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의의
형사소송절차에서 유죄·무죄 및 면소판결이 확정되면 형식재판과 마찬가지로 그 외부적 효력으로서 후소에 대한 불가변력적 효력, 즉 내용적 구속력이 발생한다. 실체재판 및 면소판결에서의 후소에 대한 불가변력적 효력은 결국 동일사건에 대하여 후소 법원의 심리가 금지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를 일사부재리의 효력 또는 기판력이라고 한다. 결국 형사재판의 기판력은 넓은 의미로 볼 때에는 형사재판의 구속력의 의미를 가진다. 더 이상의 절차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기판력은 형사재판의 최종적 결과이자 효력으로서, 동일 사건에 대해 더 이상의 다툼을 허용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소송경제의 이념에도 이바지 한다.1) 그러나 정의감정에 비추어 허용할 수 없을 정도의 명백한 확정판결의 오류를 기판력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에서 실체적 진실발견의 이념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배제하고 새로운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향해 전개되는 절차가 바로 재심절차이다. 재심은 해당 심급에서 또는 상소를 거쳐 확정된 사실관계를 재심사하는 예외적인 비상구제절차로서2) 확정된 종국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확정력으로 유지되는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3)4) 재심은 확정판결에 사법적 오류(Justizirrutümern)가 존재하는 경우에, 확정판결이 기대하는 ‘법적 평화의 요청’과 오류의 제거를 통한 ‘정의의 회복의 요청’사이의 갈등을 조정하는데 기여한다.5) 결국 재심절차는 기판력이 있는 판결에 스스로 구속되는 주체(법원)에 의해서, 실질적이고 완전한 기판력이 있는 판결을 배제하는 절차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실질적 기판력의 특징인 차단효과의 제거를 통한 절차이다.6) 실체법적 법률문제를 소송법적 문제로 전화되는 매개역할을 하는 것이 기판력이다. 기판력은 실체법적 문제에서 출발하지만, 기판력이 발생하면 이는 다시 실체법적 법률관계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재심은 기판력을 제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재심은 기판력과의 싸움이다.7)8) 기판력은 배제될 수 있는 것인가? 기판력은 언제 배제되는 것인가?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등의 문제가 등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전제로 하면서 본 연구에서는 대법원 판례( 2019.6.20.선고 2018도20698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1) 재심절차에서도 통상 형사절차와 마찬가지로 별개의 다른 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9) 또는 다른 사건의 병합심리가 가능한가?10)
2) [재심개시결정- 재심심판절차]로 진행되는 재심절차에서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지면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즉시 배제되는가?11)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재심심판이 확정될 때까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재심심판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배제되는가?12) 또한 포괄일죄의 범행 중 동종의 범죄의 확정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 그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면 포괄일죄는 확정판결을 전후로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각각의 범죄로 되는가?
3) 유죄(선행범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선행범죄와 후행범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성립할 수 있는가?13) 등의 형사재심의 본질과 한계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II. 재심재판에서의 공소장변경과 병합심리의 허용여부
공소장변경은 검사가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14) 공소장변경제도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사실관계가 변경될 수 있는 형사소송의 동적·발전적 성격에서 출발한다.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당사자주의적 견지에서 동일성이15) 인정되는 범위 내라고 하더라도 공소장변경이라는 절차적 시스템에 의하여 심판의 대상을 명확히 한정하여 피고인이 예상하지 못한 처벌을 받는 불이익을 방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16) 따라서 공소장변경제도는 잠재적 심판의 대상을 현실적 심판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중간절차로 작용하고, 검사는 반드시 공소장변경이라는 절차를 통해서만 공격의 대상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작동하게 된다.
재심절차는 기존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배제하고 사건을 다시 재판하는 절차이다.17) 따라서 재심절차에서도 공소장변경이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로 된다.
(1) 부정설18) : 부정설에서는 “재심심판절차는 원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종전 소송절차의 후속절차가 아니라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심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소송절차19) 이다. 그러나 이는 재심심판법원으로 하여금 이익재심 원칙의 제한 하에 재심대상판결의 내용에 구속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형을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이지, 일반 절차에 적용되는 법령이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심판절차에 모두 그대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20) “재심의 취지와 특성, 형사소송법의 이익재심 원칙과 재심심판절차에 관한 특칙 등에 비추어 보면, 일반 절차에 관한 법령은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의 취지와 특성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재심심판절차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가 재심대상사건과 별개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에 일반 절차로 진행 중인 별개의 형사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21)는 입장이다. 대법원의 다수의견인 이 견해는 재심절차는 원칙적으로 일반 공판절차와 동일하지만, 비상구제절차라는 특수성에 의해 제한을 받는 절차라는 점을 논거로 한다.
(2) 긍정설22) : 긍정설에 의하면 “재심절차는 특별소송절차이기는 하지만, 특별소송으로서의 성격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뚜렷하게 드러나는 반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다시 심판하는 단계와 재심판결의 효력에서는 일반 절차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23)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에서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하여야 한다’라고 하는 규정은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당 심급에 관한 일반 절차에 따라 다시 심판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일반절차와 동일한 절차를 통해 다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심절차가 개시되어 확정된 단계에서는 재심사건과 관련하여 일반 절차의 해당 심급에서 허용되는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다. 결국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에서도 일반 절차의 해당 심급에서 허용되는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이상, 재심사건에 다른 사건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이나 다른 일반 사건을 병합하여 함께 심판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한다. 대법원 판결(2019.6.20.선고 2018도20698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반대의견인 긍정설은 재심절차의 2단계 구조에 착안하여 재심개시를 결정하는 단계(1단계)에서는 비상구체절차로서의 특수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재심공판단계(2단계)에서는 일반절차와 동일하기 때문에 공소장변경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긍정설은 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에 대한 문리해석을 기반으로 하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재심절차에서의 공소장 변경의 허용 여부는 재심절차의 성격을 어떻게 보는 가의 문제와 형사소송법 제426조, 432조, 438조 제1항을 어떻게 해석하는 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제426조(변호인의 선임) ① 검사 이외의 자가 재심의 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규정에 의한 변호인의 선임은 재심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그 효력이 있다.
제432조(재심에 대한 결정과 당사자의 의견) 재심의 청구에 대하여 결정을 함에는 청구한 자와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단,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의 법정대리인이 청구한 경우에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제438조(재심의 심판)① 재심개시의 결정이 확정한 사건에 대하여는 제436조의 경우24) 외에는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한다.
생각건대 형사재심도 우리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절차의 하나이다. 다만 다음의 점에서 일반 형사소송절차와 다르다.
재심은 2단계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재심개시절차와 재심심판절차이다. 이 때 재심개시절차는25) 재심개시의 허용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서 재심공판으로 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대법원은 “이 단계에서는 형사소송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심사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판단하고, 나아가 재심사유가 재심대상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가의 실체적 사유는 고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한다.26) 따라서 이 단계는 원칙적으로 직권주의적 구조이지만, 당사자의 진술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등 당사자주의가 가미되어있는 절차라고 할 것이다.27)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진 다음 절차로서의 재심심판절차는 일반절차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대법원도 “다시 심판한다는 것은 재심대상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심판한다는 것을 말한다”28)라고 판시한바 있다. 그러나 다시 심판한다는 것이 모든 절차가 일반절차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재심은 (특정한)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새롭게 하는 절차로서 형사소송법상의 특별구제절차의 하나이다. 2) 재심의 청구는 이미 확정된 ‘특정의 피고사건’에 대한 불복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범위 내에서 새롭게 심판하는 절차이다. 즉 특정한 사건을 대상으로 종전에 제출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절차이지, 그 특정한 사건과 동일성이 있는 사건이 있다고 해서 그 사건에 대해 공소장을 병합하거나 , 심리를 병합하는 절차가 아니다.29) 즉 재심심판절차에서 허용되는 것은 대상판결(특정사건)에서의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새로운 증거이지, 새로운 사건에 대한 심리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3) 거시적으로 볼 때 재심절차도 형사소송절차의 하나이므로, 형사소송의 이념인 실체적 진실발견과 동시에 적법절차 그리고 신속한 재판이라는 범위 안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신속한 재판의 이념에서 본다면 재심은 중대한 예외에 해당하고, 그 예외 인정의 범위는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4) 그리고 우리 형사소송법은 독일, 오스트리아 등과 달리 이익재4만을 인정하고 있다. 즉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제420조) 그리고 항소기각판결이나 상고기각판결에 대하여는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제421조)’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익재심제도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의 존중이라는 절차적 정의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실체적 진실발견에 접근하겠다는30) 입법자의 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이 무죄 또는 가벼운 범죄로 변경되어야 함에도 공소장이 추가되거나 병합심리되어 재심청구인에게 더 불리한 범죄로 된다면 재심청구인에게 추가적인 방어의 부담을 지게되므로 이익재심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31)32) 결국 재심심판절차에서는 공소장변경과 심리의 병합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III. 재심공판절차에서의 재심대상판결의 효력과 포괄일죄
(1) 만약 상습범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선행범죄)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습벽에 의해 후행 범행을 저질렀는데 선행범죄의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에, 동일한 습벽에 의한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선고 전에 저지른 범죄인 경우에,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는가? (2) 포괄일죄의 범행 중 동종의 범죄의 확정판결에 존재하고, 그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면 포괄일죄는 확정판결을 전후로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각각의 범죄로 되는가? 이러한 문제는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도 재심심판이 확정되기 까지는 재심대상판결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하는가? 즉 재심절차에서 대상판결의 기판력의 배제시기에 관한 문제에서 출발한다.
만약 재심개시결정만으로는 대상판결의 기판력은 배제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재심재판의 중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으므로 포괄일죄는 (재심대상판결의) 확정판결을 전후로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각각의 범죄로 될 것이다. 그러나 재심개시결정으로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된다고 본다면 - 즉,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이 재심재판의 중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면 -, 포괄일죄는 동일성이 있는 하나의 범죄로 된다. 이러한 문제를 피고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선행범죄와 후행범죄가 동일성이 있는 하나의 범죄로 되는 것인가 아니면 별개의 범죄로 되어 방어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로 연결된다.
| 쟁점 | 견해 | |
|---|---|---|
| 대상판결의 기판력 배제시점 | 재심개시결정시 ↓ |
재심공판확정시 ↓ |
| 재심공판중 대상판결의 존재 유무 | 대상판결 부존재 ↓ |
대상판결 존재 ↓ |
| 포괄일죄중 동종범죄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진행 | 포괄일죄는 동일성이 있는 하나의 범죄로 됨 | 포괄일죄는 확정판결을 전후로 분단되어 각각 동일성 없는 범죄로 됨 |
1) 재심개시결정만으로는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배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는33)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재심판결이 확정된 시점에 비로소 상실하기 때문에 재심판결이 진행되는 중에는 재심대상판결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한다고 한다.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기판력은 실효되지 않고, 형의 집행정지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34) 재심개시결정은 재심청구가 인용되어 재심심판절차로 이행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효력 이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대법원과 일본의 통설적 입장이다.
대법원은35)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절차의 성질과 판단 범위, 재심개시결정의 효력 등에 비추어 보면, 유죄의 확정판결 등에 대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것만으로는 확정판결의 존재 내지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해 다시 심리를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 종전의 확정판결이 효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선행범죄에 이후에 동일한 상습성에 기하여 포괄일죄에 해당하는 후행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졌더라도 선행범죄(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포괄일죄는 (재심대상판결의) 확정판결을 전후로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각각의 범죄- 재심대상범죄(선행범죄)와 후행범죄- 로 되기 때문에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공소사실 범죄(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2) 재심개시결정으로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된다고 보는 것은 독일에서의 통설과 판례의 입장이다.36) 이에 의하면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지면 원판결(재심대상판결)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고 재심심판절차는 파기환송된 사건의 경우처럼 원판결의 유지 또는 파기를 목표로 진행된다고 한다.37)결국 재심개시결정이 되면 재심판결의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종국적으로 사라지고 새롭게 소송이 시작된다고 한다.38)
따라서 후행범죄 사건의 사실심 판결 선고 이전에 선행범죄 사건의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을 병합하는 등의 절차를 통해 하나의 절차에서 사실심리를 할 수 있으므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공소사실 범죄(후행범죄)에 미친다고 한다.
재심절차에서 대상판결의 확정력이 언제 배제되는 가의 문제는 재심의 본질, 기판력의 본질이 모두 포함된 분야이며, 특히 재심개시절차의 성격과 구조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39)
생각건대 재심개시결정이 즉시항고 없이(또는 즉시항고에 대한 기각결정으로)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배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형사소송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437조(즉시항고) 제433조, 제434조제1항, 제435조제1항과 전조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제438조(재심의 심판) ① 재심개시의 결정이 확정한 사건에 대하여는 제436조의 경우 외에는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한다.
이 규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제438조 1항의 “다시 심판”한다는 문언이다. 여기서 ‘다시’ 심판한다는 것은 재심대상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심판하는 것을 의미하므로40) 당연히 원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배제됨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또한 동규정은 ‘재심개시의 결정이 확정한 사건에 대하여는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원확정판결의 기판력배제시점은 재심개시결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야야 한다. 즉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지면 원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되므로 피고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심판하한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유죄의 확정판결(재심대상판결)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법관의 자유심증에 기초하여 새롭게 사실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며, 결국은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을 배제한다는 의미이다.41) 만약 기존의 유죄판결의 기판력이 유지된다면 새롭게 사실인정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는 것이며, 재심제도의 근본취지와도 모순되는 것이다. 즉 재심의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재심청구절차와 달리 재심심판절차는 전혀 새로운 재판절차로서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재판인 것이다.
대법원도 재심개시결정이후 즉시항고의 기간의 경과로 대상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즉 재심개시결정으로 즉시 기판력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볼복기간이 경과하면 기판력이 배제되어 – 즉 대상판결의 효력이 상실되어- 재심공판절차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13. 5. 16.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 재심개시결정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437조에 규정되어 있는 즉시항고에 의하여 불복할 수 있고, 이러한 불복이 없이 확정된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에 대하여는 더 이상 다툴 수 없으므로42) 설령 재심개시결정이 부당하더라도 이미 확정되었다면 법원은 더 이상 재심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436조의 경우가 아닌 한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한다.43)
한편 우리 대법원과 일본의 통설적 입장은 ‘재심개시결정의 확정은 원판결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므로, 이러한 입장을 유지한다면 재심공판은 본래 원확정판결을 유지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원확정판결의 당부를 심판하는 절차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심판하여야 한다‘고 함으러써 스스로 논리적인 모순에 빠지고 있다고 본다.
다시 재판하는 한다는 것은 사실 확인을 다시 하는 것이다(Again Finding Fact).44)사실확인을 다시 하면서 기존의 사실관계에 기초한 기판력을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행법에서 불이익재심의 불인정, 재심청구절차의 심리내용, 방법 등을 고려하면,45) 재심개시결정의 확정에 의해 재심대상판결(원확정판결)의 효력은 (실질적으로는) 실효된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46)
결국 선행범죄에 관하여 확정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재심심판절차에서 다른 사건을 심리할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재심절차에서의 항소심 판결 선고 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발생하였고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당연히 미친다. 또한 포괄일죄의 범행 중 동종의 범죄의 확정판결이 존재하고, 그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재심개시결정으로 이미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배제되므로 재심대상판결은 효력을 상실한 판결로서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동종의 포괄일죄(상습범)는 확정판결을 전후로 별개의 범죄로 분단되지 않는다.
IV. 재심재판과 경합범
유죄(선행범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1) 유죄의 확정판결(선행범죄)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재심심판절차에서 별개의 후행범죄와 재심대상범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성립될 수 있는 가? 2)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재심심판법원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후행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될 수 있는가?
형법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
제39조(판결을 받지 아니한 경합범, 수개의 판결과 경합범, 형의 집행과 경합범) ① 경합범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수개의 행위에 의해서 수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여 실질적으로도 수죄이며 처벌상으로도 수죄인 것을 경합범 또는 실체적 경합범이라고 한다. 경합범에는 ① 수개의 죄에 대한 판결이 모두 확정되지 않았거나, ② 수죄 가운데 일부가 금고 이상의 판결이 확정되고 일부는 금고 이상의 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범한 경우이어야 한다. ①은 동시에 심판할 수 있는 경우로서 형법 제37조의 전단의 경합범47) 또는 동시적 경합범(gleichzeitige Realkonkurrenz), ②는 동시에 심판할 가능성이 있었던 경우로서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또는 사후적 경합범(nachträgliche Realkonkurrenz)이라고 부른다. 사후적 경합범 규정은 확정판결 시에 법원에 알려졌더라면 법원이 함께 동시적 경합범으로 처벌할 수 있었던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사후적으로라도 동시적 경합범의 예에 의하여 처벌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발생하는 불이익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48)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의 성립에 있어서는 항상 두 개이상의 범죄가 존재하고, 그 중 하나(A)는 확정판결이 선고된 범죄이고, 다른 범죄(B)는 A범죄의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서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범죄이어야 한다. 그리고 사후적으로 B 범죄에 대한 재판에 있어서 A범죄와의 동시재판의 가능성을 검토하여 형을 정해야 된다.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성립된다고 보는 경우에는 전단의 경합범과 같은 양형상 유리한 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피고인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심재판에서 경합범의 성부는 [A범죄에 대한 재심신청- 재심개시결정- 재심심판절차- 재심판결확정]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후행범죄(B)가 범해진 것을 전제로 한다.
(1) 경합범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견해 : 이 견해의49) 논거는 다음과 같다. “1)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된 경우에 후행범죄에 대해 재심판결을 근거로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려면 재심심판법원이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이 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50)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 2)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재심심판법원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에도 후행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51)고 한다.
(2) 경합범이 성립될 수 있다는 견해52) : 재심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그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재심판결의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한다. 그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에 관한 사건을 병합하는 등으로 동시에 판결할 수 있으므로 후행범죄를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재심판결의 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2)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사건의 판결절차에서 다른 사건 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는지 검토한다면53),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판결이 먼저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후단 경합범의 성립 여부에 관한 결론이 불합리하게 달라지지 않는다. 3)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법원이 재심사건의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에도,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확정 시까지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54), 후행범죄 사건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가 후행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확정 이전에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었다면 후행범죄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을 병합하는 등으로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으므로55) 그 경우에는 후행범죄와 선행범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한다”고 한다.
결국 위 견해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죄의 확정판결(선행범죄)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견해 A :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확정 시까지 선행범죄에 대한 ① 재심개시결정 미확정->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와의 동시판결 불가능-> 후행범죄 사건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가 후행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볼 수 없다. ② 재심개시결정 확정-> 동시판결 가능-> 후행범죄와 선행범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한다.58)
견해 B : 후행범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할 당시에는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어 존재하고 있으므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없기 때문에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는다.59)
후행범죄에 대하여 재심판결의 범죄와 후단 경합범이 성립여부는 동시심판의 가능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점에 대해서는 경합범 성립을 부정하는 견해와 긍정하는 견해도 일치한다. 즉 부정하는 견해도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긍정하는 견해도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재심판결의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결국 양 견해는 모두 동시심판의 가능성 여부에 따라 사후적 경합범이 성립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그렇다면 유죄의 확정판결(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1)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와, 2)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법원이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에서의 동시재판가능성 여부의 차이는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을 어떻게 보는가에 달려있다. 즉 재심개시결정으로 확정된 재심대상 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되는 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재심개시결정만으로는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배제되지 않는다는 견해에서는,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재심재판이 확정될 때까지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더 이상 심판할 수가 없다.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후행범죄와 동시에 재판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된다. 그러나 재심개시결정으로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된다는 견해에 따르면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더 이상 유효하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후행범죄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재심대상사건)을 병합하는 등으로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다는 결론으로 된다.
생각건대 재심개시결정으로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이 배제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판결절차에서 다른 사건 범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서 후단 경합범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는 견해가 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진 다음의 재심심판절차에서도 공소장변경과 일반사건과의 병합심리를 제외한 다른 절차는 일반절차와 다름이 없기 때문에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성립의 요건이 일반절차에서와 같이 적용되어야한다. 공소장변경과 병합심리는 형사절차법적 문제임에 반해, 경합범의 성립여부는 형사실체법적 문제에 해당한다. 후단 경합범의 인정여부는 실체적 진실발견이나 신속한 재판이라는 형사소송법의 이념의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주의 원칙이라는 형법의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 균형의 원칙과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은 형사책임의 기본원칙이다. 따라서 후단 경합범에 관한 이례적이고 독자적인 규정 형식은 후단 경합범을 처벌할 때 죄형 균형의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에 합당한 형을 발견하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60)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관한 조항을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비교하여 피고인이 별개의 절차에서 심판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형법 제37조 후단은 병합하여 심리하는 전단의 경합범의 경우를 예상해서 형을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후단의 경합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동시재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동시재판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다.
결국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재심판결의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Ⅴ. 결론
이상에서 재심절차에서의 공소장변경의 허용여부와, 동종의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포괄일죄의 일체성의 유지 여부, 선행범죄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선행범죄와 후행범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의 성부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 문제는 재심절차라는 형사절차법적 쟁점과 포괄일죄의 성부 ,경합범의 성부라는 형사실체법적 쟁점이 결합된 문제에 해당한다.
1. 재심은 특정판결에 대한 비상구제절차이므로 특정사건과 동일성이 있다고 해서 공소장변경, 사건의 병합 등을 통해 심판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재심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재심사유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신속한 재판이라는 형사소송의 이념에 비추어볼 때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2. 선행범죄에 관하여 확정된 재심판결의 효력은, 재심심판절차에서 다른 사건을 심리할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재심판결 선고 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발생하였고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당연히 미친다. 또한 포괄일죄의 범행 중 동종의 범죄의 확정판결이 존재하고, 그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재심개시결정으로 이미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은 배제되므로 재심대상판결은 이미 효력을 상실한 판결로서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동종의 포괄일죄(상습범)는 확정판결을 전후로 별개의 범죄로 분단되지 않는다.
3.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동시재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동시재판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재심판결의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