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제정 당시부터 종교의 자유와 국교 금지 그리고 정교분리의 원칙을 명문화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치 권력의 부당한 압력이나 물질적 회유 등으로 인해 종교의 자유라는 본질적 가치가 침해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목사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처벌 논란은 종교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두 가치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되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예배 중 목사의 설교 내용을 문제 삼아 강도 높은 강제 수사를 진행하고, 실형 가능성을 전제로 한 구속 재판까지 이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과거 나치 독일이 정권에 비판적인 성직자들의 입을 막기 위해 악용했던 형법 제130a조, 이른바 ‘강단 조항(Kanzelparagraph)’의 어두운 역사를 연상시킨다. 당시 이 조항은 성직자의 직무상 발언을 ‘공공 안녕’이라는 모호한 잣대로 규제하며 종교를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킨 대표적인 악법으로 평가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역사적 과오를 성찰하며 성직자의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1조를 근거로 종교적 메시지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으며, 현대 독일 또한 과거의 강단 조항을 폐지하여 성직자의 정치적 발언을 형사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사상의 자유 시장을 존중하고 있다. 대만 역시 1990년대 민주화 이후 종교 지도자의 정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민주주의의 외연을 확장해 가고 있다1).
반면, 우리나라는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을 통해 ‘종교적 기관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 시 인신 구속을 포함한 강력한 형사 처벌을 가하고 있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 가치를 우선시하며 해당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직무행위 이용 선거운동’이라는 불확정 개념은 국가가 종교의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할 여지를 남겼으며, 결과적으로 성직자의 영적 지도 행위를 위축시키고 종교 단체의 자율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이에 본고는 예배 중 설교에 정치적 내용이 포함된 경우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하여 한국과 미국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민주주의 흐름과 종교의 자유 보장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한국의 공직선거법과 미국의 존슨 수정안
한국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은 ‘누구든지 종교적 기관 등의 조직 내에서 그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구성원에게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제255조 제1항 제9호에 의거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법당국과 헌법재판소의 판단 기준에 따르면, 교회 담임목사가 예배 중 설교나 대담을 통해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해 언급하는 행위는 본 규정의 위반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즉, 목사라는 ‘주체’가 교회라는 ‘종교 조직’ 내에서 예배라는 ‘직무상 행위’를 수단으로 삼아, 신도라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지지·반대의 의사를 표명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2021헌바233 사건에서는 담임목사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배 중 신도들에게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행위가 문제가 되어 공소제기되었다. 2023헌바239 사건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담임목사가 소예배실에서 예배 중 신도들에게 특정 후보자를 비난하는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공소제기되었다. 이처럼 예배 중 설교에 정치적 표현이 담겨 있는 사안으로 형사 처벌의 위험에 처한 목사들이 상당하다2).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 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 당시 공직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투표를 독려했던 사례들은 민주적 선거 운영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1950년 제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개정된 국회의원선거법 제36조는 공무원 및 각급 선거위원회 위원의 선거운동 관여를 엄격히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였다. 이는 관권 선거와 행정력의 선거 개입을 차단해야만 실질적인 민주 선거가 가능하다는 의지의 산물이었으며, 훗날 4.19 혁명을 거쳐 헌법 차원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규정되는 역사적 시발점이 되었다.
1960년대 초반, 4.19 혁명과 5.16 군사정변이라는 정치적 격변기를 지나며 선거 문화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되었다. 1963년 1월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개정한 국회의원선거법 제64조는 학생,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학교·사회·씨족·종교 등 제반 단체 내의 ‘특수관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하였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보다 집단의 논리가 지배했던 전근대적 선거 문화를 타파하고, 구성원이 상급자나 조직의 영향력에 의해 집단적으로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 시기부터 선거공영제가 본격화되면서 선거의 ‘자유’보다는 ‘공정’에 무게중심이 이동하였고, 이에 따라 예배 중 정치적 발언이 포함된 목사의 설교 역시 ‘종교적 단체의 특수관계 이용’으로 간주되어 법적 규제 대상에 포함되었다.
1994년 3월 16일 김영삼 정부는 ‘돈은 묶고 입은 풀자’는 강력한 개혁 의지를 바탕으로 기존의 개별 선거법들을 통합한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 (이하, 통합선거법)을 제정하였다. 1992년의 극심했던 금권 선거에 대한 반성으로 탄생한 통합선거법은 고비용 정치 구조를 혁파하는데 기여했으나, 규제 방식에 있어서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때부터 일반 국민의 선거운동 참여는 일부 허용한 반면, 제85조의 ‘지위 이용 선거운동 금지’를 유지하고 제87조의 ‘단체 이용 선거운동 금지’를 신설함으로써 종교 단체 및 종교 지도자의 선거 관여에 대해서는 사실상 전면적인 규제 체계를 확립하였다. 그 결과, 예배 중 정치적 발언을 포함하는 설교는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되는 행위로 굳어지게 되었다.
미국 연방세법(Internal Revenue Code) Title 26 U.S.C. § 501(c)(3)은 종교·자선·교육·과학적 목적 등을 가진 단체에 면세 혜택을 부여한다. 면세 자격을 유지하고자 하는 모든 501(c)(3) 단체는 ⒜ 사적 이익 금지3) (Private Inurement Prohibition) ⒝ 입법 영향 활동의 제한4) (lobbying restrictions) ⒞ 정치 캠페인 참여·개입의 전면 금지 (Johnson Amendment) 등 법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이 중 마지막 ⒞ “...and which does not participate in, or intervene in (including the publishing or distributing of statements), any political campaign on behalf of (or in opposition to) any candidate for public office.”, “...또한 공직 후보자를 위하여(또는 그에 반대하여) 어떠한 정치 캠페인에도 참여하거나 개입(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배포하는 행위 등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를 존슨 수정안이라 한다.
미국 국세청(IRS)은 단체의 행위가 ‘정치 캠페인 참여·개입’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제반 상황 원칙(Facts and Circumstances Test)’을 적용한다. ① 참여 또는 개입의 범위 : 단순한 기부금 전달뿐만 아니라 단체의 사무실 대여, 명부(Mailing List) 제공, 유급 직원의 선거운동 투입 등 유무형의 자산 활용을 모두 포함한다. ② 성명의 발행 및 배포 : 기관지, 설교, 웹사이트, SNS 등을 통해 특정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거나 지지를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특히 ‘이슈 교육’을 빙자하여 특정 후보의 입장과 연결 짓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③ 찬성 또는 반대의 명확성 :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Endorsement)뿐만 아니라, 특정 후보의 자질을 비난하거나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부정적 캠페인(Opposition) 역시 엄격히 금지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IRS는 두 단계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면세 자격 박탈 (Revocation of Tax-Exempt Status) 가장 치명적인 제재로, 해당 단체는 더 이상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줄 수 없게 되어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된다. 특별소비세 부과 (Excise Taxes) 정치적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단체에 부과하고, 이를 승인한 관리자(목사, 이사장 등)에게도 개인적인 세금을 부과하여 책임을 묻는다.
존슨 수정안의 탄생은 공익적 목적보다는 당시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1954년 당시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였던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5))은 자신의 재선 가도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텍사스의 보수적인 비영리 재단들이 그를 ‘공산주의에 온건하다’고 비판하며 상대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에 존슨은 비영리 단체가 면세 혜택을 받으면서 동시에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해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상원 본회의에서 별다른 토론이나 위원회 심의 없이 연방세법 개정안에 이 조항을 슬쩍 끼워 넣었으며, 이것이 가결되면서 오늘날의 존슨 수정안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은 모두 종교 지도자가 설교 등 직무 수행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한국의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과 미국의 연방세법 제501(c)(3)에 포함된 이른바 존슨 수정안은 표현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작동한다. 두 제도의 법적 성격, 제재 수단, 규제 목적 및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큰 차이가 있다. ① 규제의 법적 근거와 성격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의 규제는 형사법적 규제의 성격이 강하다. 국가가 민주적 절차인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종교 조직 내의 특수관계나 영향력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범죄화하여 직접 통제하는 방식이다. 반면, 미국의 존슨 수정안은 조세법적 규제에 기반한다. 이는 국가의 재정적 혜택, 즉 면세 지위를 부여받는 공익 단체가 준수해야 할 조건부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즉,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대가로 세금을 면제해 주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이며, 이를 위반할 시 혜택을 환수하는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 성격이 짙다. ② 위반 시 발생하는 제재의 대상과 수위가 다르다. 한국은 인적 처벌에 초점을 맞춘다. 위반 행위를 주도한 목사 등 종교 지도자 개인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이라는 형사 처벌을 부과함으로써 인신 구속이라는 강력한 물리적 제재를 가한다. 이와 달리 미국은 단체 및 경제적 제재를 중심으로 한다. 위반 시 해당 교회의 면세 자격을 박탈하며, 이로 인해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불가능해짐으로써 종교 단체의 재정적 기반에 타격을 주는 방식을 취한다. 부수적으로 관리 책임이 있는 개인에게 징벌적 성격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기도 하지만 주된 타격점은 단체의 경제적 이익이다. ③ 규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의 지향점이 상이하다. 한국은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수단 가치에 매몰되어, 종교 지도자의 종교적 영향력이 신도들의 자유로운 투표 의사를 왜곡한다는 전제 하에 선거 질서를 수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반면 미국은 ‘정치와 자본의 분리’라는 경제적 정당성에 기반한다. 면세 혜택을 받는 공익 자금이 특정 후보의 선거 자금으로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가의 재정 지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단체에만 집중되도록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조세 형평성을 꾀하는 데 초점이 있다. ④ 마지막으로 두 제도는 형성된 역사적 배경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의 경우, 1963년 1월과 2월 입법·사법·행정의 3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국가재건최고회의가 국회의원선거법과 대통령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종교적 단체 내 특수관계 이용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신설하였다. 형식적으로 근대적 선거 문화 확립과 ‘구악 일소’라는 혁명 과업을 내세워, 사적 인연에 의한 투표 방지와 민주주의 원칙 준수를 강조를 표면적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야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던 씨족·종교·지역 단체 등의 개입을 법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기존 정치 세력의 영향력을 무력화하고 신생 여당에 유리한 지형을 조성하고자 하는 배경이 있었다. 1963년 10월과 11월에 치러진 제5대 대선과 제6대 총선에서 박정희 후보와 민주공화당이 승리하는 결정적 토대가 되었다. 한편, 미국의 존슨 수정안은 1954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존슨이 자신의 선거를 방해하던 비영리 재단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도입한 제도이다.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거대 담론보다는 특정 정치인의 정치 공학적 필요에 의해 출발했다는 역사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III. 한국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과 미국 국세청의 합의문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 종교단체 내 직무이용 선거운동 금지 조항과 처벌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하였다. 한편 종교의 자유는 보호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문제점은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6).
종교단체는 공통의 신념을 바탕으로 밀접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특성이 있으며, 이러한 영향력이 종교적 지도력과 결합하여 특정 후보에 대한 맹목적 지지·반대로 이어질 경우 선거의 과열 및 기회균등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조항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정당한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정교분리 원칙과 왜곡된 의사 형성 방지 :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정치와 종교의 부당한 결합을 방지해야 하며, 특히 성직자나 단체 간부의 강력한 정신적·사회적 영향력이 신도의 정치적 의사 형성 단계를 왜곡할 위험이 크므로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규제 범위의 한정 : 해당 조항은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경우로 국한되며, 단순한 친분 관계에 기초한 선거운동이나 의례적인 인사, 단순한 의견 개진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적인 종교 활동이나 친교 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키지 않으므로 최소침해성 원칙에 부합한다.
2024년 8월 28일 전미 종교 방송협회(National Religious Broadcasters, 이하 ‘NRB’)는 연방 국세청(IRS)을 상대로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United States District Court for the Eastern District of Texas)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본 소송에서 NRB 측은 이른바 ‘존슨 수정법이 연방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종교 실행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며, 나아가 연방 종교의 자유 회복법(RFRA)에도 위배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약 1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양 당사자는 원만한 사건 해결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였고, 이에 따라 2025년 7월 7일 양측의 합의 내용을 담은 정식 합의문이 담당 재판부에 제출되었다7). 현재 법원의 최종 검토 단계에 있으며, 재판부의 승인(Consent Judgement)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법원이 제출된 합의문의 법적 타당성을 검토하여 최종 승인하게 되면, 본 소송은 공식적으로 종결될 예정이고, NRB와 국세청(IRS) 양측은 합의된 조건에 따라 관련 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법원의 절차에 따라 최종 승인 시점은 유동적일 수 있으나, 양측의 합의가 완료된 만큼 머지않아 법원의 승인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승인이 완료되면 합의의 법적 효력은 직접 당사자들에게 우선 적용되지만, 선례 구속의 원칙상 향후 미국 내 전 교계에 지침이 되는 중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6항. 존슨 수정안의 텍스트는 특정 세금 면제 단체가 ‘공직 후보자를 대신하여 (또는 반대하여) 정치 캠페인에 참여(participate in)하거나 개입(intervene in)하는 경우’ §501(c)(3) 지위를 잃게 할 수 있다. 26 U.S.C. §501(c)(3).
제7항. 종교 시설이 선의(in good faith)로 종교 예배와 관련된 신앙 문제에 대해 통상적인 소통 경로(its customary channels of communication)를 통해 신도들에게 종교적 신앙의 관점에서 본 선거 정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는 일반적인 의미의 정치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 캠페인’에 ‘참여 (participate[s])’한다는 것은 캠페인의 ‘참여하여 활동하는 것 (to take part)’을 의미하고, ‘개입 (intervene[s])’한다는 것은 캠페인의 ‘결과나 진행 과정에 간섭하는 것 (to interfere with the outcome or course)’을 의미한다8). 예배당 내부에서 예배당과 신도들 간에 종교 예배와 관련하여 이루어지는 진정한 의사소통은, 후보자에 대한 가족 간의 논의 (family discussion concerning candidates)와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한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예배당이 통상적인 의사소통 경로 (its usual channels of communication)를 통해 신도들에게 종교 예배와 관련하여 신앙 문제에 대해 전달하는 내용은, 올바르게 해석한다면 존슨 수정안에 위배되지 않는다.
제8항. 존슨 수정안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IRS가 실제로 존슨 수정안을 다루는 방식과 일치한다. 원고 측의 수정된 소장에 명시된 바와 같이, IRS는 일반적으로 예배 맥락에서 선거 정치에 관한 발언과 관련하여 종교 시설에 대해 존슨 수정안을 적용하지 않았다. 참조 ECF 20 30-42쪽 행정명령 13798호 (2017년 5월 9일) (“재무부 장관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재무부가 어떠한 종교 시설에 대해서도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는 해당 단체가 종교적 관점에서 도덕적 또는 정치적 문제(moral or political issues from a religious perspective)에 대해 발언했거나 발언한 적이 있다는 이유에 근거한 것이며, 이와 유사한 성격의 발언은 법에 따라 재무부가 공직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정치 캠페인에 참여 또는 개입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not ordinarily been treated ) 경우에 해당한다.”).
제9항. 헌법적 회피 원칙(The doctrine of constitutional avoidance)은 존슨 수정안이 종교 시설에서 신도들에게 종교 예배와 관련하여 통상적인 소통 경로( its usual channels of communication)를 통해 전달하는 신앙 관련 사항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참조, Edward J. DeBartolo Corp. v. Fla. Gulf Coast Bldg. & Constr. Trades Council, 485 U.S. 568, 575 (1988). (“법률에 대한 다른 해석이 심각한 헌법적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 법원은 그러한 해석이 의회의 의도에 명백히 반하지 않는 한 그러한 문제를 피하도록 법률을 해석할 것이다.”) 많은 종교 시설에서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는 것은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해 신도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안내하는 것을 포함하며, 여기에는 선거 정치에 내재된 선택(the choices inherent in electoral politics)에 대한 신앙의 영향에 대한 지침도 포함된다. 존슨 수정안을 이러한 의사소통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의 종교 설립 금지 조항(the First Amendment’s Establishment Clause)과 심각한 충돌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한 광범위한 해석(That broad interpretation)은 선거 정치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종교를 그렇게 하는 종교보다 더 우대(more favorably than)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이는 관습적인 예배 및 종교적 의사소통 채널(customary channels of worship and religious communication.)을 통해 신도들에게 하는 발언을 근거로 특정 종교를 다른 종교보다 우대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참조, Catholic Charities Bureau, Inc. v. Wisconsin Labor & Indus. Rev. Comm’n, 145 S. Ct. 1583, 1591 (2025). (“헌법 제1조의 종교 설립 금지 조항에 대한 가장 명확한 명령은 정부가 특정 종교 교파를 다른 종교 교파보다 ‘공식적으로 선호(officially prefer)’할 수 없다는 것이다.” (Larson v. Valente, 456 U.S. 228, 246 (1982) 인용).
제10항. 이러한 이유로 존슨 수정안은 종교 시설이 통상적인 소통 경로(its customary channels of communication)를 통해 종교 예배와 관련하여 신도들에게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선거 정치에 관한 발언(speech by a house of worship, concerning electoral politics)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제15항. 제안된 합의 판결(The proposed consent judgment)은 “위헌, 불법,…공공 정책에 반하거나 불합리하지 않다.” United States v. City of Miami, 614 F.2d 1322, 1333 (5th Cir. 1980) (제안된 합의 판결은 유효성 추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인정). 실제로, 제안된 합의 판결은 존슨 수정안에 대한 최선의 해석에 근거하고 있으며, 헌법 원칙(constitutional principles)을 존중하므로 매우 합리적이며 공익 증진에 부합한다. 참조, 행정 명령 13798, 82 Fed. Reg. 21675 (2017년 5월 4일) (“건국자들은 종교적 목소리와 견해가 활기찬 공공 영역(a vibrant public square)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종교인과 종교 기관이 연방 정부의 차별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without fear of discrimination or retaliation by the Federal Government) 자유롭게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국가를 구상했다.”)
우선, ‘통상적인 소통 경로(Usual Channels of Communication)’의 범위에 대하여 향후 문제될 소지가 있다. 합의안은 예배와 관련된 통상적인 경로를 통한 소통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주일 설교를 넘어 교단 뉴스레터, 공식 SNS, 단체 문자 메시지 등이 어디까지 ‘통상적’ 범위에 포함될 것인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특히 유튜브 생중계처럼 외부인에게 노출되는 설교에서 특정 후보를 언급할 경우, 이를 순수한 ‘내부적 소통’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부와 종교 단체 간의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나아가 ‘참여·개입’과 ‘신앙적 관점의 가르침’의 경계에 대하여 다툼이 생길수 있다. 합의안은 정치 캠페인에 대한 ‘참여’와 ‘개입’을 가족 간의 논의 수준으로 매우 좁게 해석하여 종교적 렌즈를 통한 정치적 가르침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신앙적 가치에 부합한다”는 가이드라인 제시와 직접적인 “이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권고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며, IRS가 이를 세금 면제 박탈 사유로 간주할 때 종교 단체가 이를 ‘신앙 교육’이라 주장하며 맞서는 성격 규정 논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합의안의 핵심적 근거는 존슨 수정안에 대한 집행의 실효성 및 IRS의 재량권에 있다. 합의안은 그간 IRS가 종교 시설의 정치적 발언에 관대했던 관행과 행정명령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향후 정권 교체나 정책 변화에 따라 IRS의 집행 의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이다. 향후 합의안이 확정된 판결로서 정부의 행정 집행력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선례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개별 사안마다 새로운 법적 공방을 벌여야 하는 불완전한 보호막에 그칠지가 중요한 법적 다툼의 지점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문제되고 있는 ‘목사가 예배당 안에서 하는 설교에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에는 통상적인 소통 경로에 따른 종교행위로 정치 캠페인에 해당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공직선거법과 관련해서 검토해 보면, 제85조 제3항 ‘종교 단체 내 직무행위 이용 선거운동’ 중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규정된 ‘선거운동’ 개념은 1958년 제정 당시부터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1925년 ‘보통선거법’과 ‘치안유지법’의 통제 기제를 계승하여 유권자와 후보자의 입을 막고 처벌하기 위한 행정적 도구로 탄생하였다.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법률로 정의하고 있어 형식적 죄형법정주의의 외관을 갖추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이 가벌적 선거운동이고 무엇이 허용되는 단순한 의견개진인지 구분할 수 없는 모호성을 지니고 있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을 결여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목적성’, ‘능동성’, ‘계획성’ 등의 기준을 제시하며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강변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법 적용자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일상적인 정치적 표현조차 ‘불법 선거운동’의 그물망에 걸려드는 ‘냉각 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대법원이 선거일과의 시간적 근접성을 결정적 잣대로 삼아 ‘달력의 날짜’에 의해 죄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현실은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통상적 활동과 선거운동 사이의 경계를 더욱 불분명하게 만든다. 이러한 역사적 폐습과 규제의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거운동의 개념을 엄격하고 좁게 해석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합의문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합의문은 종교 시설이 통상적인 소통 경로를 통해 신앙의 관점에서 선거 정치를 언급하는 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참여’나 ‘개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참조해 선거운동을 해석하면, 목사가 예배 중 설교를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의사를 밝히는 행위는 종교적 신념에 기반한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통상적인 종교 활동’의 범위에 포함될 뿐, 그 자체로 능동적·계획적인 ‘선거운동’이라 할 수 없다. 특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예배 시간에, 같은 신도를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의 설교를 반복하는 행위는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기 위한 외부 지향적 선거운동이라기보다는, 신앙 공동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수행되는 교리적·윤리적 가르침의 전파라는 본연의 종교적 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목사가 신도에게 투표 매수와 같은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를 요구하거나 이를 거부할 때 영적 저주를 내리는 등의 극단적인 예외 상황이 없는 한, 신앙의 렌즈로 세상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설교는 그 반복성과 장소의 고유성을 고려할 때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러한 해석이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에 부합한다.
Ⅵ. 종교의 자유 관점에서 살펴본 규제의 헌법적 문제
존슨 수정안의 합헌성을 지지하는 찬성론자들은 본 규정이 특정 종교를 차별하지 않고 모든 501(c)(3) 단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을 수호하는 장치라고 역설한다. 종교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볼 때, 본 규정은 교회가 낙태, 동성 결혼, 이민 등 현대 사회의 민감한 종교적·윤리적 쟁점에 대해 고유의 교리적 입장을 견지하고 이를 자유롭게 전파할 권리를 제한하지 않으며, 단지 종교 공동체가 세속적인 당파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세금 감면의 본질이 종교적 실천을 보조하는 데 있음을 상기한다면, 존슨 수정안은 ‘성스러운 영역’과 ‘세속적인 정치 영역’ 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설정함으로써 외부의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종교의 영성적 자율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분리는 서로 다른 신앙 전통을 가진 시민들이나 무종교인들이 자신들의 헌금과 기부금이 의도치 않게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적 자금으로 치환되지 않도록 보장하며, 국가가 특정 종교 단체의 당파적 행위를 재정적으로 보증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정교유착의 위험을 차단하여 진정한 의미의 종교적 자유와 국가의 중립성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존슨 수정안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성직자로서의 종교적 의무이자 양심의 발로라고 믿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제약을 가함으로써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종교 자유의 행사(Free Exercise)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 가령 성직자가 특정 후보의 가치관을 교리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신도들에게 ‘죄’라고 가르치는 행위는 단순한 정치적 견해 표명을 넘어선 종교적 신념의 실천이라 할 수 있으며, 국가가 이를 억제하는 것은 종교적 발언의 고유한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다10). 이러한 규제가 순수하게 정치적인 사안에만 국한된다는 주장은 정부가 무엇이 종교적이고 무엇이 세속적인지를 임의로 규정하고 종교 단체의 발언을 감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정교분리의 원칙을 위반하는 ‘부당한 얽힘’을 야기한다. 나아가 이 규정이 모든 비영리 단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중립적인 세속 규칙이라는 논리는 종교 기관이 일반 단체와 달리 ‘종교의 자유 회복법 (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 이하 RFRA)’에 의해 한층 강화된 법적 보호를 받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RFRA의 엄격한 심사 기준에 따르면 종교적 행위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법률은 반드시 ‘압도적인 정부 이익’을 증명해야 하며, 그 수단 또한 종교의 자유를 최소한으로 침해하는 가장 좁고 정밀한 방식이어야 한다. 따라서 성직자의 설교권과 종교적 가르침을 면세 혜택 박탈이라는 위협으로 억제하는 존슨 수정안은 이러한 헌법적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종교의 고유한 자율성을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종교단체의 정치적 견해 표명과 관련한 법적 제한은 수정헌법 제1조의 국교 금지 조항(Establishment Clause)과 종교 자유 행사 조항(Free Exercise Clause)이라는 두 가지 핵심 원칙 사이에서 첨예한 헌법적 쟁점을 형성하고 있다. 우선 국교 금지 조항의 관점에서 위헌·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현행 규제가 종교기관으로 하여금 정치적 중립을 강제함으로써 오히려 국가가 종교적 공동체의 내부 교리나 도덕적 메시지 전달 과정에 부당하게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합헌·존속을 주장하는 측은 세제 혜택을 받는 종교단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경우 종교가 특정 정당의 도구로 전락하여 교회와 국가의 분리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한편, 종교 자유 행사 조항과 관련하여 목사의 설교는 종교적 직무의 본질적 영역에 해당하며 정치적 후보에 대한 도덕적·윤리적 평가는 이러한 직무 수행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세금 면제 자격 유지라는 경제적 불이익을 담보로 특정 내용의 설교를 제한하는 것은 종교인에게 ‘강제적 침묵’을 강요하는 행위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 자유의 실질적 행위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존슨 수정안은 본래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분리의 벽’을 오히려 국가가 종교 내부의 교리적·도덕적 메시지 영역으로 침범하여 검열하는 도구로 오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이는 정부가 종교기관의 내적 자율성을 훼손하고 종교적 양심에 따른 발언을 억압하는 결과를 낳는바, 결론적으로 존슨 수정안은 헌법상 보장된 종교 조항의 본질적 가치를 위반하는 위헌적 조치라 할 수 있다11).
위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은 “종교단체 내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제한이 종교적 신념, 의식, 교육,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직접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특정 행위만을 규제한다는 점을 근거로 종교의 자유 침해 여부를 별도로 심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법률 조항이 종교의 자유를 ‘직접’ 규제하는 경우에만 기본권 침해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 제한’ 역시 기본권 보호 범위에 포함해온 기존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들과 비교할 때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다. 단적인 예로, 헌법재판소 2024. 6. 27. 2021헌바178 결정을 들 수 있다. 해당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 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 집합 제한 및 금지 조항12)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하였다13). 감염병 예방법은 특정 종교를 겨냥한 것이 아닌 보건 안전이라는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중립적 법률로서, 종교의 자유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간접 규제’의 형태를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종교의 자유 침해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판하였다14). 따라서 선거운동 제한 조항이 종교적 행위의 본질을 직접 규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종교의 자유 침해 심사 자체를 배제한 것은, 중립적 법률에 의한 간접적 제한에 대해서도 엄격한 헌법적 심사를 진행해 온 종전의 태도와 배치되는 모순적 판단이라 할 수 있다.
미국 판례상 종교의 자유에 대한 규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15). 첫째는 종교적 행위 그 자체를 직접적인 규제 대상으로 삼는 ‘직접 규제’이며16), 둘째는 중립적이고 일반적인 법률의 적용 결과로서 종교적 행위가 부수적으로 제한되는 ‘간접 규제’이다17). 이러한 구분은 위헌 심사의 기준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실익을 갖는다. 원칙적으로 직접 규제에 대해서는 엄격 심사(Strict Scrutiny)를 적용하고, 간접 규제에 대해서는 합리성 심사(Rational Basis Review)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간접 규제라 할지라도 그 위반에 대해 형사 처벌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엄격 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본 사안의 규율 대상을 분석해 보면, 법문상 ‘종교단체 지도자’와 ‘그의 직무 행위’를 명시적으로 특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Church of the Lukumi Babalu Aye, Inc. v. City of Hialeah 판례18)의 취지와 같이 특정 종교 또는 종교 행위를 목표(targeting)한 직접 규제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세속적 단체와 구별하여 종교적 권위를 특별한 위험 요소로 상정하고 규제 대상으로 설정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본 규제는 설교나 신앙 표현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직무상 권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이라는 특정한 행태만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접 규제적 성격 또한 내포하고 있다. 즉, 형식적으로는 종교적 지위를 명시하여 직접 규제의 외형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지위 남용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간접 규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혼합형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설령 이를 간접 규제로 파악하더라도, 위반 시 형사 처벌이 부과되는 구조라면 판례의 법리에 따라 엄격 심사의 기준이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규율은 직접 규제와 간접 규제 중 어느 범주로 분류되느냐와 무관하게, 헌법적으로 가장 엄격한 정당화 요건을 요구받는 엄격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종교의 자유 관점에서 위헌 여부를 심사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판단 누락이자 오판이다. 기본권 경합의 측면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우선적으로 심사할 수도 있으나, 독일 기본법과 같이 법률유보 조항이 없는 종교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보다 더 강력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엄존하는바19),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사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오류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헌법 제20조 제2항이 규정하는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기인한다.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제한에 따른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며, 침해의 최소성 단계에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헌법은 정교분리 원칙을 규정하는바(제20조 제2항), 정치와 종교가 상호 간섭·개입하거나 이해관계로 결합할 경우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종교 고유의 기능이 저해될 우려가 크다. 종교단체 내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지 않으면 종교와 정치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와 같은 설명은 종교의 자유 그 자체를 심사하는 과정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당성 근거로 정교분리 원칙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논리적 모순을 내포한다. 더 나아가 정교분리 원칙을 기본권 제한의 근거로 해석하는 것은 해당 원칙의 헌법적 취지를 단단히 오해한 결과이다.
헌법 제20조의 정교분리 원칙은 미군정기 ‘교회와 국가의 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가 수용된 것으로서20), 본질적으로 국가가 특정 종교를 공인하거나 간섭하는 것을 차단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대국가적 방어막’이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주의적(注意的) 규정이다21). 정교분리는 국가의 종교 간섭 금지를 의미할 뿐 종교의 정치 참여 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22). 따라서 정교분리를 근거로 목사의 설교나 종교의 정치적 표현을 제한하는 것은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종교를 보호하려는 법 취지를 도리어 종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본말전도(本末顚倒)이며23), 이는 미국 수정 헌법 제1조가 지향하는 ‘분리의 벽’이 시민의 신앙과 양심을 국가 권력으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자유의 성벽이라는 헌법적 가치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24).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의 주요 공익으로 ‘종교단체 본연의 기능 보호 및 정교유착 방지’를 적시하였다. 그러나 종교적 행위의 자유가 인간의 양심과 정신적 가치에 직결되는 핵심적 기본권임을 고려할 때, 미국 판례상의 ‘엄격심사 기준’이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을 적용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보다 더욱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독일 기본법상 종교의 자유에 법률유보 조항이 없다는 점은 이러한 보호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소가 내세운 ‘부당한 이해관계 결합 방지’라는 명분은 종교적 가치관에 따른 정당한 ‘관여(Involvement)’와 부패한 상태인 ‘결탁(Collusion)’을 동일시하는 논리적 비약을 범하고 있다25). 민주사회에서 종교의 정치적 관여는 정당한 비판 기능이자 자유의 영역임에도26), 이를 잠재적 결탁으로 단정하여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특정 집단의 정치적 자유를 원천 봉쇄하는 역차별이자 국가의 정교분리 책임을 종교계에 전가하는 행위이다27). 결과적으로 실체가 불분명한 ‘결탁의 위험성’이라는 미미한 공익을 위해 개인의 인신 구속이라는 현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은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한 것이며, 이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미국 세법의 존슨 수정안이 세제 혜택을 매개로 종교단체의 정치적 중립을 유도하는 ‘혜택에 따른 조건부 제한’이라면28), 한국의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은 종교적 표현 행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강압적 규제’의 성격이 짙다. 정교분리의 본질이 국가로부터 종교의 자율성을 보호하는 데 있다면, 공직선거법 조항은 종교 보호가 아닌 국가에 의한 종교 통제의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① 양국의 법은 종교단체에 가하는 제한의 근거와 수단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 존슨 수정안의 핵심은 501(c)(3)규정에 따른 세금 감면(Tax-exempt)이라는 경제적 혜택이다. 즉, 국가로부터 유무형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일종의 계약적 관계를 상정한다. 반면, 한국 공직선거법 조항은 해당 종교단체가 세제 혜택을 향유하는지 혹은 그 혜택을 포기했는지와 무관하게, 설교라는 종교의 본질적 행위 자체를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혜택에 수반되는 책임의 범위를 넘어, 국가가 아무런 대가 없이 종교의 내적 영역에 개입하는 과잉 금지의 원칙 위배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② 법 집행의 목적과 결과가 종교의 ‘영성적 자율성’을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 존슨 수정안의 지지자들은 정치가 종교를 도구화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종교의 순수성을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조항은 종교 지도자가 교리에 입각해 낙태, 동성애, 사회 정의 등 시대적 현안을 언급하고 이를 특정 후보의 정책과 연결하는 순간, 이를 선거운동으로 간주하여 처벌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국가가 종교적 가치 판단의 적절성을 검열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국가 권력이 자의적으로 획정함으로써 종교의 내적 자율성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③ 법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가와 종교의 과도한 얽힘’ 문제가 발생한다29). 존슨 수정안은 주로 세무조사라는 행정적 절차를 통해 작동하지만, 공직선거법은 수사기관의 개입과 형사 재판을 전제로 한다. 특정 설교가 ‘직무행위 이용’인지 혹은 ‘정당한 종교 활동’인지를 판별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 선거관리위원회가 설교문을 분석하고 종교 지도자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은, 국가 권력이 종교적 언어의 맥락과 신학적 의미를 해석하는 심각한 정교 유착을 발생시킨다.
④ 결론적으로, 국교금지 및 정교분리 원칙의 위헌 심사 기준인 ‘레몬 테스트(Lemon Test30))’의 관점에서 볼 때, 종교 분리를 명분으로 내세운 공직선거법 조항이 오히려 국가 권력을 종교 내부로 가장 깊숙이 침투시키는 모순적 결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종교적 설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근본 취지에 비추어 명백한 위헌이다.
목사가 종교적·사회적 책무로서 후보자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것은 종교적 직무 수행의 정당한 일부이며, 이는 헌법상 두터운 보호를 받는 신앙의 자유에 해당한다31). 그럼에도 정교유착이라는 가공의 위험을 근거로 종교 단체의 정치적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종교적 행위를 정면으로 겨냥한 국가 권력의 과도한 개입이다. 막연한 결탁 방지라는 미미한 공익을 위해 종교인의 신념 실천을 형사 처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종교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교 내용에 대한 형사적 제재는 국가 안전이나 타인의 법익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국한되어야 마땅하다32).
Ⅴ.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살펴본 규제의 헌법적 문제
헌법상 가장 고도의 보호를 받는 ‘핵심 정치적 표현(core political speech)’인 공직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를 전면 금지하는 존슨 수정안은 수정헌법 제1조의 ‘엄격한 심사(Strict Scrutiny)’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위헌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정치적 표현 규제가 합헌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절박한 정부 이익’을 위해 ‘좁게 맞춤 설계’되어야 한다고 판시해 왔으나, 존슨 수정안은 표현의 수단이나 정도를 조절하는 대신 발언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포괄적 금지 방식을 취하고 있어 과잉 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 비록 과거 Regan v. Taxation with Representation of Washington 판결33)이 면세 혜택을 일종의 정부 보조금으로 간주하며 로비 제한을 합헌으로 보았으나, 최근 Trinity Lutheran Church of Columbia, Inc. v. Comer 판결34) 등은 정부 혜택의 조건을 헌법상 기본권 포기와 결부시키는 ‘위헌적 조건(Unconstitutional Conditions)’의 법리에 따라 극도로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 Citizens United v. FEC 판결은 법인이라는 신분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박해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으며, 특히 별도 단체(PAC이나 501(c)(4) 사회복지단체)를 통한 우회적 발언 기회가 본래 법인의 표현의 자유 침해를 치유할 수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과거의 ‘이원적 구조’ 정당화 논리를 사실상 무력화했다35). 또한 존슨 수정안을 ‘정부 발언(Government Speech)’의 일환으로 보아 정부가 자신의 정책적 목표를 위해 특정 메시지를 선택하고 자금을 배분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부족한데, 종교 단체의 설교나 정치적 입장 표명은 정부를 대변하는 행위가 아니며 이를 정부 발언으로 간주할 경우 오히려 국교 금지 조항 위반이라는 헌법적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면세 지위 박탈과 같은 경제적 제재를 수단으로 하여 민간 조직에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위헌적 조건의 법리’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정부가 보조금을 매개로 무엇이 들을 가치가 있는 발언인지를 검열하고 민주주의의 핵심인 정치적 의사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점에서 존슨 수정안은 명백히 위헌적인 규제로 귀결된다.
한국 선거법제는 1994년 공직선거법 제정을 통해 비로소 개인의 선거운동을 일부 허용했으나, 단체에 대해서는 엄격한 금지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1998년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공직선거법 제87조에 노동조합에만 예외적으로 선거운동의 문호를 개방하며 법적 비대칭성이 잉태되었다36). 2004년 이후 표면적으로는 모든 단체의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방향으로 법제가 정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정치자금법 제31조와 이를 정당화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법인 및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는 여전히 봉쇄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노동조합만이 과거의 특례와 전향적인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조직적 지지와 내부 설득의 자유를 독점적으로 향유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법인의 신분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명시한 미 연방대법원 Citizens United 판결 등 세계적인 헌법적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종교단체에 대해서는 선거법 제58조(선거운동의 정의)와 제85조 제3항(직무행위 이용 선거운동 금지)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여 종교 지도자의 영성적 권고마저 형사처벌의 위협 아래 묶어두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을 유일한 조직적 정치 세력으로 과잉 대표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신앙 공동체를 노동조합보다 정치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로 격하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정치적 담론을 왜곡하는 위헌적 차별 구조를 노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판시하는 ‘선거의 과열경쟁 방지’는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부정하는 퇴행적 발상이며, 정작 경계해야 할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지 경쟁의 뜨거운 온도 그 자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을 후보자 간의 마이크 크기를 똑같이 맞추는 ‘기계적 평등’으로 해석할 경우, 결과적으로 권력을 비판할 수 있는 강력한 스피커인 종교 공동체의 입을 막아 기존 기득권자에게만 유리한 운동장을 유지해 주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공정성(Fair)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목적이 될 수 없으며, 국민의 의사(Free)가 왜곡 없이 반영되도록 돕는 수단적 가치에 머물러야 함37)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법 해석은 수단이 목적을 압도하는 목적 전치 현상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 간의 기회 균등을 실현하는 방법에는 모두의 입을 막는 ‘전면 금지’와 모두에게 말할 기회를 주는 ‘전면 허용’이 존재하며 이 두 방식은 논리적으로 동일한 공정성을 달성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거의 대부분 자유선진국에서 예배 중 목사의 설교를 처벌하지 않는 ‘전면 허용’을 채택하고 있다38). 그러나 공직선거법은 사회적 편익이 훨씬 큰 ‘전면 허용’ 대신 관리의 편의성과 권력 비판의 통제를 위해 ‘전면 금지’라는 하향 평준화된 규제를 선택함으로써 유권자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의 시장을 인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이는 결국 유권자를 스스로 정보를 걸러낼 능력이 없는 수동적인 보호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종교적·윤리적 관점에서의 후보자 검증 기회를 박탈하여 민주적 담론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직무 행위와 이용의 개념을 무한히 확장하여 목사의 모든 사회적 활동을 규제하려는 시도는 헌법이 전제하는 자율적 시민상을 부정하고 국민을 국가의 후견이 필요한 취약한 존재로 단정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39).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 모델에 따른다면 종교적 권위는 자발적 복종의 영역이므로 영향력 행사 그 자체가 아니라 명시적인 강요나 실질적인 불이익 암시가 동반된 경우로만 규제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사례처럼 세무상 제재와 같은 덜 침해적인 대안이 충분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강력한 형벌이라는 수단으로 목사의 입을 막는 것은 형벌의 보충성 원칙과 과잉 금지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내세우는 ‘종교 본연의 기능 보호’라는 공익은 국가가 종교의 교리와 사회 참여 범위를 임의로 재단하는 국가 종교적 행태이며, 이는 종교 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신앙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부 종교는 3.1 운동과 같이 시대를 향한 양심의 외침과 사회 정의 실현을 본질적 사명으로 삼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치적 중립’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사회의 도덕적 브레이크를 제거하는 것과 다름없다40). 결과적으로 막연하고 불확실한 선거 공정성이라는 공익을 위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라는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사익을 희생시키는 것은 법익의 균형성을 완전히 상실한 처사이다.
결국 선거법상 종교단체 내 직무행위 이용 선거운동 금지 조항, 특히 예배 중 설교 금지는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보호한다’는 명분 뒤에 숨어 ‘권력 비판의 장을 국가의 관리 하에 두려는 기만적인 통제 수단’에 불과하다. 법치주의의 본령이 권력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에 있다면, 법은 ‘침묵을 강요하는 심판’이 아니라 ‘역동적인 주권 실현을 돕는 자유의 보증인’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기계적 평등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향후 입법과 사법의 방향은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력을 신뢰하여 정치적 설교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오직 민주적 절차를 파괴하는 명백한 강압과 동원이 발생할 때만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상향적 공정의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
Ⅵ. 결론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1954년 도입된 미국의 존슨 수정안은 교회 등 비영리 단체가 면세 지위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한다. 비록 조세 혜택을 매개로 한 간접적 규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 내에서는 종교의 자유 침해와 위헌성을 이유로 끊임없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사례조차 제재의 본질이 ‘행정적 불이익’에 국한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해 예배 중 목사의 설교를 직접적인 ‘형사처벌’의 잣대로 규율하는 한국 공직선거법 체계는 법적 형평성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비례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도 명백한 과잉 규제에 해당한다.
특히, 예배 중 설교를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으로 규율하여 형사 처벌하는 것은 종교 공동체의 자율성과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 적용이다. 존슨 수정안의 합의문에서 보듯이 예배 중 설교는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한 신앙적 가르침이자, 영적 유대를 공유하는 구성원 간의 내밀한 의사소통이라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외부 선거운동원들의 가두 선전과는 본질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설교자의 양심과 신앙이 투영된 고도의 표현 행위를 국가 형벌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침해이다.
나아가 종교적 단체 내의 직무행위 이용 선거운동 금지와 처벌 규정은 처음 1963년 국가재건최고회의의 일방적 결정으로 도입된 이래 충분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유지되어 왔다. 이는 교육적 지위 이용은 규제하되 종교적 화자의 설교는 처벌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입법례41)나, 종교단체의 정치적 표현을 폭넓게 인정하는 국제적 추세와 비교할 때 명백한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다. 따라서 예배 중 설교를 선거운동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현재 관행은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므로 당연 위헌으로서 즉각 중지되어야 하고, 관련 조항은 폐지·개정되어야 마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