택된 급부는 처음부터 그것만이 채무의 내용인 것으로 본다.”

99) 제264조 2항: “선택권을 가진 채권자가 선택을 지체하는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해 선택할 것을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할 수 있다. 채권자가 적시에 선택을 하지 않으면 그 기간의 경과와 함께 선택권은 채무자에게 이전된다”(양창수 역, 2024년판 독일민법전, 141면).

100) 최근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견해는 V. Wiese, Alternativität in Schuldverhältnissen, Tübingen 2017이 대표적이다. Wiese교수는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을 선택채무의 내용으로 보아도 무방하고, 그에 관한 해결책으로서 적합하다고 한다.

101) 이은영, 채권총론, 개정판, 2001년, 141면 이하.

102) 괄호 안의 내용은 필자가 부기한 것임.

103) BT-Drs. 14/6040, S. 185 f.

104) jurisPK-BGB 10. Aufl./Faust, § 350, Rn. 6 ff. F. Faust는 해제권 행사를 확정하기 위해 최고 기회를 부여하려는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행사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법정해제권에도 제350조가 유추 적용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미 채권법 개정 논의 당시 D. Kaiser는 정부초안(RE) 제350조가 약정해제와 법정해제를 구분하고, 약정해제의 경우에만 한정해서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입법 방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Die Rechtsfolgen des Rücktritts in der Schuldrechtsreform, JZ 2001, 1065/1069 함께 참조).

105) 김형석, 계약자유와 계약책임, 311면.

106)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 XIII, 제552조, 1997년, 338면 [김용덕 집필]; 편집대표 김용덕, 주석민법 제5판, 2021년, 547면 [김형진 집필].

107) 독일의 법학부 학생들의 주된 참고서인 Jauernig/Stadler, BGB, 19. Aufl. (München 2023), § 281 Rn. 14는 이행지체 상태에 있는 채무자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의 최고가 무위로 지나게 되면 이행청구권과 전보배상청구권이 병존하는데, 이 경우에 선택채무인가, 선택적 경합의 문제인가에 관해 선택적 경합을 취하는 견해가 지배적인 견해(hM)라고 한다.

108) T. Bachmann, Die elektive Konkurrenz, Berlin 2010, S. 27은 선택적 경합의 논의 상황에 대해 1976년에 H. Weitnauer교수가 유일하게 선택적 경합에 관한 관련 문제를 체계적으로 서술하였다고 소개하는데, 이는 독일 민법학에서 2002년 개정 민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선택적 경합에 관한 논의가 많지 않았음을 시사해 준다. MüKoBGB/Ernst, 10. Aufl. 2025, BGB § 281 Rn. 86은 2002년 개정된 채무불이행법 체계에서 채무자가 향후 채무의 내용이나 자신의 이행 의무가 어떻게 전개될지 확정 지을 방법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이 법제의 중대한 결함 중 하나(eine der gravierenden Schwachstellen)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한다.

109) D. Looschelders, Schuldrecht Allgemeiner Teil, 21 Aufl. (München 2023), § 13 Rn. 31. K. Larenz, Lehrbuch des Schuldrechts, Band I, S. 159는 선택채무가 하나의 채권에 여러 개의 급부대상들(verschiedene Leistungsgegenstände) 가운데 선택을 통해 급부 대상을 확정하는 것이라면, 선택적 경합은 여러 개의 권리, 예를 들어 청구권들만이 아니라, 청구권과 형성권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의 여러 개의 권리(verschiedene Rechte)가 존재하는 점에서 다르고, 서로 다른 청구권들 또는 청구권들과 형성권들 가운데, 선택하여 행사할 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한다. 우리 민법학에서의 선택채권의 특정에 관해서는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55면 참조.

110) M. Schwab, Schadensersatzverlangen und Ablehnungsandrohung nach der Schuldrechtsrteform, JR 2003, 135.

111) H. Weitnauer, Elektive Konkurrenz, in: R. Fischer/E. Gessler/W. Schilling/R. Serick/P. Ulmer (Hrsg.), Struklturen und Entwicklungen im Handles-,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recht Festschrift für Wolfgang Hefermehl zum 70. Geburtstag, München 1976, 467-468.

112) Staudinger/Bittner [2014], § 262, Rn. 7.

113) 독일 민법학에서 선택채무에 관한 규정보다 선택적 경합의 법리를 채용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더욱 적합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M. Schwab, Schadensersatzverlangen und Ablehnungsandrohung nach der Schuldrechtsrteform, JR 2003, 135. MüKoBGB/Krüger, 10. Aufl. 2025, BGB § 262 Rn. 11은 선택적 경합 법리에 따르게 되면 채무자는 채권자를 상대로 선택을 위한 최고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택적 경합이 적용되는 경우는 청구권과 형성권이 병존하는 경우로 제한하여야 하고, 청구권들이 병존하는 경우에는 선택채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도 무방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M. Pöschke, Die elektive Konkurrenz, JZ 2010, 349 ff.; A. Samhat, Die Abgrenzung der Wahlschuld von der elektiven Konkurrenz nach dem BGB, Tübingen 2012, 106 ff./249 ff.

114) T. Bachmann, Die elektive Konkurrenz, S. 404 ff.

115) Bachmann, Die elektive Konkurrenz, S. 405 f.; Gsell, Kaufvertragliche Nacherfüllung in der Schwebe, Festschrift für U. Huber, Tübingen 2006, 316. 전보배상청구권 행사 후, 그 선택을 철회하고 다시 이행청구권을 행사하는 가능성은 독일 민법 제281조 제4항에 의해 배제된다. 반면 일본 민법학에서는 개정 논의에서 중간시안까지 독일 민법 제281조 4항과 같이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이행청구권은 소멸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유지하였으나, 전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자기의 이익을 만족을 얻지 못한 채권자가 이행청구권을 잃게 된다는 것은 아주 기이한 것이라는 이유로 그 법안은 결국 폐기되었다. 이 점에 관해서는 潮見佳男, 新債権総論 I, 2017年, 482頁 각주 145) 참조.

116) 곽윤직·김재형, 채권총론 제7판, 58면은 선택채권과 유사한 개념인 임의채권에 대하여 채권자 또는 채무자가 본래의 급부에 갈음하여 다른 급부로써 급부목적물을 변경할 수 있는 대용권한을 가지는 채권이라고 한다. 이러한 대용권한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근거하여 인정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당사자 사이의 형평이 무너진 상황에서 채권자의 변경권을 인정하는 것은 단순히 채권자의 이익만을 편향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117) 지원림, 민법강의, 1089면 참조.

118) 이은영, 채권총론, 141면은 선택적 경합에 관해 서술하고 있는데, 그 서술은 ‘청구권의 선택적 경합’에 관한 것이고, 복수의 청구권과 형성권인 해제권의 선택적 경합에 관한 경우까지를 포섭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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