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민법」의 체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사적 법률관계가 규율되어야 한다는 사적 자치의 원칙을 근간으로 삼아 왔지만, 현대에 이르러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사회적 약자의 복리가 침해되거나 개인 간의 법률행위가 사회 전체의 공공질서와 신분 질서를 왜곡시키는 결과가 발생할 때 이를 시정하기 위한 장치가 도입되게 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형사 소추권자의 역할을 하는 검사에게 공익의 대표자로서1)2) 민사의 영역에 개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검사의 민법 내 공익 대표 기능은 국가후견사상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민법」 체계에서 유발되는 사적 자치의 한계를 보완하고 실질적인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사법적 안전장치로 작동하고 있다.3)
검사의 공익 대표 기능의 유형으로는 신분 관계의 안정을 위한 기능, 사회적 약자 보호와 국가 후견적 기능, 경제적 공공질서 확립을 위한 법인 감독 기능을 들 수 있다. 신분 관계의 안정을 위한 기능적 역할로, 검사는 혼인, 입양, 친자 관계 등의 신분 관계에서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여 상대방이 될 자가 없는 경우 피고의 지위로 소송을 수행함으로써 신분 질서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법률관계의 불안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4) 사회적 약자 보호의 측면에서, 검사는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결여되거나 부족한 성인에게 적절한 보호자가 없는 때 직접 법원에 후견개시를 청구할 수 있고(제9조), 이해관계인이 없는 부재자의 재산이 방치되는 경우 재산관리인 선임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으며(제22조), 친권자가 권한을 남용하여 미성년 자녀를 학대·방임하는 경우 법원에 양육 처분 변경, 친권 상실 및 일시정지를 직접 청구할 수 있다(제837조 및 제924조). 또한 비영리 법인의 이사가 결원되어 법인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공익적 손실이 우려될 때 법원에 임시이사 선임을 청구하여 경제 질서의 교란을 막고 사법적 감시자로서 개입할 수 있게 된다(제63조).5)
특히 「민법」은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고 표명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검사에게 가사 절차 내에서 친권에 대한 제한과 미성년 후견인의 선임 및 감독과 관련하여 직접 소를 제기하는 원고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데, 친권자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나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에 대한 인권 유린 사건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검사의 적극적인 개입 및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 연계 강화가 더욱 요청된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민법」과 특별법 등에서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해 검사가 공익 대표로서 개입하는 경우의 절차와 관련 기관과의 역할 분담에 관한 내용을 살펴본 뒤, 외국의 유사한 법제를 비교·분석하여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Ⅱ. 「민법」상 미성년자 복리를 위한 검사의 공익 대표 기능
「민법」에서는 검사에게 친권과 관련하여 그 상실, 일시 정지 및 일부 제한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제924조에서 ‘가정법원은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6)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그 친권의 상실 또는 일시 정지를 선고할 수 있다.’고 하고(제1항), 제925조의2에서 ‘가정법원은 거소의 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 등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친권자가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사유가 있어 자녀의 복리를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친권의 일부 제한을 선고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제925조에서 ‘가정법원은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인하여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에는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그 법률행위의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그 선고의 원인이 소멸된 경우에도 친권자 본인,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실권(失權)의 회복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926조). 그리고 제922조의2에서 ‘가정법원은 친권자의 동의가 필요한 행위에 대하여 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하지 아니함으로써 자녀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친권자의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친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나 친권자가 동의하지 않는 일정한 경우에도 검사의 공익 대표로서의 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종래 민법은 부모의 학대나 개인적인 신념 등으로 자녀의 생명·신체 등에 위해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도 자녀의 보호를 위해 친권의 상실 선고 외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는데, 2014. 10. 15. 법률 제12777호로 민법을 일부개정하면서 친권을 일정한 기간 동안 제한하거나 친권의 일부만을 제한하는 제도 등을 마련함으로써 구체적인 사안별로 자녀의 생명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 최소한도의 친권 제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여7)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법원은 친권자의 친권남용으로 인한 친권 상실 상황으로 자녀 보호에 공백이 발생할 우려로 인해 이를 신중하게 판단하여 왔는바, 민법의 개정으로 친권상실 제도 외에 일시 정지와 제한, 친권자의 동의에 갈음하는 결정 등을 추가함으로써 구체적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게 되었다.8) 더불어 일련의 친권제한 제도에 있어서 청구권자를 민법 제777조에 규정된 자의 친족 또는 검사에서 자녀, 지방자치단체의 장까지 확대하였다.9)
가정법원은 위와 같이 친권의 상실, 일시정지, 일부제한의 선고 또는 법률행위의 대리권이나 재산관리권의 상실 선고를 함으로 인해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제932조 제2항). 이와 같이 미성년후견은 미성년자에게 친권자가 없는 경우나 친권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친권의 행사가 제한된 경우에 개시되는 것이다. 미성년후견인은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 되므로(제938조 제1항) 원칙적으로 미성년자의 신분에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 친권자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기 때문에(제945조 본문), 미성년후견은 친권의 연장 내지 보충적 성격을 지닌다고 이해된다. 다만, 친권의 일부 제한 선고,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상실 선고의 경우 미성년후견인은 제한된 친권의 범위에 속하는 행위를 수행하게 된다(제927조의2 제1항 단서).
미성년후견은 「민법」 제5장의 후견에서 성년후견과 함께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성년후견은 피성년후견인이 정신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사무처리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는 경우 특정 범위 내에서 개시되는 것과 달리, 미성년후견은 미성년자에 대한 포괄적 보호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10) 또한 성년후견과 달리 우리나라의 미성년후견 제도에서는 미성년후견인을 1명으로 하고 있고(제930조 제1항), 법인의 경우 미성년후견인이 될 수 없도록 이해되고 있다.11) 이와 같이 미성년후견인의 수를 1인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미성년후견인의 직무가 미성년자를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만약 복수후견인들이 존재할 때 각 후견인 사이의 의견이 불일치한다면 합일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책임의 소재가 불명확할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여야 하고, 미성년후견 사무를 원활하게 수행하여 미성년자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12)
Ⅲ. 특별법상 미성년자 복리를 위한 검사의 공익 대표 기능
우리나라에는 민법 외에도 아래와 같이 다수의 특별법에서 친권제한 제도를 규율하고 있으며, 그 경우 검사에게 공익 대표로서 그 청구를 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다.
「아동복지법」13)은 제18조에서 친권상실 선고의 청구 등과 관련하여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검사는 아동의 친권자가 그 친권을 남용하거나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그 밖에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경우 아동의 복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가정법원에 대하여 「민법」에 따라 제924조에 따른 친권상실의 선고 또는 친권 일시 정지의 선고, 제924조의2에 따른 친권 일부 제한의 선고, 제925조에 따른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상실의 선고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선고를 청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 검사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청구할 때에는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소속 사례결정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동조 제1항). 한편 아동복지시설의 장 및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장은 위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검사에게 친권상실 선고 등의 청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항).
이와 같이 「아동복지법」에서는 친권상실 선고 등을 가정법원에 선고할 수 있는 1차적 청구권자로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검사로 규정하였고, 아동복지시설의 장 및 학교의 장은 1차적 청구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검사에게 친권상실 또는 친권제한선고의 청구를 요청한 다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에 부차적으로 30일 이내에 법원에 직접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부차적인 청구권자의 지위를 갖도록 하였다(동조 제5항).
「아동학대처벌법」에서는 아동학대행위자가 제4조제3항(아동학대살해·치사의 미수범), 제5조(아동학대중상해) 또는 제6조(아동학대상습범)의 범죄를 저지른 때에는, 친권상실의 선고 또는 후견인의 변경 심판을 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검사는 그 사건의 아동학대행위자가 피해아동의 친권자나 후견인인 경우에 법원에 「민법」 친권상실의 선고 또는 후견인의 변경 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제9조 제1항). 만약 검사가 그 청구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검사에게 그 청구를 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제2항). 그리고 그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결과를 통보받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처리 결과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내에 직접 법원에 제1항의 청구를 할 수 있다(제3항).
「아동학대처벌법」에서는 친권상실 등의 청구 의무를 지니는 직접적인 자로 검사만을 두었고, 부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두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아동학대처벌법」은 2024. 12. 20. 법률 제20576호로 일부개정을 하면서 아동학대살해행위가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죄질에 상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수범 처벌규정을 신설하고 그 미수범에 대하여 검사가 친권상실선고 또는 후견인변경심판을 의무적으로 청구하도록 하여14) 아동의 복지에 대한 검사의 공익 의무를 강조하였다,
「청소년성보호법」제23조에서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15)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는 그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아동·청소년의 친권자나 후견인인 경우에, 친권상실선고 또는 후견인 변경 결정을 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에 「민법」상 친권상실선고 또는 후견인 변경 결정을 청구하여야 한다(제1항). 한편 「아동복지법」에 따른 국가아동권리보장원 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성폭력피해상담소 및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및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해바라기센터), 「청소년복지 지원법」에 따른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및 청소년쉼터의 기관·시설 또는 단체의 장은 검사에게 친권상실 청구를 하도록 요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청구를 요청받은 검사는 요청받은 날부터 30일 내에 해당 기관·시설 또는 단체의 장에게 그 처리 결과를 통보하여야 하고(제2항) 그 처리 결과를 통보받은 기관·시설 또는 단체의 장은 그 처리 결과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내에 직접 법원에 제1항의 청구를 할 수 있다(제3항).
동법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가해자가 친권자나 후견인일 경우 친권상실선고 또는 후견인 변경 결정의 청구권자로 원칙적으로 해당 사건 수사 검사로 정하고 있고, 2026. 6. 9. 법률 제21790호 일부개정을 통해 검사에게 친권상실선고 또는 후견인 변경 결정을 법원에 청구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의 장에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의 장을 추가하는 등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의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하여 필요한 업무를 수행 범위를 확장하여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였다.16)
특별법에서는 민법과 달리 미성년 후견인 선임에 있어 검사의 개입이 없고, 이를 지방자치단체나 국가아동권리보장원 등의 역할로 규율하고 있다.
「아동복지법」은 최근 법 개정을 통해 후견인 부재 등으로 인한 아동의 복지가 침해를 해소하고자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였는데, 제19조의 아동의 후견인 선임 청구 부분에 관한 개정이 그러하다. 즉,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은 친권자나 후견인이 없는 아동 또는 친권·대리권 및 재산관리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의 아동을 발견한 때에는 사례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가정법원에 후견인의 선임을 청구하여야 하며,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2조에 따라 기아(棄兒)를 발견한 경우에는 그 발견한 날부터 후견인이 선임될 때까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기아의 후견인이 된다(제1항). 그리고 아동복지시설의 장 및 학교의 장은 위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아동을 발견한 경우 그 복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가정법원에 후견인의 선임을 청구하여야 한다(제2항).
이는 종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아동복지시설의 장 및 학교의 장과 동일하게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없는 아동을 발견한 경우 그 복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원에 후견인의 선임을 청구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했던 것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아동을 발견한 경우 그 복지를 위하여 필요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사례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정법원에 후견인 선임을 청구하거나 후견인 선임 시까지 후견인이 되도록 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아동학대처벌법」 제23조에서는 임시 후견인과 관련해서 아동학대행위자에 대한 임시조치 중 친권 행사의 제한 또는 정지의 경우나 가정법원의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명령 중 친권 행사의 제한 또는 정지의 경우에, 해당 친권 행사의 공백 기간 동안 임시로 후견인의 임무를 수행할 자의 선임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제5항). 그리고 판사는 위 임시조치로 인하여 피해아동등에게 친권을 행사하거나 후견인의 임무를 수행할 사람이 없는 경우 그 임시조치의 기간 동안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 및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장으로 하여금 임시로 후견인의 임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그 임무를 수행할 사람을 선임하여야 하고(동조 제1항), 이 경우 판사는 피해아동등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여야 하며, 피해아동등, 변호사,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아동권리보장원의 장,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 및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장 등 피해아동등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은 그 선임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제2항). 한편 이러한 조치로 임시로 후견인의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피해아동등이 소유한 재산의 보존 및 피해아동등의 보호를 위한 범위에서만 후견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제4항), 「민법」제949조를 준용하므로 피해아동등의 재산을 관리하고 그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에 대하여 피해아동등을 대리하게 된다(제5항).
Ⅳ. 외국 법제와의 비교법적 검토
일본은 우리나라의 「민법」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친권제한 제도와 미성년후견 제도를 검찰관(우리나라의 검사에 해당한다)에게 공익 대표로서의 역할을 부여하여 규정하는 한편, 최근 「아동기본법」과 「아동가정청설치법」을 통해 신설된 아동가정청이 아동과 연계된 다양한 제도를 조율하는 콘트롤타워의 기능을 하도록 임무를 부여하였다.
일본은 2011년 민법 개정을 통해 친권제한 제도를 대폭 개편하였다.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일본도 개정 전에는 친권상실만 규정하고 있었지만, 개정 후 2년 이내의 친권 일시 정지 제도와 친권의 일부 제한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여 친권자와 자녀 사이에 다양한 단계의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17)
즉, 일본 민법 제834조에서는 친권상실의 심판과 관련하여 ‘부 또는 모에 의한 학대 또는 악의의 유기가 있는 때, 기타 부 또는 모에 의한 친권 행사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부적당함으로써 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때에는, 가정재판소는 자, 그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또는 검찰관의 청구에 의하여 그 부 또는 모에 대해 친권 상실의 심판을 할 수 있다. 다만, 2년 이내에 그 원인이 소멸할 전망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친권정지 심판에 대해서는 제834조의2에서 ‘부 또는 모에 의한 친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함으로써 자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 가정재판소는 자, 그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또는 검찰관의 청구에 의하여 그 부 또는 모에 대해 친권 정지의 심판을 할 수 있다. 가정재판소는 친권 정지의 심판을 할 때는, 그 원인이 소멸되기까지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기간, 자의 심신 상태 및 생활 상황, 기타 일체의 사정을 고려하여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친권을 정지하는 기간을 정한다.’고 하여, 친권상실이 친권 행사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부적당하여 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경우에 무기한으로 친권을 박탈하는 것과 달리, 친권 정지는 보다 경미한 사안이나 일정 기간의 제한으로 충분한 경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다양화한 것이다. 양 제도의 관계에 있어서 친권정지 제도가 2년의 상한을 지니고 있으므로 친권상실제도에 관한 규정에서도 친권상실원인이 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친권상실심판을 할 수 있도록 단서를 추가하였다.18)
또한 제835조에서는 ‘부 또는 모에 의한 관리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함으로써 자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 가정재판소는 자, 그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또는 검찰관의 청구에 의하여 그 부 또는 모에 대해 관리권 상실의 심판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친권 중 재산관리권만을 박탈하고, 그 외의 신상감호권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방식도 두고 있다.
한편 일본 민법의 2011년 개정 전에는 친권상실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자로 ‘자의 친족 또는 검찰관’만을 두고 있었는데, 개정을 통해 친권상실 심판을 비롯하여 친권정지 및 관리권 상실의 심판 모두 ‘자,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을 추가하였다.19) 이와 같은 심판청구권자 확대로 일본에서 자의 신청이 나타나고 있는바, 가정 내에서 발생하게 되는 친권자의 아동학대 등의 상황에서 자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20)
일본에서도 친권자의 사망 등으로 미성년자에 대해 친권을 행사할 자가 없거나 친권을 행사하는 자가 관리권을 가지지 않은 경우 미성년후견이 개시되는데(제838조 제1항), 친권자가 유언으로 지정하지 않은 경우 가정재판소는 미성년자, 친족 기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해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게 된다(제840조). 미성년후견인은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으로서 미성년자의 감호양육, 재산관리, 계약 등의 법률행위를 수행한다. 일본은 2011년 「민법」개정 시 미성년후견인을 1인으로 제한한다고 규정한 제842조를 삭제하였고, 미성년후견인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에도 가정재판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미성년후견인 선임청구권자나 미성년후견인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여 복수의 미성년후견인 선임이 가능하도록 하였다(제840조 제2항). 복수의 미성년후견인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미성년후견인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관점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21) 만약 복수의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되었다면 이들은 공동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고(제857조의2 제1항) 가정법원의 직권에 의하여 역할분담이 정해질 수도 있다(제857의2조 제2, 3항). 같은 개정 시점에 일본은 법인도 미성년후견인이 될 수 있도록 법인후견제도를 도입하였고, 이 경우 법인의 사업의 종류 및 내용, 법인과 그 대표자와 미성년피후견인 간의 이해관계 유무를 고려하도록 하여 법인후견의 건전성과 내실화를 도모하도록 하였다(제840조 제3항).22)
일본은 2022년 아동의 권리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아동기본법」과 「아동가정청설치법」을 제정하였는데, 저출산과 아동학대와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롯한 국제법상 인정되는 아동의 권리와 원칙이 법률로서 명시된 법제가 부재하였던 것을 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통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을 입안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고 구심점을 이루는 기관을 설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24)
「아동기본법」에서는 제3조에서 ① 모든 아동은 개인으로서 존중되어야 하고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며 차별적 취급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 ② 모든 아동이 적절히 양육되어 생활을 보장받아야 하며 사랑받고 보호되는 등의 복지에 관련된 권리가 동일하게 보장됨과 동시에, 교육기본법의 정신에 따라 교육을 받을 기회가 똑같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 ③ 모든 아동에 대해 연령 및 발달의 정도에 따라, 자기에 직접 관계하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표명할 기회와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참가할 기회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 ④ 모든 아동이 연령 및 발달 정도에 따라 의견의 존중, 최선의 이익이 우선하여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 ⑤ 어린이 양육은 가정을 기본으로 하여, 부모 그 외의 보호자가 제1의 책임을 가진다는 인식하에, 충분한 양육을 지원하고 가정에서의 양육이 곤란한 어린이에 대해 양육 환경을 확보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 ⑥ 가정을 갖고 육아를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회환경을 정비하여야 한다는 점을 기본이념으로 규정하였다. 그리고 제17조에서는 아동가정청의 설치 근거를 두고, 아동가정청 내 특별기관으로 아동정책추진회의가 아동과 관련된 중요 정책의 입안과 추진, 필요한 관계 행정 기관의 상호 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한편 「아동가정청설치법」은 아동가정청을 내각부의 독립기관으로 설치하며(제2조), 기획 입안과 조정, 아동의 성장과 육아, 지원의 측면에서 다양한 임무와 사무를 처리하도록 규율하였다.25) 즉, 제3조에서는 아동이 자립할 수 있는 개인으로 동등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가정의 육아에 대한 역할의 중요성을 고려하면서 아동의 연령 및 발달 정도에 따라 의견을 존중하고 기본적으로 아동에 대한 최선의 이익을 고려하며, 아동 및 아동이 있는 가정의 복지 증진과 보건 향상, 기타 아동의 건강한 성장 및 아동이 있는 가정의 육아 지원과 아동의 권리·이익 보호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제1항).26) 구체적인 소관사무는 제4조에서 열거하고 있는데, 제1항에서는 아동의 보육 및 양호에 관한 일(제4호), 아동 복지를 위한 문화 향상에 관한 일(제6호), 아동기본법에서 규정한 아동 대강(大綱)의 책정 및 추진에 관한 일(제18의2), 아동학대 방지에 관한 일(제16호) 등 광범위한 범주를 규정하였고, 제2항에서는 저출산 극복 기본 정책에 관한 사항이나 아동·청년 육성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제3항에서는 위의 임무 달성을 위해 행정 각부의 시책을 통일하기 위한 기획과 조정에 관한 사무를 맡아 처리하도록 하였다.
독일은 부모가 친권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아동이 보호를 필요로 하게 될 경우 국가가 감독자로서 개입하게 되는데, 「민법(Bürgerliches Gesetzbuch, BGB)」에서 친권제한과 미성년 후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외에 「자녀의 복리의 위험에 대한 가정법원조치의 편의를 위한 법률(Gesetz zur Erleichterung Familiengerichtlicher Maßnahmen bei Gefährdung des Kindeswohls; Kindeswohlmaßnahmengesetz, FamGerMKindwG)」 및 「아동 및 청소년 원조법(Kinder- und Jugendhilfegesetz, KJHG)」이라는 특별법을 통하여 친권제한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은 「민법」 제1666조 제1항에서는 자녀의 신체·정신 또는 정서상의 복리가 위험에 빠져 있고 부모가 그와 같은 상황을 방지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 가정법원이 친권과 관련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27) 이에 따른 가정법원의 조치로는 동조 제3항에서 ⅰ) 아동 부조 내지 보건복지와 같은 공적 부조를 청구하라는 명령(제1호), ⅱ) 의무교육을 받도록 하는 명령(제2호), ⅲ) 가족의 거주지 혹은 다른 거주지를 사용하거나, 거주지의 특정 구획에 체류하거나, 자가 정기적으로 거주하는 다른 특정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또는 불특정 기간 동안 금지하는 명령(제3호), ⅳ) 자와 교섭하거나 면접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제4호), ⅴ) 친권자의 의사표시 대체(제5호), ⅵ) 친권의 전부 혹은 일부의 박탈(제6호)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법원의 친권 제한 조치의 발동 요건으로 현실적 또는 급박하게 자녀의 신체·정신·정서상 복리에 대한 지속적이고 중대한 위험이 존재하여야 하고, 둘째 자녀의 복리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부모가 방지할 의사나 능력이 없어야 한다. 자녀의 복리에 대한 위험은 그 사실이 확인되거나 우려가 있음으로 족하고 자녀의 복리가 위험하게 된 원인에 친권자의 귀책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28) 다만, 독일의 가정법원이 가정에 대해서 자녀의 복리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는 것에 있어서 적합하고 필요한 조치로 개입함에 있어서는 상당성 원칙(Verhältnismäßigkeitsprinzip)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친권을 전부 상실시키는 것은 다른 조치가 실패로 끝났거나 다른 조치로는 자녀의 복리에 대한 위험 방지에 불충분하다고 예상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하고 있다(제1666조 제1, 2항). 또한 가정법원은 아동복지국과의 관계에서 아동복지국의 양육원조조치가 실패에 이르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친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박탈하는 독일 「민법」 제1666조 제3항 제6호의 조치가 아닌 부모가 먼저 훈계를 하거나 아동부조 내지 공적 부조를 청구하라는 명령(제1666조 제3항 제1호), 의무교육을 받도록 하는 명령(제1666조 제3항 제2호) 등의 조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29)
독일 「민법」은 2023. 1. 1. 「미성년후견법 및 성년후견법의 개정을 위한 법률」을 통해 미성년후견 제도를 개편하였다. 가장 큰 변화로 미성년후견에 더하여 ‘미성년보좌 (Pflegschaft für Minderjährige)’제도를 신설하여 미성년자의 친권자나 미성년후견인이 미성년자에 대해 포괄적인 보호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미성년보좌인을 두어 미성년보좌인으로 하여금 일정 범위의 사무를 처리하도록 보완하는 장치를 마련하게 되었다.30)
독일 「민법」상 미성년후견은 원칙적으로 가정법원의 직권에 기초한 명령에 의해 개시되는바, 개시되는 사유로는 미성년자가 친권에 복종하지 않을 때, 부모가 신상보호 및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에 대해 미성년자를 대리하는 권한을 가지지 않는 때, 미성년자의 가족관계가 불명확할 때 등이 열거되어 있다(제1773조). 독일에서는 미성년후견인으로 자연인으로서 명예직 후견인이나 직업으로 미성년 후견인을 하는 경우 외에도 일정 자격을 갖춘 사단법인을 통한 법인 미성년후견인이나 관청을 통한 미성년후견인도 가능하다.31) 미성년후견인 선임 절차의 순위는 첫째, 부모가 사망 전 유언을 통해 미성년후견인을 지정한 경우 부적격 사유가 없는 한 가장 우선하고, 둘째, 부모가 지정한 미성년후견인이 없거나 그에게 부적격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가정법원은 아동청 내지 청소년청(Jugendamt, 이하 ‘아동청’으로 통일한다)의 의견을 청취하고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선정된 후보자를 미성년후견인으로 임명하게 된다. 이 때 자연인인 명예직 후견인이 우선하게 되고, 적합한 명예직 후견인이 없을 때 직업후견인과 법인후견인, 관청후견인 중 가장 적합한 자가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정된다.32)
독일의 경우 개정 전에는 재산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등의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복수의 후견인(Mitvormund)도 가능하였으나, 개정 후에는 미성년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혼인한 당사자들의 공동 미성후견 외에는 추가보좌인 제도를 통해 개별 사무를 위임하도록 하고 있다(제1776조).33) 미성년후견인과 추가보좌인은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해 서로 정보에 관해 제공 및 공유하고 업무를 협력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제1792조 제1항).
독일은 「민법」에서 위와 같이 가정법원을 통한 친권제한 조치를 규율하고 있는 한편, 「아동 및 청소년 원조법」에서는 아동학대를 가한 친권자에 대해 가정법원의 친권제한 결정이 이루어진 후 행정기관인 아동청을 통해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하고 있다.34) 아동청은 피해아동이 양육을 요청하는 경우 양육에 대한 원조조치를 취할 수 있고, 아동의 복리가 급박한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친권자가 반대하지 않거나 가정법원의 결정을 적시에 얻을 수 없는 경우 친권자와 자녀를 분리하는 일시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다(제42조 제1항). 그리고 아동청의 피해아동에 대한 일시보호기간 중에는 친권자가 자녀에 대하여 필요한 결정을 할 수 없는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되므로, 아동청은 이 기간 동안 공법상 긴급권한으로 임시로 친권자인 부모를 대행하여 거소지정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35)
또한 독일 「민법」은 아동청이나 아동청이 적합하다고 인정한 자를 미성년후견인으로 임명할 수 있으며(제1774조), 친권이 있는 부모가 없거나 법률상 부자관계가 취소되어 자녀에게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제1786조)와 자녀가 비밀리에 태어난 경우 ― 이른바 신뢰출산 ― 아동청은 공식후견인으로서 관청 미성년후견인이 된다(제1787조).36)
이외에도 독일의 아동청은 부모에게 양육에 관한 유익한 정보의 제공과 양육관련 상담을 하는 것, 탁아소나 유치원의 자리를 제공하고 그 시설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감독하는 것, 방과 후 부모들이 직접 돌보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유해환경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것, 정신적 장애가 있는 아동들이 학교나 직업교육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것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아동 양육과 관련하여 어려움이 있거나, 부모 간 갈등이 존재하는 경우, 입양하려는 경우, 아동이 궁핍에 처하게 된 경우, 아동청에 조언과 지원을 요청할 수 있으며, 아동청은 무상으로 필요한 정보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37)
경우에 따라 아동청이 관청후견인의 임무와 사회복지기관으로서의 임무가 중복될 수도 있는데, 관청후견인으로서의 아동청은 사회법 제8편에 따른 행정철차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38)
V.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한 검사의 역할에 관한 제언
일본과 독일의 경우를 우리나라의 법제와 비교법적 검토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함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한 민법의 관점에서 검사의 역할과 관련하여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친권제한 제도와 미성년후견 제도에서 가정법원에 대해 공익의 대표자로서 제도의 개시를 청구할 수 있는 자로 열거해두고 있음에 반해, 독일은 가정법원의 주도 하에 아동청이 실무적 관점에서 일부 연계되고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서 검사의 민법 제도 내 개입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독일은 아동청이라는 행정기관을 두어 「민법」상 친권과 미성년후견 제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아동학대로 인한 피해아동의 보호,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아동의 복지를 구현하고 지원을 하는 통합기관을 두고 있고, 일본 또한 최근 어린이기본법을 제정하면서 부수 법령과 함께 내각총리대신의 직속기관인 아동가정청을 신설함으로써 독일의 아동청과 같이 관련 부서와 연합하여 광범위하게 수행하고 총괄하도록 하는 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
특별법상 친권상실선고 내지 제한 등의 청구에 관하여 검사의 공익 의무를 강조하고 있어서 가정법원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독일 모델보다는 검사의 역할이 중심이 되는 일본 모델이 우리 실정에 더 부합할 것으로 보이나, 일본과 독일 법제 모두 적어도 미성년자의 복리와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익을 대표하는 국가기관의 역할이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점과 그와 같은 국가기관은 친권자가 미성년자녀의 복리를 해치는 상황에 개입하여 즉각적으로 대응해 주어야 한다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친권자가 자신의 미성년자녀에 대해 범한 아동학대범죄에서는 아동학대 신고 접수와 대응, 친권자로부터의 분리를 위한 친권제한 조치와 위탁보호와의 연결, 미성년후견인 선임 청구 및 그에 대한 감독까지의 전 과정을 국가기관이 조망하여 이를 부처간 협업을 통해 일관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의 공백을 방지하도록 하여야 하는 점은 우리나라의 관련 제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청 소속 검사에게만 인정되었던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이 2020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되면서 공수처 소속 검사에게도 인정되었고,39) 2020년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의 개정으로 검찰 수사권의 범위가 제한되고, 검사와 사법경찰의 관계가 상호 협력으로 변경되면서 검사의 사법경찰에 대한 일반적 수사지휘권이 폐지되었으며, 경찰이 수사한 결과 기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불송치할 수 있는 등 경찰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이 인정되었다. 경찰의 수사종결처분에 따라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역할이 달라지면서 검사는 수사의 주재자로서의 지위를 잃고, 경찰수사의 감독자로 지위가 축소되었다.40)
「정부조직법」(법률 제21491호, 2026. 10. 2. 시행) 개정으로 공소청(제35조 제2항·제3항)과 중대범죄수사청(제37조 제9항·제10항)이 도입되어, 2026년 10월 2일부터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바뀌고, 검사의 주요 업무는 공소 업무가 된다. 정부가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하여 ‘보완수사관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하였다’고 함에 따라41) 이를 반영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제외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검사의 공익성이나 준사법적 기관이라는 지위가 변화하지 않으며,42) 수사의 주재자 및 경찰수사의 감독자 역할에 비하여 그 비중이 적었던 검사의 공익 대표자로서의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할 것이고, 검찰의 방향성 측면에서 이를 강화하고 실질화 할 필요가 있다.
현행 법제에서 검사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공익 대표로서 친권제한 청구와 미성년후견인의 선임 및 업무 감독 관련 청구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에서의 활용도가 높지 않고 개입에 관한 지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며, 그 대상도 아동학대 범죄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국한되고 있다. 검사의 공익 대표로서의 역할 확대에 대해 검찰권 확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는 형사소추권의 확대가 아니라 국가후견사상에 근거하여 이미 민법과 아동학대처벌법 등이 인정하는 검사의 미성년자 내지 가정에 관한 보호 기능을 실질화 하는 것이고, 공익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국면이 다른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수사 및 공소제기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피해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의무를 부담하는 것도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역할에 기인한 것인바,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검사의 역할도 같은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43)
아동학대 범죄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서는 검사가 수사 협력 및 공소제기 과정에서 이미 피해아동과 가해 친권자에 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보호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기반으로 민사적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구함으로써 제도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검사가 형사처벌과 민사적 친권제한·후견인 선임을 연계하는 허브 기관으로 기능함으로써 미성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보호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하에서는 검사가 어떠한 지점에서 그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항목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현행 민법과 특별법에서는 친권상실이나 친권의 일시 정지·일부 제한을 청구할 수 있는 자로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가정에서 발생하는 친권자와 미성년자녀라는 신분관계의 특성상 자녀 스스로 청구하거나 친족이 청구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담당 행정 부서의 인식과 의지의 적극성에 따라 청구 여부가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검사가 사건을 직접 인지하여 친권제한에 관한 청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아동보호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부터 친권제한 청구 의뢰를 받았을 때에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사건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가정법원에 청구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현행 법령상 검사가 미성년후견인의 선임 청구와 사후 감독의 일부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검사가 지방자치단체 및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기적인 피후견아동의 상태 보고서를 제공받아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여 미성년후견인이 아동의 재산을 탕진하거나 학대를 저지르는 정황이 발견될 경우 민법 제940조에 따라 미성년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의 후견 직무에 관한 법률」 제3조에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는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인 고아에 대하여는 그 보호시설의 장이 후견인이 되고(제1항),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가 설치·운영하는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인 고아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보호시설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이 후견인을 지정하도록(제2항)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신문기사에 따르면 제천 소재 보육원의 장이 보호아동에 대한 학대로 물의를 일으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적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다시 보육원의 장으로 돌아온 사건이 있었다고 하는데,44) 이에 비추어 볼 때, 보호시설의 장이 곧바로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의 후견인이 되도록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문제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후견 직무의 감독이 필요한 지점이 존재하므로, 해당 법률에서 검사의 역할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의 후견 직무에 관한 법률」에 민법 제940조와 같은 검사의 청구에 의한 후견인 변경 청구권을 신설하여, 보호시설의 장에게 후견 직무를 계속 맡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검사가 피후견인의 복리를 위하여 가정법원에 후견인 변경을 청구할 수 있도록 명시적 규정을 두는 방안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처벌법」 제9조 제1항은 검사에게 아동학대범죄를 저지른 친권자에 대한 친권상실 선고의 심판을 법원에 청구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검사가 단순한 형사소추권자를 넘어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민사적 절차에서도 능동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아동학대 사건의 처리 흐름은 형사절차(검찰·경찰)와 가사·복지절차(가정법원·지자체·아동보호전문기관)가 제도적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그 결과, 검사가 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하거나 기소하더라도 피해아동의 친권은 즉시 정지되지 않는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임시조치나 동행보호 등 단기적 응급조치가 내려지는 데 그칠 뿐이며, 그 기간이 만료되면 학대 가해자인 부모가 다시 친권을 주장하며 아이를 인계해 갈 법적 권리를 여전히 보유하게 된다. 형사 구속이라는 강력한 국가 개입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피해아동의 신변과 양육 환경은 법적 보호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는 피해아동으로 하여금 학대의 위협이 가시지 않은 환경으로 되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아동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제도적 공백이 존재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기소 및 형사 공판을 관장하면서 동시에 가사소송법상 친권 제한 및 후견인 선임 청구가 이루어지도록 연계하는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검사의 청구 → 법원의 판결 → 지방자치단체나 아동보호기관의 행정 지원이 단절 없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즉, 법원이 친권의 제한과 친권자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후견인 선임을 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피해아동이 법적 보호자 부재로 인해 겪는 불안 상태와 신변 위험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검사, 지방자치단체와 아동보호기관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제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아동학대처벌법」에서 사법경찰관리 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피해아동 등에 대한 응급조치를 인계받거나 검사의 직권으로 각각의 경우에 임시조치를 법원에 청구하는 단계나 친권자의 자신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아동학대 범죄를 기소하는 단계에서도 친권 제한·상실 및 후견인 선임 청구 여부에 관하여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동시에 관할 지방자치단체 및 아동보호전담기관에 기소 사실이 자동으로 통보되는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는 친권자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 전이라도 피해아동에 대한 임시조치, 법률 조력 등을 이행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에서 검사는 공소 제기 과정에서 부모의 학대 고의성, 재범 위험성, 양육 환경의 열악함을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관이고, 형사 기소를 위해 수집·분석한 증거와 정보는 친권 상실 및 후견인 선임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검사는 법원과 지방자치단체나 아동보호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아동복지법」은 2025. 11. 11. 법률 제21108호로 일부개정을 하면서 아동권리보장원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하여 기관명칭을 ‘아동권리보장원’에서 ‘국가아동권리보장원’으로 변경하고,45) 그 업무 범위를 확대하여 후견인 선임 등에 대한 법률상담의 지원을 하도록 하기도 하였다.46) 앞서 독일의 아동청이나 일본의 아동가정청과 같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증진하고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며 양육을 지원하는 등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우리나라의 현행법 체계내에서는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현재에도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보호전문기관·학대피해아동쉼터 직원 및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직무교육, 아동학대예방 관련 교육과 가정위탁사업 활성화 등을 위한 지원을 업무로 하고 있고, 개정을 통해 미성년후견인제도와의 연결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검사는 국가아동권리보장원과의 협업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여 미성년후견인의 업무 및 양육위탁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에 관하여 공동으로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친권 제한의 결과로 학대행위자인 부모와 피해아동이 분리되거나 친권 행사의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이 야기될 수 있어 피해아동이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고, 피해아동이 분리되었던 부모에게 복귀하는 시기의 결정과 복귀과정에 대해서도 감시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데, 현행법 상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유기적인 절차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검사와 국가아동권리보장원 간의 업무 협력은 친권자로부터 미성년자녀를 보호하고 적절한 양육을 제공하기 위하여 시설, 친척, 위탁가정 중 어떠한 장소를 활용할 것인지 검토하고, 피해아동에게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분리되는 장소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리 후에는 미성년자가 환경에의 적응이 수월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을 주축으로 지역사회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보호가 요구될 것이다.
Ⅵ. 결론
우리나라의 현행 법체계에서 미성년자의 복리를 보장하기 위해 「민법」에서는 검사에게 친권의 제한과 미성년 후견 제도 등에서 공익의 대표자로서 가정법원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고 있고, 특별법 차원에서도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청소년성보호법」 등에서 아동학대범죄 또는 성범죄의 가해자가 친권자나 후견인인 경우 검사로 하여금 친권상실 선고 등을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아동학대처벌법」은 2024년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살해 미수범에 대해서도 검사의 친권상실 청구 의무를 명시하는 등 그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비교법적 검토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일본은 친권제한 청구권자로 검사를 명시하면서도 아동가정청을 내각총리대신 직속 독립기관으로 신설하여 아동보호 정책의 통합적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하였고, 독일은 아동청을 중심으로 친권 제한과 관청후견인으로서의 역할을 비롯하여 아동의 보호에 이르기까지 일원적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양국의 법제는 미성년자의 복리 보호는 어느 한 기관의 단속적 개입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려우며, 공익을 대표하는 국가기관이 친권제한의 개시부터 후견인 선임 및 사후 감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일관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함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제도적 공백, 즉 형사절차와 가사·복지절차가 제도적으로 이원화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회색지대의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과 관련하여 검사의 공익 대표로서의 역할과 연결점이 있다.47)
검사의 공익 대표자로서의 역할은 검찰청법 제4조 제3항의 직무 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바,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과 아동 관계 특별법령에서 검사에게 부여된 친권제한 청구권 및 후견인 선임 청구권은 검사의 직무 중 ‘다른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것이자 인권 보호 직무의 실질적 내용이다. 미성년자의 경우 스스로의 힘으로 학대 친권자로부터 법적으로 분리되거나 후견인 선임을 청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후견이 필요한 집단이므로,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형사·민사·가사의 경계를 넘어 미성년자의 복리를 보호하는 것은 아동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적극적인 운용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