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채권양도는 팩토링이나 채권양도담보 등의 형태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는 일반 상거래뿐만 아니라 건설, 물류, 금융업 등으로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채권의 양수인에게는 채권의 인수 절차가 신속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효율적인 채권양도 절차가 필요하나, 반면에 채무자에게는 채권양도로 인하여 불측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1)
우리 민법은 양수인은 인수한 채권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50조). 이와 같이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둔 이유는 채무자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채권양도 계약으로 인하여, 새로운 채권자로 양수인을 맞이하게 됨에도 불구하고,2)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즉 대항요건은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사라진 양도인에게 계속 채무를 변제하는 등의 위험을 회피하고, 채무자가 양도인에게 대항하는 사유가 있다면 양수인에게도 계속 대항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3)
따라서 대항요건을 구비 못한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인수한 채권을 주장할 수 없다. 또한 해당 채권에 부종하는 저당권은 경매를 실행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상결정과 원심결정은 양도인은 경매를 실행할 수 있다는 본 판례를 인용하여, 기존 판결과는 다른 판단을 하였다.4)
그러므로 본고는 우선 ‘대항요건’에 대한 검토를 하고, 양수인의 대항요건이 없는 채권을 실행하여 진행된 경매의 문제점과 채무자의 불측 손해의 예방 및 채권이중양도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하겠다. 또한 현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신속한 채권양도의 필요성에 따라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신속하게 취득하기 위한 개선사항도 같이 제안하도록 하겠다.
Ⅱ. 대상결정
항고인은 본인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담보로 설정하여 금융회사에게 제공하고, 2021. 8. 5.에 금융회사에게서 189,000,000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금융회사는 2022. 11. 1.에 한국주택금융공사에게 항고인에 대한 채권과 이에 부종하는 근저당권을 양도하였다. 근저당권의 양도는 ‘근저당권을 이전하는 부기등기’에 절차를 거쳤다. 그 이후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23. 5. 15.에 양수한 근저당권에 기하여 담보권실행경매를 신청하였고, 동년 6. 2.에 경매개시결정을 받았다. 동년 11. 20.에 이 사건의 사법보좌관은 최고가매수신고인에게 매각허가결정을 하였다.
동년 동월 27.에 이르러서, 항고인은 금융회사에게 ‘이 사건의 담보실행권원인 저당권부 채권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게로 양도된다는 통지를 받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다. 즉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을 이유로 하여, 항고인은 이 사건의 매각허가결정에 이르러 즉시항고를 한 것이다.
항고인은 이 사건의 매각허가결정에서 즉시항고를 신청하며, ‘양수인은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기에 임의경매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을 하였다.
항고인의 주장과 같이, 민법은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채권양도를 통지하지 않으면, 양수인은 인수한 채권으로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50조). 따라서 양수인이 인수한 채권은 채무자에게 변제를 주장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채권에 부종하는 저당권에 기한 경매신청은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원심결정은 항고인의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를 기각하였다. 원심은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는 민사집행법 제121조에서 규정한 매각 허가에 대한 이의신청 사유가 있거나, 그 결정 절차에 중대한 잘못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나(민사집행법 제130조 제1항), 채무자가 주장하는 사유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와 별도로, “피담보채권을 저당권과 함께 양수한 자는 경매신청을 할 수 있고, 채무자는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사유’를 가지고,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나 즉시항고 절차에서 다툴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경매신청채권자가 대항요건의 구비를 증명해야 하고, 경매가 실효되지 않는 이상 경매신청채권자는 양수한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5)
이와 같은 원심의 결정에 대하여 항고인은 재항고하였다.
대상결정에서는 항고인의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타당하므로, 경매신청 채권자가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하여 심리·판단을 해야 한다며 원심결정을 파기하였다.6)
대상결정은 저당권부 채권의 양도는 저당권의 양도와 채권양도가 결합되어 행해지며 민법의 관련 규정을 따른다고 설시하여, 이 사건에서 양수인에게 저당권을 양도한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결정과 동일하게 양수인이 저당권부 채권을 인수하고, 저당권의 실행 요건을 갖추게 되면,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불비하더라도 경매신청을 할 수는 있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채무자는 ‘저당권자가 대항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음’을 이유로 하여 경매개시결정 또는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인정하였다. 경매신청채권자는 채무자의 ‘양수인의 대항요건의 결함’ 주장에 대하여,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7) 결국 채무자의 이의신청이 있기 전까지는, ‘대항요건이 없는 양수인은 경매신청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Ⅲ. 평석
원심결정과 대상결정에서는 저당권부 채권의 양수인이 저당권의 실행 요건에 따른 경매신청은 적법하다고 보았다. 즉 양수인은 담보권실행경매를 통하여 인수한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대상결정에서는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어도 경매신청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상결정은 채무자가 ‘양수인은 대항요건의 결함’이 있다는 주장으로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나 즉시항고를 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대항요건을 구비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즉 양수인은 대항요건의 결함이 있는 저당권부 채권을 인수할 수 있고, 인수한 저당권에 기한 부동산의 경매신청도 가능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대상결정이 취한 견해에는 이견이 있다.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양수인은 대항요건을 구비하기 전에는 양수한 채권을 채무자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대항요건이 없으면 채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8)
본고에서는 대항요건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고, 대항요건과 관련한 학설 중에서 타당한 입장을 취하여, 이에 따른 저당권부 채권양도와 관련한 경매 절차를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 아울러 지금의 ‘양수인의 대항요건 구비’에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민법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으로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채권양도를 승낙’을 규정하고 있다(제450조). 아울러 양수인은 대항요건이 없으면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하였다(제450조). ‘채무자에게 대항한다’는 것은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양수한 채권을 주장할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9) 따라서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은, 채무자가 “양수인이 요청한 ‘급부의 이행’에 대한 이의제기”에 대하여, 양수인은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채권양도에 있어서, 채권의 효력발생을 위한 필수 요건인 대항요건이 우리 민법에 독특하게 반영된 유래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내외의 논의를 우선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 민법은 물권변동의 공시방법에 관해서는 성립요건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채권변동에 있어서는 예외적으로 대항요건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체계적인 부정합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의용민법에서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프랑스의 구 민법과 일본의 구 민법 등의 영향을 받은 의용민법은 대항요건주의를 채택하고 있었다.10) 그러나 우리가 민법을 제정하게 되면서, 대항요건주의에서 성립요건주의로 전환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양도에 있어서는 대항요건주의가 그대로 유지되었다.11) 채권양도에 관하여 대항요건주의가 계속 유지하도록 한 이유에 대하여 입법과정의 자료를 통하여 확인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12) 하지만 채권은 부동산의 등기나 동산의 점유와 같이, 권리자를 대외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적당한 공시방법이 없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13) 일본 구민법의 기초자도 채권양도에 대하여 적당한 공시방법이 없어서 이 방법을 채용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14)
대항요건주의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 합치만으로도, 당사자들에게는 채권 이전의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공시방법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15) 그러므로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는 양수인이 채권자이나, 제3자와의 법률관계에 있어서는 양도인이 여전히 채권자가 된다. 따라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법률관계와 제3자 사이와의 법률관계의 불일치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법률관계의 분열이 발생하게 된다.16)
이외에도 채권양도 절차가 현시대에 필요에 부합하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2016년에 민법을 개정하였다. 특히 채권양도에 있어서 많은 개정이 있었다. 개정 프랑스 민법은 채권양도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대상을 확대하였으며, 양도절차를 간소화하였다. “구 프랑스 민법”에서는 채권양도를 ‘채권의 이전’이라는 단순한 표현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법적 성격이 모호하였던 것에 반하여(구 프랑스 민법 제1689조), 개정된 프랑스 민법은 채권양도가 “계약”이라고 규정하여, 채권양도의 성격을 명확히 정의하였다. 또한 채권양도의 목적물을 모든 종류의 채권이라고 하여, 현재 채권은 물론이고 확정이 가능한 장래 채권도 포함하고 있으며, 아울러 채권의 종된 권리에도 채권양도의 효력이 미친다고 규정하고 있다(프랑스 민법 제1321조).17)
이와 더불어 구 프랑스 민법에서는 채권양도는 ‘공정증서에 의한 채무자의 승낙’만을 받도록 하던 것을 개정하여(구 프랑스 민법 제1690조),18) 서면통지 및 채무자의 승낙으로도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에 대한 취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프랑스 민법 제1324조).19)
아울러 원칙적으로 채권양도에 채무자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채권양도금지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의 양도에 채무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20)
일본은 2017년에 민법을 개정하였다. 개정 일본 민법은 지명채권의 양도대상을 확대하였다. 이를 통하여 자산 및 자금의 유동화 대상을 확장해 나가는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고자 하였다. 개정 일본 민법에서 채권양도에 대하여 주목할 점은 “양도금지 특약이 있는 채권도 양수인이 ‘채권의 양도금지를 알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한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채권의 양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장래에 발생할 채권에 대해서도 양도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21)
아울러 개정 일본 민법은 계수한 프랑스 민법보다도 과도한 채무자의 항변 단절 제도를 폐지하면서, 이를 항변 포기의 의사표시 및 그 효과로서의 항변 상실로 구성을 전환하였다. 다만 상계에 대하여만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요건을 명문화하였다.22)
우리도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2004년과 2013년에 있었던 민법 개정안에서도 대항요건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2004년에는 양도 통지를 할 수 있는 당사자에 양수인도 포함하는 내용과 대항요건주의의 철폐를 하고자 하였다.23) 또한 2013년에 개정안에도 양수인이 채권양도를 통지하면서 정당한 양수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도입하고자 했었다.24) 비록 이러한 개정안들이 입법화되지는 못했으나, 이런 논의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이 향후에는 민법의 개정으로 반영되길 기대한다.
우리에게 채권의 대항요건주의를 전수한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채권양도에 대상을 확대하고 양도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민법을 개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양수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 등이 있었다. 이와 같이 채권양도의 조건을 간소화하는 방향은 대항요건주의가 지닌 절차상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이는 현대의 흐름에 맞게 민법을 반영하자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현재 채권양도의 통지자가 양도인으로만 한정되어 있지만, 프랑스의 개정 민법이나 우리 민법의 개정안과 같이 그 대상자를 확대하자는 주장을 하겠으며, 아울러 일본 개정 민법에서와 같이 채무자의 항변의 범위를 축소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에 대하여 각자 견해를 달리하는 여러 가지 학설들이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당사자 사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이 사건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에 관하여 ‘대항요건설’과 ‘권리행사요건설’, 그리고 ‘효력발생요건설’이 대립한다.
‘대항요건설’은 대항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일단 채권양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25) 다만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채무자에게 채무이행을 청구하더라도 채무자는 그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학설은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대항요건의 규정을 가장 잘 반영하였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신속한 채권양도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와 달리 ‘권리행사요건설’은 대항요건에 대하여 양수인이 채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채권양도의 합의만으로도 채권양도의 실체법적 효력이 발생하여 채권은 양수인에게로 이전되나,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채무자에게 이전받은 채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다.26) 반면에 ‘효력발생요건설’은 대항요건을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양도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요건으로 본다. 채권양도의 효력은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만 발생하고, 채무자에 대하여 실체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양수인은 채무자와의 관계에서 아직은 채권자가 아니므로,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다.27)
아직까지 우리 판례는 위 학설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일관된 판결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기존 판결은 양수인에게 대항요건이 없으면 채권 및 근저당권 양수를 주장할 수 없고 저당권을 실행할 수 없다고 결정하였으나,28) 이 사건에서는 원심결정과 대상결정은 ‘양수인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더라도 경매신청을 할 수 있으며, 채무자는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으로 양수인이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나 즉시항고 절차에서 다툴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경매신청채권자가 대항요건을 갖추었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할 것이나,29) 이러한 절차를 통하여 양수인의 신청한 경매절차가 실효되지 아니한 이상 그 경매절차는 적법’하다고 하였다.30) 이와 같이 결정이 인용한 취지를 봤을 때, 대상결정은 대항요건의 규정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는 대항요건설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담보권실행경매는 양수인은 피담보채권의 증명이 없이도 경매신청이 가능하다.31) 그러므로 채무자가 경매사건의 이의신청과 같이 적극적으로 양수인이 인수한 채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거나 경매사건에 대항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선의의 채무자는 채권의 존부와 상관없이 담보권실행경매로 인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담보권실행경매는 채무자보호에 있어서 부족한 면이 있다.
대항요건설에 따르게 되면, 양수인은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담보권실행경매신청이 가능하다. 따라서 저당권부 채권양도를 받고 대항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양수인은 쉽게 담보권실행경매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가 매각결정기일이 지난 이후 경매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여 원심결정이 파기되었다. 하지만 채무자가 경매사건에 대한 지식 등이 부족하여, ‘양수인의 대항요건 결함’의 사유로 경매의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그 시기를 놓쳤다면, 채무자는 부동산이 매각됨에 따라서 상당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선의의 채무자에 대한 불측의 손해를 보호하기 위하여 채권양도 절차에 대항요건을 둔 취지를 고려한다면, 대항요건설은 채무자보호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32)
따라서 ‘권리행사요건설’과 ‘효력발생요건설’ 중에서 대항요건의 취지인 채무자보호와 더불어 저당권부 채권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법리를 검토하기로 한다. 권리행사요건설은 양수인이 양도인에게서 채권과 저당권을 인수할 수는 있지만, 인수한 채권을 채무자에게 주장하는 것은 제한된다. 따라서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채권을 주장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양수인은 저당권을 인수할 수 있으나 채무자에게 실행할 수 없으므로, 물권법의 체계 내에서 충돌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저당권을 인정하게 되어, 등기의 신뢰성을 해칠 우려가 발생한다. 또한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인수한 저당권은 양도인이 설정받은 저당권의 순위를 그대로 양수인에게 이전한 것이므로, 양수인이 후순위 권리자의 발생 등을 우려하여 신속히 저당권을 이전받을 필요성이 없다. 따라서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취득하기 전에 저당권을 굳이 이전받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기의 신뢰성을 해치고, 절대적 효력이 상실된 저당권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주장할 수 없는 저당권을 보호하는 권리행사요건설을 옹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에 반하여 효력발생요건설은 대항요건을 갖추기 전까지는 양수인은 인수한 채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33) 그러므로 채무자에게 인수한 채권의 실체적 효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실체적 효력이 없는 채권에 부종하는 저당권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판례와 같이 양수인이 인수한 저당권은 실체적 효력이 없는 채권에 부종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34) 아울러 양수인이 인수한 저당권은 양도인에게만 효력을 갖게 됨에 따라서 상대적인 권리가 된다. 이것은 저당권은 물권으로서 절대적 효력을 가져야 하지만, 일부에게만 효력이 미치게 됨으로써 그 절대효를 상실한 것이다. 따라서 양수인이 인수한 저당권은 물권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권리가 되므로, 저당권의 이전등기는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채무자는 양수인이 이전받은 저당권 자체에 대한 무효 주장을 할 수 있고, 등기를 말소할 수가 있으므로 채무자의 권리가 강하게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채무자에게는 효력발생요건설이 권리행사요건설보다 유리하다. 또한 담보권실행경매의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므로 선의의 채무자를 보호하는 것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효력발생요건설에 대하여 민법은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 ‘효력이 없다’라고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반론이 있을 수 있다(제450조). 하지만 양수인이 인수한 채권은 대항요건을 갖추기 전까지는 실체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즉 대항요건의 취지는 채무자가 양수인을 인식하기 전까지는 채권양도로 인하여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므로, 채무자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에 대하여 우선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채무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방지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유리한 효력발생요건설이 타당하다. 또한 권리행사요건설도 채무자에게 채권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관점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주장할 수 없는 저당권을 긍정하는 결과만을 갖고 오게 되므로, 등기의 신뢰성 등을 고려하면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논의를 정리하면, 채권양도가 대상결정과 같이 대항요건설을 따르게 된다면 채무자 보호의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으며, 이는 대항요건을 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권리행사요건설이 대항요건이 없는 저당권부 채권에 대한 이전을 설명할 수는 있으나, 이 주장은 급하게 이전할 필요도 없고, 채무자에게 주장하지도 못하는 저당권을 두둔하기 위한 법리라고 사료된다. 이에 반하여 효력발생요건설은 채무자의 불측 손해의 방지가 목적인 대항요건의 목적과 효력 없는 채권에 기한 저당권을 말소시킬 수 있다는 점 및 등기의 신뢰성 등을 고려할 때 가장 타당한 법리라고 본다. 그러므로 본고는 효력발생요건설에 따라서 논지를 전개하겠다.
서두에서 명기한 것과 같이 현대 사회에서 채권양도는 다방면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신속하면서도 법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양도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양도인만이 채권양도 통지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은 채무자의 인식을 통해 채권의 귀속과 내용을 공시하는 것이다.35) 이는 ‘관념의 통지’로서 의사표시에 관한 규정들을 준용한다.36)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채권의 양수인이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양도인의 채권양도 통지 또는 채무자의 승낙이 있다.
양도인의 채권양도 통지는 채무자에게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긴다(제111조). 채무자에게 채권의 양도를 통지하는 방법은 제한이 없으나, 민법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통지하지 아니하면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였기에(제450조 제2항), 통지 일자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체국에서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여 채권양도를 통지하고 확정일자를 받는다. 다만 상대방이 내용증명으로 전달된 등기우편을 수령하지 않는다면, 의사표시 공시송달의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제113조). 이와 별개로 법원에서는 직권으로 공시송달 제도를 이용하여 사건의 당사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
법원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도, 상대방에게 의사의 통지가 송달된 것으로 갈음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자산유동화법에는 일간신문을 통한 채권양도 통지를 이용하고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최후주소에 2회 이상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지만, 채무자가 내용증명 우편을 송달받지 않았다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채권자는 두 곳 이상의 일간신문에 채권양도 사실을 공고하여 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가 송달된 것으로 갈음한다(자산유동화법 제7조). 이 밖에도 한정승인에서도 이와 같은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주소지를 관할하는 일간신문에 1회 이상 공고 사항을 게재하여, 피상속인의 이해관계인에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37)
이와 같이, 현재에도 법령에서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상대방이 통지 내용을 수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의사통지를 수령한 것으로 갈음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민법 규정에 따라, 채권양도의 통지를 채무자가 수령해야 하는 현재의 방법을 굳이 고수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의사통지의 수령을 갈음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양수인이 직접 채권양도 통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간접적으로 대항요건주의를 계수한 프랑스 민법에서도 ‘채권양도의 통지자’가 반드시 양도인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38) 우리의 자산유동화법에는 양수인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위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양수인도 채권양도의 통지를 할 수 있다. 또한 판례도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양도통지의 대리권을 받아서, 양수인이 인수한 채권을 특정하고 대리권을 인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채권양도통지를 한다면, 양수인에 의한 양도통지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39)
민법은 양도인만이 채권양도 통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40) 다만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판례는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채권양도 통지에 대한 대리권을 받고,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양수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채권양도통지서에 첨부하여 채무자에게 송달한다면, 대항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41) 하지만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채권양도 통지 이와 관련한 대리권 위임을 거절하거나 또는 해태하게 된다면, 양수인은 법원의 판결을 거쳐서 양도인에게 양도통지의 이행을 강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따라서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채권을 주장할 수 있는 시기가 상당히 지연되게 된다. 그러므로 현시대의 요구사항인 신속한 채권양도가 어려워진다.
양도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지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양수인이 양도인보다 신속하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고자 할 것이다. 신속한 채권양도가 필요한 현시대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자고 한다면, 양수인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직접 채권양도 통지를 할 수 있도록 채권양도의 통지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중채권 양도는 양도인은 제1차 채권양도로 함으로써 채권에 관한 처분권한을 상실한다.42) 하지만 제1차 채권양도가 대항요건이 갖추어지지 않는 이상, 제2차 채권양도가 대항요건을 먼저 갖추게 된다면 제2차 채권의 양수인이 채권자가 될 것이다.43) 그러나 제1차 채권의 양수인이 제2차 채권의 양수인보다 먼저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제2차 채권양도는 그 효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제1차 채권양도’가 양도인과 제1차 채권양수인 사이의 합의 등으로 인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면, 제1차 채권자에게 이전한 채권은 다시 양도인에게 회복된다. 하지만 제2차 채권의 양수인은 제2차 채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음으로 인하여, 양도인이 ‘회복한 채권’을 즉시 양수하는 것이 아니다.
독일에서는 이상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처분권자의 결함이 치유’되어 무효의 처분행위가 효력을 갖게 된다(독일 민법 제185조 제2항).44) 처분자가 ‘권한 없는 처분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처분행위시에 갖지 않았던 처분권을 취득하게 되면서, ‘처분권 없음이 치유’되어 처분행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민법에는 이러한 규정은 없으나, 신탁된 건물에 관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의 동의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수탁자에게서 소유권을 회복한 사안에서 법원은 이미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그때부터 적법한 임대차계약에 따른 대항력을 갖게 되었다고 본 판례가 있다.45)
본고에서는 양도인의 권한없는 채권양도가 치유된다면, ‘즉시 제2차 양수인에게 채권양도가 효력을 발생해야 한다’고 개선제안을 한다. 따라서 채무자가 제1차 양수인에게서 대항요건을 취득과 동일한 수준의 의사표시를 받는다면, 양도인에게 채권의 지급이 없이 즉시 제2차 양수인에게 채권을 지급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채무자에게는 ‘권한없는 채권양도’와 관련한 간단한 해법이 될 것이다. 또한 양도인의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으며, 법률행위의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46)
채권의 양도는 채무자의 동의 없이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합의로 가능하며,47) 양도채권에 부종하는 저당권은 이전등기 절차를 통하여 저당권 양도가 가능하다.48) 다만 이러한 절차로 양수인이 이전받은 저당권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에 부합하고, 그 내용이 물권행위에 적합해야 한다.49) 따라서 저당권 이전등기가 마쳐질 당시부터 실체적 권리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경우는 물론이고, 비록 등기가 마쳐질 당시에는 실체적 권리관계가 존재하였지만, 그 이후에 실체적 권리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된 경우라면 저당권 이전등기는 무효가 된다.50)
저당권부 채권양도는 채권과 저당권 간의 권리관계가 정합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채권양도와 저당권 이전등기는 물리적·제도적인 이유로 인하여 동시에 취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피담보채권의 양도와 저당권 이전등기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51) 판례는 일시적으로 피담보채권과 저당권이 분리되었더라도, 상당한 기간 내에 저당권 이전등기가 이뤄져서 양자의 귀속이 일치한다면, 피담보채권과 저당권의 일시적인 분리가 채권과 저당권의 불일치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 채권양도 시점과 저당권 이전등기 시점의 불일치를 용인하고 있다.52) 이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문제에 대한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이와는 다르게, 제도의 부재로 인하여 효력 없는 채권에 부종하는 저당권 이전 신청을 거르지 못한 문제가 있다. 저당권 이전등기 신청서를 접수할 때는 저당권 이전등기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저당권을 취득할 때 통지받았던 등기필 정보를 제공하고, 저당권 이전계약서는 첨부해야 한다.53) 그러나 양도받은 채권이 효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 따라서 효력이 없는 채권에 수반하는 저당권 이전을 제재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효력이 없는 저당권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실체적인 권리관계가 없음에 따라서 이와 같은 저당권 이전등기는 무효의 대상이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에 ‘저당권의 이전등기 신청’하는 과정에서 저당권부 채권의 당사자들은 ‘이전되는 저당권부 채권이 대항요건을 구비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자료를 등기소에 제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등기소에서 저당권 이전등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한편으로는 저당권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은 저당권 이전등기의 등기원인이 아니므로, 저당권 이전등기 신청서에 채권양도의 통지나 승낙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한다.54) 따라서 양도인 또는 양수인의 이해관계인은 조사에 한계가 있는 등기사항증명서를 열람하여 양수인이 저당권을 이전받은 사실만을 확인할 뿐이고, 양수인이 인수한 저당권부 채권에 대항요건의 결함이 있다는 사실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양도인 또는 양수인의 이해관계인은 등기사항증명서를 열람하여도 효력 있는 저당권을 보유한 자를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등기사항증명서의 신뢰성에 한계가 있게 된다.
대상결정에서는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양도인에게 이전받은 저당권에 기한 담보권실행경매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55) 이런 판단을 고려하면, 판례에서는 대항요건이 없는 저당권 이전등기를 인정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상결정이 이런 판단을 한 것에 대하여 이견이 있다. ‘효력발생요건설’에 따르면, 대항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양수인의 채권은 제3자에게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양수인은 채권을 변제받기 위하여 담보권실행경매를 신청할 수 없다. 다만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채권양도의 합의만으로도 채권양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채권양도에 수반하는 저당권 이전은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할 수 있으나, 제3자에게는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효력이 발생해야 하는 저당권이 상대적인 효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상대적인 효력을 갖는 저당권은 법리에 맞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저당권부 채권양도를 통하여 양수인에게 이전되는 저당권 중 효력이 있는 것만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대항요건을 갖춘 채권에 수반하는 저당권만 양수인에게 이전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저당권 이전등기의 신청서를 등기소에서 접수할 때, 대항요건을 갖춘 채권의 수반하는 저당권임을 증명하는 서류도 같이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서 저당권이 이전등기 된다면, 제삼자가 등기사항증명서를 열람하는 것만으로도 효력 있는 저당권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본고는 저당권 이전등기를 신청할 경우에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음을 증빙하는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부동산등기법에 신설하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등기관은 형식적 심사권만을 가지므로,56)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었다’는 실질심사를 하는 것은 형식적 심사권에 반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본고의 제안은 대항요건의 실질이 아니라, 확정일자가 있는 채권양도 통지의 송달증명이나 채무자의 승낙서와 같은 증빙서면에 대한 형식적 구비만을 심사하게 하는 것이다. 현행 부동산등기법도 등기원인증명정보·인감증명·제3자의 승낙정보 등 다수의 첨부자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형식만을 심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형식적 심사주의를 유지하면서 첨부자료로 대항요건의 증빙을 추가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즉 형식적 심사주의의 예외로 대항요건을 증빙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대항요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양도인이 발송한 확정일자가 있는 채권양도 통지서에 대한 송달증명서’나 이에 대한 ‘공시송달’ 또는 ‘채무자의 승낙서’이다. 그러므로 이는 외관에서 확인이 되는 것이므로 실질적인 심사가 관여할 여지가 없다.
한편 대상결정은 근저당권에 대한 논의가 있으므로, 위의 논의가 근저당권에도 그대로 타당한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저당권은 계속적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특정의 채권을 결산기에 이르러 일정한 한도에서 담보하는 것으로(민법 제357조), 그 확정 전에는 개별 피담보채권의 발생·소멸이나 이전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종성이 완화되어 있다. 그러나 근저당권의 부종성 완화는 확정 전 피담보채권이 증감·변동하는 국면에 관한 것일 뿐, 근저당권이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확정되어 실행하게 되므로, 일반 저당권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근저당권의 부종성 완화라는 특수성은 본고의 결론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저당권과 관련하여 이중채권 양도에 대하여 고려해 볼 수 있다. 양도인은 제1차 양수인에게는 채권만을 양도하고, 제2차 양수인에게는 채권과 이에 수반하는 저당권을 함께 양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제1차 양수인이 제2차 양수인보다 먼저 대항요건을 취득하게 되면, 채무자에게는 제1차 양수인이 제2차 채권양도는 권한이 없다. 하지만 제2차 양수인이 저당권을 취득하고 있어도 권한 없는 채권에 수반하는 저당권이므로 그 효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와 반대로 제1차 양수인에게 채권과 이에 수반하는 저당권을 이전하였고, 제2차 양수인이 대항력이 있는 채권을 ‘제1차 양수인이 저당권 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에 양수한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채무자에게는 제2차 양수인이 채권자가 되므로, 제1차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구비하기 전까지는 제2차 양수인에게 채권을 변제해야 한다. 하지만 제1차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통지한 이후에는 제1차 양수인이 채권자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아울러 2차 양수인은 권한 없는 채권을 인수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채무자가 제2차 양수인에게 지급한 채권은 권한 없는 자에게 변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동산채권담보권을 제1차 양수인에게 양도하였으면서, 제2차 양수인에게 채권을 양수한 사건에 대한 판결을 참고할 수 있다.57) 이 판결에 따르면, 채무자가 권한 없는 자인 제2차 양수인에게 지급한 채권은 부당이득이 되므로, 제2차 양수인은 제1차 양수인에게 해당되는 부당이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58) 이에 대한 판결은 적절하다고 본다.
한편으로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공적 장부와 결합하는 입법은 이미 존재한다. “자산유동화업무감독규정”에는 자산보유자는 대항요건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기록하여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하고,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제9조 제5항 2호). 이처럼 대항요건을 등록하는 법안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이상, 저당권부 채권의 이전등기 신청시에 ‘양수인의 대항요건의 구비를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본고의 제안은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이와 같은 근저당권 이전등기의 대항요건 구비 자료를 제출하도록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등기사항증명서와 실체관계에 부합하게 됨에 따라서, 등기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이 사건과 같이 대항요건의 결함이 있는 채권에 부종하는 저당권에 기한 담보권실행경매를 예방하여, 경매의 공신력도 강화된다. 그러므로 저당권 이전등기 신청시에, 양수인에게 ‘대항요건 구비’를 증명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제안한다.
대항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채권을 변제하라고 요구할 수 없고, 채무자가 거절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채무자에게는 채권이 없는 자가 자신에게 채권을 변제하라는 요청에 대한 거절과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무자가 대항요건의 결함이 있는 양수인에게 직접 양도 채권을 변제하였다면, 채무자가 양도 채권을 승낙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채무자가 양도인에게 채무를 변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채권양도는 유효하므로, 양도인은 무권리자임에도 불구하고 채무자에게서 채권을 수령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 규정을 따라 채무자는 구제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제470조).59)
저당권의 실행 요건은 갖췄으나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양수인이 담보권실행경매를 신청하는 것은, 효력 없는 채권으로 채무자에게 청구하는 것이므로 경매신청은 각하되어야 한다. 효력발생요건설에 따라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채권양도와 저당권 이전의 합의는 가능하지만, 인수한 채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양수인은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 변제를 요청할 수도 없고, 저당권을 실행할 수 없다.60)
다만 양수인은 법원이 ‘채무자에게 송달한 경매개시결정’으로 채권양도 통지가 되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61) 관념의 통지인 채권양도 통지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는 이유가 이런 추정에 힘을 보탠다. 그러나 경매채권자는 양도인이 아닌 양수인이며, 경매개시결정으로 통보되는 내용은 경매채권자의 청구금액 및 매각 대상인 부동산의 표시 등인 바,62) 이것만을 가지고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채권양도의 통지 내용인 ‘양수인의 정보와 그에게 귀속되는 채권’을 통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채권의 양수도가 1회만 진행한 것인지 또는 2회 이상이 진행되어 양도인에게서 현재 양수인 사이에 권리 귀속 여부와 그 사이의 대항요건의 결함 여부에 대하여 경매개시결정을 통지받은 것만으로는 충분히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매개시결정은 채무자에게 경매개시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할 수 있음도 내재하고 있다.63) 하지만 채권양도 통지에는 채무자에게 채권양도를 거절할 방법을 안내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러므로 경매개시결정을 채권양도 통지로 갈음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본다. 따라서 법원에서 송달한 경매개시결정을 채권양도통지로 보아서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춘 것으로 갈음할 수는 없다.
배당금의 수령은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채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64) 양수인이 인수한 저당권으로 배당금을 수령하는 경우는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은 양수인이 신청한 경매 또는 압류 절차로 배당을 받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제삼자가 신청한 압류로 양수인이 배당받는 경우이다.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전자의 경우는 양수인이 신청한 경매절차가 배당에 이르도록 채무자가 대항요건의 결함에 대한 이의가 없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배당을 받게 되더라도, 이것은 권한없는 양수인이 배당금을 수령한 것이 된다. 따라서 경매의 배당신청권자 등이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면, 부당이득금에 대한 반환신청을 할 것이고, 결국은 양수인이 배당금을 반환하게 된다. 후자의 경우는 제삼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양수인은 인수한 저당권으로 경매의 배당에 참석한 경우이다. 배당신청서에는 대항요건의 구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 않으므로,65) 양수인은 대항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배당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자와 마찬가지로 대항요건이 없는 양수인이 배당을 받는 것은 권한 없는 자가 채무자에게 채권을 변제받는 것이 된다. 따라서 경매의 배당신청권자 등에 의하여 부당이득금 반환과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며, 양수인이 배당금을 반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불필요한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저당권 이전등기 신청과 동시에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구비하고 있음을 조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경매낙찰인은 경락대금을 전액 납부하여 경매목적물의 권리를 취득한다(민사집행법 제135조). 또한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은 담보권 소멸로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민사집행법 제267조). 따라서 경매의 낙찰인이 경락대금을 전액 납부하면 경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며, 설사 경매의 실행요건인 저당권이 소멸하였다고 하더라도, 경매결과에 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법령을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판례는 법령과는 다르게 ‘경매개시결정 이전에 피담보채권이 소멸함에 따라서, 이에 부종하는 저당권에 기한 경매개시결정 등이 무효가 된 경우’에는 비록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완납하였더라도, 그 경매는 그 자체가 무효이므로, 경락자는 경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66) 이와 다르게, 판례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담보권이 ‘경매개시결정 이후 사후적으로 소멸한 경우’에는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67)
이상을 종합하면, 경매개시결정 이전에 피담보채권이 소멸하거나 효력이 없는 저당권에 기한 담보권실행 경매사건은 그 자체가 효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경락자가 경락대금을 완납하였더라도 경매목적물을 취득할 수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과 같이, 양수인은 대항요건의 결함이 있는 채권에 수반하는 저당권에 기한 담보권실행경매를 신청한다면, 선의의 경락자는 경락대금을 완납하였더라도 경매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할 것이다. 경매를 신청한 집행권원에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배당권자들이 배당금을 수령하였다면, 경락인은 배당권자들에게 매각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를 해야 한다. 따라서 경매의 공신력이 훼손되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대항요건을 구비한 저당권부 채권만 이전등기가 가능하도록 등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Ⅳ. 결론
대상결정은 ‘양수인의 대항요건 결함’을 심리하라고 판단하였다. 즉 양수인은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구비하지 못하면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대상결정이 취한 법리에 대하여는 이견이 있다. 대상결정은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양수인의 담보권실행경매 신청을 긍정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대항요건에 대하여 ‘대항요건설’을 취한 것으로 본다. 대항요건설은 채무자가 ‘양수인의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주장하기 전까지는, 양수인은 양도인에게 인수한 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채권양도에 있어서 대항요건을 둔 취지는 채무자의 불측의 손해를 막기 위함인데, 대항요건설을 따르게 되면 양수인의 채권 행사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는 법적인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채무자는 심각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아울러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구비하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담보권실행경매를 사전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면서도,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구비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효력발생요건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효력발생요건설은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면, 인수한 채권은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채무자 보호가 한층 강화된다. 아울러 양수인이 인수한 저당권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양수인은 사전에 대항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법리를 구성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므로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둔 취지에는 효력발생요건설이 대항요건설보다 더 적합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아울러, 효력발생요건설에 전제로 하여, 저당권부 채권양도시에는 저당권 이전등기 절차에서 양수인이 대항요건을 구비하는 절차를 확인하도록 제도의 개선을 요청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효력 없는 저당권이 발생하지 않게 되고, 양도인과 양수인은 신속하게 대항요건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양도인 및 양수인의 이해관계인도 등기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채권양도에 있어서 대항요건을 취득하는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와 같이 채권양도에 있어서 대항요건주의를 취하고 있던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채권양도를 기존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민법을 개정하였다. 우리는 이들에게서 민법을 계수하였으나, 이들 국가보다도 채권양도가 원활하지 않도록 제약을 하고 있다. 특히 ‘양도인만이 채권양도 통지’를 해야 하는 면도 있고, 유명무실한 ‘항변단절’이 있다. 그러므로 채권양도의 대항요건 취득이 어려우면서도, 불필요한 요소를 구비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속한 대항요건의 취득과 불필요한 규정을 삭제하도록 민법의 개정을 이뤄야 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