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

지방자치 구조조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법적 통제: 영국 단계층제 전환의 법적 절차와 판례를 중심으로*

김연식 1
Younsik Kim 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성신여자대학교 법학부
1Professor, Sungshin Women’s University School of Law

ⓒ Copyright 2026, The Law Research Institut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n 30, 2026; Revised: Jul 27, 2026; Accepted: Jul 27, 2026

Published Online: Jul 31, 2026

국문초록

본 논문은 영국 지방자치단체의 구조조정, 특히 단계층제로의 전환 과정을 중심으로 그 법적 절차와 사법적 통제 기준을 분석한다. 영국 중앙정부는 의회주권의 원칙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설치·폐지 및 권한 설정에 대해 포괄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영국 역대 정부는 정당에 상관없이 단계층화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의 반발과 참여 요구가 증대하면서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과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을 통해 구조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나, 여기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이 사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만, 몇몇 대표적인 사건에서 법원은 구조조정의 실체적 타당성보다는 절차적 합법성과 행정재량의 합리성 여부에 심사를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영국의 사례를 우리 헌법 체계에 그대로 도입할 수는 없지만, 지역 공동체 참여와 자발성을 증진하는 절차의 기능과 헌법적 제도 보장 유무가 사법적 통제의 강도에 어떠한 차이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Abstract

This paper analyses the legal procedures and standards governing judicial review of the restructuring of local authorities in the United Kingdom, with a particular focus on the transition to unitary authorities. In accordance with the principle of parliamentary sovereignty, the UK central government holds comprehensive control over the establishment, dissolution and powers of local authorities. Since the late 1980s, successive UK governments, regardless of political affiliation, have pursued a policy of unitarisation. As resistance from local communities and demands for participation grew during this process, efforts were made to secure the procedural legitimacy of restructuring through the Local Government and Public Involvement in Health Act 2007 and the Cities and Local Government Devolution Act 2016. Although the restructuring of local authorities remains a highly contentious issue, disputes arising from it have rarely led to judicial proceedings. In several representative cases, however, the courts have focused their scrutiny on procedural legality and the reasonableness of administrative discretion rather than on the substantive validity of the restructuring. While these UK examples cannot be directly transplanted into the Korean constitutional framework, they offer meaningful insights by prompting reflection on the function of procedures designed to promote local community participation and voluntary engagement, as well as on how the presence or absence of constitutional safeguards may affect the intensity of judicial review.

Keywords: 영국 지방자치; 구조조정; 단계층제; 의회주권; 사법심사; 절차적 정당성
Keywords: United Kingdom Local Government; Restructuring; Unitary Authority; Parliamentary Sovereignty; Judicial Review; Procedural Legitimacy

Ⅰ. 들어가며

지방자치의 핵심적인 가치는 분권과 주민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있다. 물론, 이를 실현하는 방식은 각국의 헌법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국경을 초월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국의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연구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한국의 지방자치 개편 논의에 적지 않은 교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은 영국 지방자치제의 구조조정, 특히 단계층제로의 전환을 중심으로, 법적 절차와 관련된 쟁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영국에서 단계층제(unitary structure)는 기존 이계층 구조(two-tier structure)의 비효율성과 재정 긴축 문제를 해결하고 행정 효율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역대 정권은 이념을 막론하고 단계층제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행정 서비스 접근성이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1)

그러나 지방정부의 구조를 효율성이나 서비스 성과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문제의 한쪽 측면만 보는 것이다. 지역 경계 문제를 포함하여 지방정부 구조는 선거구, 과세 기반, 규제 권한, 서비스 책임의 범위를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를 떠받치는 토대가 되는 동시에 인접 지역으로의 외부효과와 재정 격차를 낳는 양면적 성격을 가진다.2) 이런 측면에서 지방자치제의 경계 설정과 구조조정이 지닌 법적·제도적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구조조정의 절차적 측면으로 확장된다. 구조조정의 결과가 아무리 정책적으로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절차가 정당한지는 별개의 헌법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의 결과, 즉 실체적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한다면, 절차적 정당성 확보는 더욱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아래에서 서술할 영국 사법부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를 위해 제Ⅱ장에서는 먼저 영국 지방자치제도의 전제가 되는 원칙과 기본적인 제도적 얼개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제Ⅲ장에서는 구체적인 과정에 집중하여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과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에 따른 구조조정의 법적 절차를 검토한다. 이어 제Ⅳ장에서는 영국 사법심사의 법리적 기초를 정리한 뒤, Shrewsbury, Christchurch, Cumbria 사건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제V장에서는 이러한 분석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를 짚어 본다. 구조조정의 절차를 세밀하게 설계하여 갈등을 미리 분산시키고 주민의 숙의가 자리 잡을 공간을 마련하는 일, 그리고 지방자치를 헌법에 보장하는 우리 체계에 걸맞게 사법적 통제의 기준을 가다듬는 일이 그것이다. 이때에도 실체적 판단은 정치과정의 몫으로 남겨 두고, 사법부는 그 결정 과정을 외곽에서 통제하는 자리에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본 논문의 관점이다. 다만 우리 지방자치법과 주민투표법의 조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례를 영국의 그것과 본격적으로 비교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별도의 연구를 요한다. 본 논문은 영국의 법적 절차와 판례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한국법에 대한 함의는 결론에서 시사점의 형태로 제시하는 데 그치고자 한다.

Ⅱ. 영국 지방자치의 제도적 전제

1. 지방 자치의 의미와 의회주권
(1) 지방자치와 권한이양

영국 지방자치 구조조정을 좀 더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념적 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치적·법적 자치에 중점을 둔 권한 이양(devolution)과 행정 효율성을 강조하는 지방자치제를 구분해야 한다. 이는 더 근본적으로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영국에서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크게 권한 이양과 지방자치(local government)로 나뉜다. 두 개념 모두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분산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그러한 한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개념적으로는 구체적인 성격과 그것이 기반으로 하는 정치적 맥락과 법적 근거는 분명히 다르다.

권한 이양은 중앙정부가 특정 권한과 책임을 지역 정치·행정 기관에 이양하는 제도다. 영국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 입법·행정 권한을 부여하며, 각 권한 이양 정부(devolved government)는 이양된 범위 내에서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3) 반면, 지방자치는 권한 이양 정부보다 작은 행정 영역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local authorities)를 기본 단위로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하위 기구로서 독립적인 입법권을 갖지 않는다.4) 그리고 양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에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권한 이양은 정치적·법적 권한 이전에 초점을 두는 반면, 지방자치는 행정 효율성과 주민 수요 충족에 중점을 둔다.

물론, 오늘날 권한 이양과 지방자치 간 상호관계는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 구조 개혁에서 민주주의와 주민 참여가 강조되며, 지방자치 내에서도 지방정부의 권한 이양에 준하는 방식의 분권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쟁점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일 뿐만 아니라 지면상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지방자치’를 권한 이양을 통해 수립된 지역 정부가 아니라, 그 하위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다룬다.

더불어 지역적으로도 논의의 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 권한 이양 정부 산하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제도적 성격과 역사, 정치적 맥락에서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에서는 주요 권한을 보유한 스코틀랜드 의회(Scottish Parliament) 아래에 지방자치단체(Local Councils)가 존재하며, 이들이 지역 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4개 지역(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의 지방정부 산하 지방자치제를 모두 포괄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잉글랜드 지역의 지방자치 제도를 중심으로 논의한다. 잉글랜드 제도는 영국 내에서도 일반적인 준거로 간주되며, 다른 지역의 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이다.

(2) 의회주권 아래에서 중앙 정부의 강력한 영향력

권한 이양이든 지방자치제이든, 중앙과 지역 간 관계를 논할 때 ‘의회주권(parliamentary sovereignty)’은 핵심적인 헌법적 전제로 작용한다. 이 원칙은 의회가 주제나 영역에 제한 없이 법률을 제정할 수 있고, 제정된 법률은 어떠한 기관도 무효화하거나 침해할 수 없다는 데 그 본질이 있다. 아울러 의회는 자신이 제정한 법률에 스스로 구속되지 않으며, 언제든 개정하거나 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입법자의 입법권 행사에는 도덕적·정치적 제약이 있을 수 있으나, 법적 제한은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5)

의회주권은 중앙정부의 의회를 최고 입법기관으로 규정함으로써 중앙과 지방 간 관계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일국가(unitary state)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웨스트민스터 의회의 법률에 따라 창설·운영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존립과 권한은 헌법이 아닌 의회의 입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따라서 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창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변경·축소·폐지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의원내각제와 결합해 행정부가 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 다수당의 지지를 받는 행정부는 입법부와 긴밀히 연계되기 때문이다.6)

영국 지방자치제에서 의회주권이 초래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비대칭성은 지방자치의 구체적 운영에서도 그대로 관철된다. ‘활동 범위는 넓지만 일정 임계점에서 중앙 통제가 작동하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1년 지방주의법(Localism Act 2011)」이 도입한 ‘일반적 권한’(General Power of Competence, GPC) 제도나 카운슬세 인상에 대한 주민투표 원칙 등은 겉으로 보기에 지방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나, 핵심적인 규제 권한과 임계치 설정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 장관에게 귀속되어 있다.7) GPC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 지방자치 정책은 중앙이 언제든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취지에서 중앙집권화와 분권의 역설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지역 자치의 이상과 의회주권의 현실 사이에 구조적 긴장을 만들어낸다.8)

2. 구조 개혁 이전까지 영국 지방자치제의 발전

영국의 지방자치는 중세의 카운티(county), 버로우(borough) 체제에서 비롯되어, 헌드레드(Hundred), 교구(Parish)와 같이 역사적 배경에서 등장한 다양하고 다층적인 행정 단위가 관습과 전통에 기반해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는 법률보다 역사적 관행에 의존했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 단위 간 중복과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9)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지역 정체성과 행정 관행은 오늘날에도 구조조정 논의에 실질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구조는 오늘날까지 실정법상 권한을 가진 의회조차 기존의 법률을 쉽게 변경하기 어려운 사실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10)

「1888년 지방자치법」 제정은 중세 지방자치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현대적 지방자치 구조를 정립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 법은 카운티 카운슬(County Councils)을 설립해 지방정부 구조를 체계화했으며, 일부 대도시에는 일정 규모와 경제적 중요성을 기준으로 카운티에서 독립한 카운티 버로우(County Borough)가 별도의 지방 행정 단위로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조직 구조는 지역 특수성과 자치의 일관성을 조화시키려는 방안이었다. 이어 「1894년 지방자치법(Local Government Act 1894)」은 카운티 아래 디스트릭트 카운슬(District Councils)의 설치를 규정하여, 지방 행정의 하위 구조를 정교화하고 행정 효율성과 주민 참여를 강화하였다.11)

이후 영국의 지방자치제는 「1972년 지방자치법(Local Government Act 1972)」이 제정되기 전까지 큰 구조적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다. 「1972년 지방자치법(Local Government Act 1972)」은 런던을 제외한 잉글랜드 전역과 웨일스에 이계층 구조(two-tier structure)를 도입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상위 카운티 카운슬(county councils)과 하위 디스트릭트 카운슬(district councils)로 구성된 새로운 구조로 재편되었다. 이 계층 구조의 핵심 목표는 지방 행정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제고하는 것이었다. 45개의 카운티 카운슬은 광역 단위에서 교육, 복지, 교통, 경찰 등 주요 서비스를 담당했다. 332개의 디스트릭트 카운슬은 주택, 환경, 지역계획, 경제개발 등 세부 행정을 맡았다. 각 계층의 기능 분담을 통해 행정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였다.12) 특히, 6개의 카운티와 36개의 디스트릭트는 각각 대도시권 카운티(metropolitan counties)와 대도시권 버로우(metropolitan boroughs)로 지정되었다. 인구 밀집 지역에 특화된 도시와 인접 지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는 기능적 경제지리(functional economic geography)에 기반한 설계였다.13)

오늘날 잉글랜드의 지방자치제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전통적 구조와 현대적 개혁이 공존하는 복합 체계다. 카운티-디스트릭트 이계층(two-tier)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 도입으로 구조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카운티 카운슬(county councils)과 디스트릭트 카운슬(district councils)로 구성된 이계층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카운티는 농촌 중심의 셔 카운티(shire counties)와 대도시 지역의 대도시권 카운티(metropolitan counties)로 구분되며, 그 하위의 디스트릭트 역시 비도시형(non-metropolitan)과 대도시권(metropolitan)으로 나뉜다. 대도시권 디스트릭트는 비도시형에 비해 더 높은 자율성을 갖춘다. 한편, 단계층 지방정부가 운영되는 지역에서는 카운티와 디스트릭트의 기능이 하나의 기관에 통합되어 수행되며, 이를 단계층 지방자치단체(unitary authorities)라 한다. 이 구조는 행정 간소화 및 기능 중복 해소를 목표로 한다.14) 또한, 기초 단위로는 교구 카운슬(parish councils)과 타운 카운슬(town councils)이 있으며, 이들은 소규모 지역사회를 대표하여 시설 관리, 지역 행사,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15) 이들은 주민 참여를 촉진하고 지역 특수성에 기반한 행정을 실현하는 기초 조직이다.16)

표 3. <카운티와 디스트릭트의 역할 구분>17)
기능 카운티(County) 디스트릭트(District)
예술 및 레크리에이션 (Arts and recreation) O O
출생, 사망 및 결혼 등록 (Births, deaths and marriage registration) O
건축 규정 (Building regulations) O
매장 및 화장 (Burials and cremations) O
아동 서비스 (Children’s services) O
해안 보호 (Coastal protection) O
지역 사회 안전 (Community safety) O
할인 여행 (Concessionary travel) O
소비자 보호 (Consumer protection) O
지방세 및 사업세 (Council tax and business rates) O
경제 개발 (Economic development) O O
교육 (특수 교육 요구 포함, 성인 교육, 유치원) (Education, including special needs, adult education, pre-school) O
선거 및 선거인 등록 (Elections and electoral registration) O
비상 계획 (Emergency planning) O
환경 보건 (Environmental health) O
도로(간선도로 제외), 가로등 및 교통 관리 (Highways (not trunk roads), street lighting, traffic management) O
주택 (Housing) O
도서관 (Libraries) O
허가 (Licensing) O
시장 및 박람회 (Markets and fairs) O
광물 및 폐기물 계획 (Minerals and waste planning) O
박물관 및 갤러리 (Museums and galleries) O O
주차 (Parking) O O
승객 운송 (버스) 및 교통 계획 (Passenger transport (buses) and transport planning) O
계획 (Planning) O O
공공 편의시설 (Public conveniences) O
공공 보건 (Public health) O
사회 서비스 (노인 및 지역 사회 돌봄 포함) (Social services, including care for the elderly and community care) O
스포츠 센터, 공원, 운동장 (Sports centres, parks, playing fields) O
거리 청소 (Street cleaning) O
관광 (Tourism) O O
거래 기준 (Trading standards) O
폐기물 수집 및 재활용 (Waste collection and recycling) O
폐기물 처리 (Waste disposal)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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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00년대 이후 영국 중앙정부는 직선제 단체장(directly elected mayor)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18) 이는 통합 자치 당국(Mayoral Combined Authority, MCA)의 도입과 연계되어 구조조정 논의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MCA는 두 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결합하여 직선 단체장의 리더십 아래 교통, 주택, 경제 개발 등 광역 기능을 수행하는 법정 기관으로,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에 근거하여 설립된다.19)

Ⅲ. 법률상 구조조정 절차

1. 영국 지방자치 구조조정의 배경

198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지방자치제 구조 변화는 이계층 구조(two- tier structure)에서 단계층 지방자치 체제(single-tier local government)로의 전환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단계층화(unitarisation)’로 불린다. 정권에 따라 지방자치제 개혁에 대한 접근법은 구체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단계층화를 지향하는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1980년대 보수당 정부는 행정 효율성을 중시하며 이계층 구조(two-tier structure)에 회의적 태도를 보였고, 대처 내각은 1984년 백서 「도시 간소화(Streamlining the Cities: Government Proposals for Reorganizing Local Government in Greater London and the Metropolitan Counties)」에서 대도시권 카운티(metropolitan counties)의 폐지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1985년 지방자치법(Local Government Act 1985)」이 제정되어, 1986년 대도시권 카운티는 최종적으로 폐지되었다.20) 다만 폐지론의 핵심 명분이었던 재정적 낭비론은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반증되었으며, 효율성 논거가 실증적 근거보다 정치적 동기에 사실상 기초했다는 평가가 제기되었다.21)

1997년 집권한 노동당은 행정 효율성과 함께 지방 권한 이양(local devolution)을 통한 균형 발전을 추구하며 단계층화(unitarisation)를 지지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 잉글랜드 북동부, 요크셔 및 험버(Yorkshire and Humber), 북서부 지역에 단일 지방자치단체(unitary authority) 및 선출직 지역자치 의회(elected regional assembly) 도입 계획을 추진하였다.22) 그러나 2004년 잉글랜드 북동부에서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자치 의회 도입안이 큰 차이로 부결되면서, 단계층화 추진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노동당 정부는 단계층화를 위한 법적 기반 마련에 나섰고,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Local Government and Public Involvement in Health Act 2007)」을 제정하였다. 이 법은 효율성과 책임성 강화를 목표로 하였으며, 자치단체 설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공공 참여(public involvement) 절차를 강조하였다. 23) 오늘날 지방자치 구조조정의 기본적인 절차는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 제1조부터 제7조에 명시되어 있다.

단계층 지방자치 체제(unitary local government)는 구역 내 지방자치단체 고유 업무를 하나의 기관이 통합 관리하는 체제이다. 구조조정 지지자들은 지역 내 모든 기능이 단일 지방자치단체에 집중되면 행정 중복을 줄이고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서비스 제공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로의 권한 이양(devolution)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는 교육, 사회복지, 도로 관리 등 일부 영역에서 카운티 카운슬(county council)과 디스트릭트 카운슬(district council) 간 기능 중첩이 발생한다는 논의도 있다. 단일 자치단체로의 전환이 가져온 행정적 절감 효과가 미미하였으며, 노동집약적 공공서비스의 특성상 효율 절감은 결국 인력 감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정체성 약화, 접근성 저하, 초기 전환 비용 등의 문제도 지적된다.24)

2.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 따른 구조조정 절차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 제2조에 따르면, 주무 장관(Secretary of State)은 ‘주요 자치단체(principal authority)’로 정의된 카운티(county), 디스트릭트(district) 또는 복수의 구역을 단일 계층 지방정부(single tier of local government)로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권한 행사 방식에는 요청(invite)과 지시(direct)가 있다. ‘요청’은 자치단체의 공식 제안 제출을 유도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자치단체는 지역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응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정부는 타당성을 사전 검토하고 자치단체와 협의한 뒤 요청을 진행한다. 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신청하더라도 중앙정부는 요청 형식으로 지방의 요구에 대응한다. 반면 ‘지시’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반면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만큼 효율성과 편익이 인정되어야 한다(제3조 제1항). 또한, 이 권한은 2008년 1월 25일까지로 제한되며, 제안서 제출 기한은 별도로 지정할 수 있다(제3조 제2항 및 제3항). 대상 구역은 이계층(two-tier) 구조가 유지된 지역으로 한정되며(제3조 제4항), 즉 카운티와 디스트릭트로 구성된 지역만이 조정 대상이 된다.

정부의 요청 및 제안 유형은 지역 특성과 자치단체의 역량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된다. Type A는 특정 카운티 전체를 단일 계층 지방정부로 전환하는 방안으로, 행정체계를 통합하여 일관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ype B는 카운티 내 일부 디스트릭트, 즉 하나 이상의 구역을 단일 계층 지방정부로 전환하는 방안이며, 특정 지역의 행정 효율성 제고에 중점을 둔다. Type C는 카운티와 인접 구역(relevant adjoining area)을 통합해 단일 계층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으로, 카운티 경계를 넘어 타 구역을 병합하는 것을 포함한다(제2조 제7항). 마지막으로 결합형(Combined)은 둘 이상의 Type B 또는 Type C 제안을 통합한 형태이나, 상호 대안이 되는 제안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 장관은 요청이나 지시를 수정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하지만 2008년 1월 25일 이후에는 Type A 또는 B에 대한 변경·철회가 불가능하며, Type C 또는 결합형을 포함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제한이 적용된다(제3조 제7항·제8항).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유지를 위한 조치이다.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 제3조 제5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가 제공한 지침에 따라 제안서를 작성해야 하며, 이 지침에는 구조조정의 목표와 고려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 조항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구조조정의 효율성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같은 조 제6항은 자치단체가 독립적으로 또는 다른 단체와 공동으로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여 지방정부 간 협력을 허용한다.

제4조는 주무 장관이 제출된 제안서를 검토할 때 잉글랜드 지방자치 경계 위원회(Local Government Boundary Commission for England, LGBCE)에 자문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며, 자문 여부와 기한은 장관의 재량에 따른다. LGBCE는 「2009년 지방 민주주의, 경제 발전 및 건설법」에 따라 독립 기관으로 재구성되었으며, 주요 기능은 지방자치 경계 변경(Principal Area Boundary Reviews), 선거구 획정(electoral review), 행정 구조 통합 및 분리 평가(structural review) 등을 포함한다.25) 제5조는 LGBCE가 자문 외에도 특정 상황에서 제안의 이행을 권고하거나 반대할 수 있고, 기존 제안에 대한 대안 제시 권한도 가진다고 명시한다(제5조 제1항∼제3항). 그러나 2009년 이후 정부가 자발적 제안을 장려하는 상향식(bottom-up) 접근을 채택하면서, 구조 변경에 대한 LGBCE의 검토 기능은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관련 보고서 제출 사례도 드물다.26)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 제7조는 제안 이행 절차와 주무 장관(Secretary of State)의 재량권을 규정한다. 제7조 제1항에 따르면, 장관은 제2조에 따른 제안을 검토한 후, 해당 제안 또는 지방자치 경계 위원회(Local Government Boundary Commission for England, LGBCE)의 대안을 수정 없이 이행하거나(제1항 (a), (b)),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수 있다(제1항 (c)).

장관은 단일 계층 구조가 형성되는 지역의 모든 자치단체와 사전에 협의해야 하며(제3항, 제4항), 다만 이들이 공동 제안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협의를 생략할 수 있다(제5항). 이렇게 사전 협의가 생략되더라도 장관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른 이해관계자와도 협의할 수 있다. 다만, 제안 승인 및 명령 발령에 있어 자치단체의 동의는 필수 요건은 아니다.

또한 행정구역 재조정과 관련하여 주민투표나 청원(petition) 등 대중의 동의를 법적으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는 투표를 실시할 수 있으나, 그 결과는 구속력이 없는 권고일 뿐이다. 이는 재조정 절차가 행정 효율성을 중시함을 보여준다.27)

구조조정 또는 경계 변경은 이행명령(implementation orders)을 통해 이루어지며, 제11조는 그 내용을 규정한다. 명령에는 제안 또는 권고안의 이행 사항이 포함되며, 수정된 형태도 가능하다(제11조 제1항, 제2항). 제11조 제4항은 구역·명칭 변경, 교구(parish) 조정, 공공기관의 설치·폐지, 경찰 구역 조정 등 부수적·결과적 사항(incidental, consequential matters)을 포함할 수 있음을 명시한다.

장관은 제안서를 수정하여 단일 계층 지방정부(single-tier of local government)를 설정할 수 있으나, 해당 제안서에 명시된 지역의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다(제11조 제6항, 제7항). 제13조는 장관이 경과적(transitional) 또는 보충적(supplementary) 사항을 포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제13조 제1항, 제3항), 이는 명령의 효율적 이행을 위한 것이다.

장관은 일반 규정(regulations)을 통해 제10조 또는 제11조에 따른 명령을 보완하거나 부수적 사항을 규율할 수 있으며(제14조 제1항), 해당 규정은 제15조와 연계되어야 하고 명령과 충돌할 수 없다(제14조 제2항, 제3항).

그 밖에 장관은 해산된 자치단체의 기능, 재산, 권리를 타 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으며(제15조), 이를 위한 잔여 기관 설립(제17조), 직원 위원회 구성(제18조), 과세청 지위 조정(제19조) 등 부수적 규정도 마련되어 있다.

3.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에 따른 구조조정 절차

2016년에 영국 정부는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Cities and Local Government Devolution Act 2016)」을 제정하였다. 이 법률 역시 근본적으로는 지방자치제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이 지방자치의 효율성과 주민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이계층 구조(two-tier structure)를 단계층 구조(unitary structure)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은 단계층화 자체보다는 권한 이양(devolution)과 단계층의 연계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대도시 및 특정 지역에 맞춤형 권한을 부여하고, 선출직 단체장 중심의 리더십과 자치권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 법에 따른 지방자치 단위의 변화는 권한 이양의 간접적 결과이다.

이와 더불어 절차적 정당성의 측면에서 정부는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을 통해 구조조정 권한을 유지하면서도 자율성을 존중하는 접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1항 (c)목은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요청에 따라 또는 자발적으로 구조조정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 법에 자발적 제안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과 달리 중앙정부의 일방적 권한을 재확인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4항은 구조조정의 전제 조건으로 모든 관련 자치단체의 동의를 요구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28) 이 조항은 형식상 요청을 전제로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자치단체의 자발적 협력과 제안을 허용하는 여지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29)

또한,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9항 (d)목은 정부가 기존 법률과 규정을 수정(amend), 폐지(repeal) 또는 대체(modify)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관은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에 따라 제출된 제안을 검토한 후, 세부 사항을 담은 규정을 제정한다. 중앙정부 의회 상·하원이 이 규정을 승인해야 내용이 확정된다.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이 규정(regulation) 형식을 채택한 것은, 명령(order) 형식을 채택한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과 구별되는 지점이다.30) 더불어 의회 통제 절차에서도 차이가 있다.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은 부작위 승인 절차(negative resolution procedure)를 채택하여, 의회가 별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명령이 자동으로 효력을 갖는다. 반면,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은 적극적 승인 절차(affirmative resolution procedure)를 통해 상·하원의 명시적 승인을 요구함으로써, 의회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규정의 정당성과 효력을 제고한다.

다만,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8항은 제5항부터 제7항까지의 구조조정 및 경계 조정에 관한 완화된 요건의 효력이 2019년 3월 31일부로 만료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만료 규정은 해당 일자 이전에 제5항에 따라 제정된 규정(regulations)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이후에는 제5항에 근거해 신규 규정을 제정할 수 없지만, 기존에 제정된 규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Ⅳ. 중앙정부의 지방자치 구조조정에 대한 사법적 통제

앞서 서술한 영국 구조조정 과정은 법률상의 절차이면서도 동시에 지역 공동체 내부, 그리고 중앙과 지역 사이에서 해결해야 하는 정치적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은 항상 이상적인 논의와 합의로 이어지지 않고, 다양한 반대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영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정치적 이견과 대립이 사법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영국 정치문화가 정치 과정의 문제를 사법적 분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려는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또 다른 한편으로 법원 역시 정치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으려는 사법 소극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며, 법리상으로도 법원은 실체적 타당성에 대한 정책 판단을 사법적 판단으로 대체하기보다 절차적 합법성을 검토하는 데 집중한다. 따라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마찰이 사법심사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31) 이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영국 구조조정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을 받은 몇몇 사례가 있다. 아래에서는 이 사례에서 법원이 어떤 태도를 보여 왔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본격적인 판례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영국 사법심사의 독특한 법리를 먼저 정리한다. 이 법리를 알아야 법원의 판단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 법리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제시하는 세 법리는 실체적 판단에 대한 넓은 존중과 절차적 합법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라는 영국 사법심사의 기본 구조를 형성하며, 이어지는 세 판례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관찰된다.

1. 영국 사법심사의 법리적 기초 - 구조조정의 맥락에서
(1) 위헌심사의 부재와 사법심사의 대상 한정

의회주권 원칙상 법원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 자체를 무효화할 수 없다. 사법심사(judicial review)가 가능하지만, 사법심사의 대상은 법률 자체가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행정결정’에 한정된다. 법원의 심사 기준은 행정결정이 법률이 부여한 권한의 범위 내에서(intra vires)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행사가 적법하고 공정했는지에 한정된다.32) 법원은 행정결정의 실체적 타당성(merits)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으며, 결정이 합리성(reasonableness)의 한계를 벗어났는지만을 심사한다. 아래에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러한 법리에 따라 법원은 지방자치제의 구조조정 관련 소송에서 구조조정의 효율성과 같은 실체적 타당성에 대해 판단하지 않으며, 주로 절차적 합법성에 집중한다.

(2) Wednesbury 합리성 기준

Wednesbury 합리성 기준은 위헌법률심사가 없는 영국 사법심사에서 법원이 고안해낸 매우 독특한 법리이다. Lord Greene MR은 Associated Provincial Picture Houses Ltd v Wednesbury Corporation [1948] 사건에서 행정결정의 위법 사유를 관련 없는 고려사항의 참작, 부당한 목적의 추구 등으로 폭넓게 제시하였다. 동시에 결정의 내용 자체에 대한 심사는 그것이 "어떤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도 도달할 수 없는 결론(so unreasonable that no reasonable authority could ever have come to it)"에 해당할 만큼 극단적인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제한적으로 보았다. 그가 전개한 법리의 핵심 취지는 법원이 행정부의 실체적 판단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이 합리성의 한계를 벗어났는지만을 심사한다는 뜻이다.33) 이러한 법리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헌법적 재량은 폭넓게 인정하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이중적 과제 속에서 발전하였다.34)

지방자치제도 구조조정의 맥락에서 이 기준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대해 법원이 넓은 존중(deference)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법원은 구조조정의 효율성이나 특정 방안의 우월성과 같은 실체적 타당성을 직접 평가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가 ‘광범위한 지지’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거나 복수의 안을 비교·평가하는 과정에서 어떤 합리적 의사결정자도 도달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렀는지만을 심사한다. 이처럼 정부의 판단이 합리적인 한 법원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Wednesbury 기준은 구조조정에 관한 실질적이고 일차적인 결정권을 행정부에 귀속시키는 기능을 한다. 물론 영국의 재량통제 법리가 Wednesbury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1998년 인권법 제정 이후 기본권이 문제되는 영역에서는 비례성 심사(proportionality)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처럼 기본권 제한이 직접 문제되지 않는 정책 영역에서는 여전히 합리성 심사가 기본 틀로 작동한다.

(3) 헨리 8세 조항(Henry VIII clause)에 대한 사법적 태도

이른바 ‘헨리 8세 조항’은 의회가 행정부(장관)에게 해당 법률 또는 다른 법률의 조항을 수정·폐지·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법률 내의 조항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이 조항은 헨리 8세가 의회를 우회해 포고로 통치하기 위해 제정한 「왕의 포고에 관한 법률(Proclamation by the Crown Act 1539, Statute of Proclamations)」에서 그 명칭을 얻었다. 이 법은 국왕의 포고(proclamation)에 제정법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는 법이었다.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률 조항은 행정부가 신속하고 유연하게 법률을 정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대에도 광범위하게 채택되고 있다. 이러한 위임은 행정부와 입법부가 다수당을 매개로 융합된 영국 헌정질서의 특징, 그리고 행정국가화 경향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의회에 귀속된 입법 권한을 잠식할 수 있어 민주적 정당성과 권력 분립 원칙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35) 구조조정 맥락에서는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9항 (d)목이 전형적인 헨리 8세 조항에 해당한다. 법원은 의회주권 원리에 따라 해당 조항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문을 적용할 때에는 엄격하고 제한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2. Shrewsbury 사건

Shrewsbury & Atcham Borough Council 사건([2007] EWHC 2279 (Admin))은 Shrewsbury & Atcham Borough Council과 Congleton Borough Council이 영국 정부의 단계층화(unitarisation) 제안에 반대하며 지방자치부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을 상대로 제기한 사법심사 청구 사건이다.36) 정부는 2006년 발간한 백서 「강력하고 번영하는 지역사회의 조성(Creating Strong and Prosperous Communities)」에 근거하여 지방정부에 단계층제(unitary structure)의 도입을 공식적으로 요청(invite)하였다.37) 이에 따라 관련 평가 및 지역사회의 협의 절차가 진행되었다.38)

이에 대해 원고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제기하였다. 첫째, 정부가 해당 구조조정 절차를 추진한 시점은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이 시행되기 이전으로, 당시에는 이러한 요청 및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권한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상 위법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39) 둘째, 구조조정안에 대한 지역사회의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지지가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강행한 점은 민주적 정당성과 참여 절차의 결여를 의미한다고 보았다.40) 원고는 이와 같은 절차적 결함이 지방자치 구조조정의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주장하였다.41)

그러나 법원은 정부가 장래 입법을 전제로 사전적 조치를 취한 것이 일반적 행정권한(common law powers for governmental acts)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42) 이는 보통법상의 권한으로서 특정 법률이나 왕의 대권(prerogative powers)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수행할 수 있는 일반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권한은 정부가 법인격(legal personality)을 보유한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다. 개인이 자신이 가진 고유한 법적 지위에 근거하여 당연히 인정되는 범위에서 행위를 할 수 있듯이, 정부도 그러하다는 것이다.43) 그리고 그러한 범위 안에서 기존 「1992년 지방정부법(Local Government Act 1992)」과도 충돌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44)

다만 이러한 일반 행정권한이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다. 정부가 공권력을 행사하거나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경우에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이는 Entick v. Carrington 사건([1765] EWHC KB J98)에서 확립된 이른바 Entick 원칙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정부의 일반 행위는 행정법상 원칙, 특히 Associated Provincial Picture Houses Ltd v. Wednesbury Corporation [1948] 1 KB 223에서 제시된 Wednesbury 합리성(reasonableness)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입법 우위의 원칙(parliamentary supremacy) 또한 준수되어야 한다. 즉, 의회가 특정 분야에 이미 입법을 한 경우, 정부는 보통법에 근거한 일반적 행정권한을 통해 해당 입법 질서를 우회할 수 없다. 이러한 원칙은 Attorney- General v. De Keyser’s Royal Hotel Ltd [1920] AC 508 (HL) 사건에서 명확히 재확인되었다. 결국 법원은 이 사건의 사전적 조치가 이러한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의 행정권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또한, ‘광범위한 지지(support from the classes in question, or a broad cross section of those classes)’ 요건과 관련하여, 법원은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45) 이에 대하여 동 법원은 ‘광범위한 지지’가 반드시 현재 시점에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평가 기준들과 마찬가지로 이행 이후의 상태를 전제로 한 장래적 요건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결과 정부는 평가 시점의 지지 현황뿐만 아니라 ‘향후 지지 획득의 가능성(likelihood)’까지 고려하여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46) 이러한 법원의 논리는 전략적 리더십의 발휘, 행정구조의 비용 효율성 등 정부가 고려하는 주요 판단 기준이 본질적으로 장래의 정책 효과나 성과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기초한다.47) 따라서 ‘광범위한 지지’ 역시 장래에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예측’에 근거하여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48) 따라서 ‘광범위한 지지’라는 요건은 단순한 현재의 다수 의견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49) 다양한 사회 계층과 이해관계 집단으로부터 일정한 수준의 동의를 획득할 미래 가능성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포함된다. 그래서, 정부가 미래에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도 해당 기준은 충족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50) 더 나아가 기준 충족 여부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더라도 재량 통제의 일반 원칙상 폭넓은 인정 여지를 갖는다. 이처럼 법원이 ‘향후 지지 획득의 가능성’에 기초한 판단을 수용한 것은, Wednesbury 기준상 정부의 판단이 ‘합리적 의사결정자가 도달할 수 없는 결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존중된다는 원칙의 적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51) 실제로 법원은 초기 단계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단지 참고자료에 불과하며, 시간이 흐르고 정책 관련 정보가 주민에게 충분히 제공될 경우 그 인식이 유의미하게 변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52) 이러한 측면에서 재판부는 정부가 미래의 지지 형성을 고려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보았다.53)

이와 함께, 법원은 정부의 ‘요청(invitation)’이 엄격한 법적 문서가 아닌 ‘작업 가이드(working document)’에 해당하므로, 절차 운영에는 일정한 유연성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평가 기준의 충족 여부는 최종 이행 단계까지 유보될 수 있으며, 초기 단계에서 기준 충족을 요구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제안을 배제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54)

법원은 협의 절차의 공정성이 참여 기회의 보장에 있지, 정보의 균등 제공에 있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정보 제공 범위는 정부의 행정재량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정부가 지지 자료만 링크하고 반대 자료는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협의가 불공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반대 자료는 각 지방정부나 단체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충분히 접근 가능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공정성 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부연하였다. 협의의 본질은 이해관계자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 있다. 이 본질에서 정부가 모든 자료를 균등하게 제공할 법적 의무가 당연히 도출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더불어 반대 자료 링크 누락으로 실질적 불이익을 입었다는 청구인의 주장 역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다.55)

3. Christchurch 사건

Christchurch Borough Council 사건은 도싯(Dorset)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취한 행정조치의 적법성이 쟁점이 된 사법심사 사례이다.56) 2017년 2월, 도싯 지역 9개 지방 당국 중 6개가 ‘도싯의 미래(Future Dorset)’라는 명칭의 구조조정 제안을 주무 장관에게 제출하였다.57) 이 제안은 본머스(Bournemouth),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풀(Poole)을 하나의 단계층 지방자치단체(unitary authority)로 통합하고, 나머지 지역을 별도의 단계층제로 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58) 이에 대해 크라이스트처치 자치구(Christchurch Borough Council)는 구조조정 절차가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상의 적법한 요청 절차 없이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며, 사법심사를 청구하였다.59)

본 사건의 핵심은 중앙정부가 해당 구조조정안을 적법하게 처리하기 위해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3항 및 제9항 (d)목에 근거하여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의 일부 규정을 수정하거나 생략한 조치의 적법성에 있다.60)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15조 제9항 (d)목은 장관에게 기존 법률을 수정하거나 폐지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전형적인 ‘헨리 8세 조항’에 해당한다.61)

먼저, 법원은 앞서 언급한 헨리 8세 조항의 법리에 비추어 해당 조항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그 행사는 형평성(fairness)의 원칙에 비추어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였다.62) 특히 해당 권한이 소급적 효과를 가지는 경우, 이는 더욱 엄격한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다.63)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의 명문 규정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재구성을 위해서는 주무 장관의 요청이 있어야 하며, 제안은 이 요청에 대한 응답 형식으로 제출되어야 한다.64) 그런데, ‘도싯의 미래(Future Dorset)’ 계획은 이러한 요청 없이 자발적으로 제출된 것이므로, 이는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65)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상의 요청(invitation) 절차를 생략하고 제출된 제안이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았다.66)

청구인의 주장에 대하여 정부는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3항과 제15조 제9항 (d)목에 근거하여, 이미 제출된 해당 제안을 소급적으로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 따른 적법한 제안으로 간주될 수 있도록 하였다고 주장하였다.67) 특히,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9항 (d)목은 이 법이 제정되기 이전 또는 동일 회기(session)에서 통과된 다른 법률에 의해 제정된 조항을 수정, 폐지, 철회 또는 기타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장관에게 부여하고 있다.68)

여기서 제기되는 쟁점 중의 하나는 이후 제정된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상의 규정이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서 제기된 절차상 하자를 소급하여 치유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이다.69)

법원은 소급효에 관한 원칙은 본질적으로 형평성(fairness)에 뿌리를 둔 것이며, 형평성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degree)의 문제로서 하나의 스펙트럼 위에서 판단된다고 보았다. 특히, 해당 권한의 소급적 적용이 형평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법원은 그러한 규정의 효력을 제한적으로 해석하거나 부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70) 특히, 행정부의 권한이 법령상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그 권한 행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되며, 행정부가 본래 의도된 공익적 목적을 벗어나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하지 못하도록 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였다.71)

청구인은 헨리 8세 조항에 대한 법원의 일반적인 해석에 기대어 소급효를 부여하는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에 명시적(express) 권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72) 이에 대해 법원은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법률의 문언 및 구조상 명확한 규정(clear provision)이 존재한다면 소급효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73) 구체적으로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 제15조 제3항에 명시된 ‘특정 사례(particular cases)’라는 용어는 이미 제출된 제안도 포함하며, 이는 특정 지역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입법자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였다.74) 더불어, 법원은 해당 규정이 상·하 양원의 승인(affirmative resolution)을 거쳤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었다고 보았다.75)

이러한 논증을 통해 법원은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에 따라 제정된 소급 규정이 공정성을 침해하거나 기존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단지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 명시된 요청 절차를 생략한 절차적 변경(procedural change)에 불과하다고 보았다.76) 법원은 특히, 소급 규정의 적용이 형평성(fairness)을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개인의 실질적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77)

이 판시는 영국 사법심사가 절차적 하자의 중대성을 실질적 불이익의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접근을 보여 준다. 형식적 요건의 위반이 있더라도, 실질적 참여 기회가 보장되었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위법으로 판단하지 않는다.78) 법원은 도싯(Dorset) 지역의 지방정부 재구성 절차가 수년간 지역 주민, 지방 당국, 중앙정부 간의 협의를 거쳐 이루어졌으며, 크라이스트처치 자치구(Christchurch Borough Council) 역시 이 과정에 참여하여 반대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점에서 법원은 해당 소급 규정이 실질적으로 기존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행정 개편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절차적 수단으로 정당하게 사용된 것으로 보았다.79)

또한, 법원은 본 구조조정이 지역 주민에게 보다 나은 행정 서비스 제공,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라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였다.80) 이에 따라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에 따른 소급 규정은 크라이스트처치 자치구의 법적 권리나 지위에 실질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해당 규정은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며, 절차의 간소화와 정책 실행의 실효성을 위한 정당한 수단으로 간주되었다.81)

한편, 법원은 청구인이 사법심사를 제기한 시점이 「영국 민사소송규칙(Civil Procedure Rules)」 제54.5조의 신속성(promptness) 요건을 실질적으로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82) 비록 청구가 법적으로 허용된 3개월 내에 제기되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규정 초안에 대한 사전 인지 이후 3개월 이상이 경과한 시점이었으며, 정당한 지연 사유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보았다.83)

크라이스트처치 자치구는 2018년 5월 21일 사법심사를 신청했다. 이는 규정 제정 및 시행일(2018년 5월 24∼25일)보다 앞선 시점이라서 형식적으로는 제소기한(3개월) 내에 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84) 그러나 법원은 신속성 판단의 기준점을 규정의 최종 제정일이 아니라 청구인이 하자를 인지할 수 있었던 시점에 두었다. 크라이스트처치 자치구는 이미 2018년 1월 규정 초안을 수령하였고 늦어도 1월 말에는 문제된 제4조의 최종안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2017년 시점에 이미 장관이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 따른 요청 절차 대신 「2016년 도시 및 지방 정부 권한 이양법」의 절차를 채택하리라는 점과 다른 도싯 당국들의 기존 제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별다른 정당한 사유 없이 5월까지 청구를 지연하였다고 판단하였다.85) 이에 따라 법원은 소송 지연이 지방정부 재구성 절차에 행정적·재정적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행정 효율성(good administration)을 심각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았다.86)

마지막으로, 법원은 「1981년 고등법원법(Senior Courts Act 1981)」 제31조 제2A항을 근거로, 설령 해당 규정이 소급적으로 무효화된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동일한 행정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87) 이에 따라 법원은 청구인이 제기한 사법심사 청구는 실질적 구제의 실익을 인정하기 어렵고, 단지 행정 절차에 불필요한 부담을 초래할 뿐이라고 보아 기각하였다.88)

4. Cumbria 사건

Cumbria County Council 사건은 컴브리아(Cumbria) 지역의 지방자치제를 단계층 지방자치단체(unitary authorities)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사법심사 사례이다.89) 이 사건은 본안이 아니라 사법심사 허가(permission) 갱신 심리 단계의 결정이다. 영국 사법심사는 본안 심리에 앞서 청구가 다툴 만한 쟁점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하는 허가 절차를 둔다. 이 사건은 서면심사에서 허가를 받지 못한 뒤 원고가 다시 구두심리를 신청한 갱신(renewal) 단계에 대한 판단이다.90)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정부 결정의 위법 여부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위법 주장이 본안에서 다툴 만한 현실적 승소 가능성을 갖는지만을 심사하였다.91)

정부는 칼라일(Carlisle), 앨러데일(Allerdale), 코플랜드(Copeland)를 서부에, 배로우-인-퍼니스(Barrow-in-Furness), 사우스 레이크랜드(South Lakeland), 이든(Eden)을 동부에 포함하는 동서 분할안을 승인하였다.92) 이 안은 앨러데일 자치구(Allerdale Borough Council)와 코플랜드 자치구(Copeland Borough Council)가 공동으로 제안한 것이었다.93) 반면, 컴브리아 카운티(Cumbria County Council)는 컴브리아 전역(全域)을 하나의 단계층 지방자치단체로 통합하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94) 이에 대하여 컴브리아 카운티는 정부 결정이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의 법적 기준 및 기존 정부 정책을 위반하고, 고려해야 할 요소를 누락했을 뿐만 아니라, 유사 사례를 달리 취급하였다는 취지로 사법심사를 청구하였다.

구체적으로 쟁점을 살펴보면, 먼저 원고는 정부가 승인한 분할안에 제시된 기준이 법정 지침(Statutory Guidance)인 최소 인구 30만 명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95) 그러나 법원은 인구 기준은 절대적 요건이 아니라 정책적 기대(expectation)에 불과하다고 보았다.96)

다음으로 원고는 단체장 주도의 통합자치당국(MCA) 설립 가능성이 효율성 평가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MCA가 설립되지 않을 경우 동서 분할안이 컴브리아 전역 통합안보다 비효율적일 수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전제로 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97) 이에 대해 법원은 MCA는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에 따라 별도로 다루어야 할 사안으로, 본 사건에서 다루어야 할 핵심 쟁점은 아니라고 판시했다.98) 또한 MCA의 설립 여부와 관계없이 분할안 자체가 지방정부의 기능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 정부의 판단에 흠이 있다는 주장 역시 다툴 만하지 않다고 보았다.99)

그리고 원고인 컴브리아 카운티(Cumbria County Council)는 피고가 구조조정 제안들 간의 비교 평가를 적절히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100) 원고는 피고가 동서 분할안과 컴브리아 전역을 단일 지방자치단체로 통합하는 대안 사이의 비교에서, 지리적 특성과 같은 특정 요소만을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체리 피킹(cherry picking)”에 불과하다고 지적하였다.101) 모든 관련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하지 않았고, 두 제안 간의 종합적 비교도 하지 않은 채 결정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102)

이에 대하여 정부는 동서 분할안이 컴브리아 지역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지역 주민의 요구에 보다 적절히 부합하며, 기존의 행정적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평가하였다.103) 반면, 컴브리아 전역을 단일 지방자치단체로 통합하는 방안은 지역의 넓은 면적과 내재된 지리적 장벽을 고려할 때 행정 운영상 비효율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104) 법원은 이러한 비교 평가가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 따라 부여된 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법적으로 충분한 이유를 제시한 적법한 평가에 해당한다고 보았다.105)

다만, 이 사건에서는 정부 판단의 합리성(rationality) 자체를 다투는 주장이 제시되지는 않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106) 법원은 관련 요소의 선택과 고려 비중에 대한 판단은 원칙적으로 장관에게 맡겨진 몫으로 합리성에 대한 이의가 제기될 여지가 없다고 보았다.107) 설령 합리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고 보더라도, 정부의 판단이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보았다.108) 이는 법원이 정부가 ‘더 나은’ 판단을 내렸는지가 아니라, 정부의 판단이 ‘합리성의 범위를 벗어났는지’만을 심사한다는 사법심사의 일반 법리와 맥을 같이한다.109)

마지막으로 원고는 노스요크셔(North Yorkshire) 지역에서는 단일 지방정부(unitary authority) 모델이 채택된 반면, 컴브리아에서는 동일한 유형의 제안이 거부된 점을 지적하며, 피고가 일관성 없는 행정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하였다.110) 원고는 이렇게 지역별로 상이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유사한 사례를 유사하게 다뤄야 한다는’ 보통법(common law)의 일반 원칙에 반한다고 보았다.111)

그러나 법원은 노스요크셔와 컴브리아는 사실관계 및 지역적 특성이 본질적으로 상이하므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112) 따라서 두 지역 간 결정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결정이 일관성을 결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113) 이는 동일한 평가 틀 안에서도 지역별 특수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114) 특히, 노스요크셔의 경우 단일 통합안이 분석가들의 평가에 기초하여 첫 번째 평가 기준인 ‘지방정부의 기능 개선 가능성’을 ‘더 강력히 충족(strongly met)’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나머지 두 기준에 대해서도 충족된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컴브리아의 어떠한 제안도 어느 기준에 대해서도 ‘강력히 충족’한 것으로 평가되지 않았다.115) 해당 지역은 지리적·역사적 통합성이 높고,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해 경제적 이점과 재정적 지속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116) 반면, 컴브리아 지역은 산악 지형, 인구의 이질적 분포, 역사적 정체성 등으로 인해 단일 지방정부보다는 동서 분할 구조가 지역적 특성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117) 피고는 컴브리아 지역 주민들이 지리적 차이를 반영한 보다 지역 밀착형 행정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고 보았으며, 동서 분할 제안은 이러한 필요를 실질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하였다.118)

법원은 피고가 동일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두 지역을 평가하였고, 그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난 것은 각 지역의 실질적 차이에 기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았다.119) 노스요크셔와 컴브리아는 지리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동일한 결정이 양 지역에 모두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보았다. 결국 법원은 원고가 제시한 네 가지 청구원인 중 어느 것도 본안에서 다툴 만한 현실적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 사법심사 허가를 거부하였다.120)

5. 소결: 사법심사의 구조적 특징과 한계

지금까지 언급한 세 사건에서 보듯이 법원은 구조조정의 실체적 타당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였다. 예를 들어, 단계층 구조가 이계층 구조보다 효율적인지, 어떤 분할안이 더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법원은 심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i) 법률상 요구되는 절차가 준수되었는지, ii) 정부의 재량 행사가 Wednesbury 기준상 합리성의 범위 내에 있는지, iii) 이해관계자에게 실질적 참여 기회가 보장되었는지에 집중하였다.

이처럼 영국 사법부가 구조조정의 실체적 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결과, 구조조정의 실질적 통제는 사법적 수단이 아닌 정치적 과정 — 의회 심의, 주민 반발, 여론 형성 — 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8년 노팅엄셔(Nottinghamshire)에서 추진된 단계층화 계획은 지역 정체성과 민주적 책임성의 약화에 대한 우려로 무산되었다.121) 데번(Devon)에서도 7개 디스트릭트와 엑서터(Exeter) 시의회가 도시 자치권 약화와 중앙집중화를 우려하며 공동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하였다.122)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는 기존 이계층(two-tier) 구조를 가장 효과적인 지방정부 모델로 평가한 반면, 단계층제(unitary authority)를 선호한 비율은 26%에 그쳤다.123)

영국에서는 사법적 통제가 약한 대신 아래로부터의 비제도적 저항이 사실상의 정치적 통제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질적 참여와 지역사회의 합의가 결여되면 중앙정부는 반복적 저항에 직면하고, 그만큼 제도 개혁의 정당성과 정책 수용성은 침식된다. 중앙정부가 법적으로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사법부의 통제가 약하더라도 이를 무제한 행사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의회주권 원칙은 상당한 재량을 허용하지만, 그 행사는 정치적 고려와 사법부의 절차적 제약 아래에서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

V. 결론

지금까지 본 연구는 영국 지방자치 구조조정의 법적 절차와 이에 대한 사법적 통제에 관해 살펴보았다. 영국은 의회주권 원칙 아래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설치·폐지·통합을 전면적으로 관장하면서도,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과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을 통해 구조조정의 절차적 기준을 점진적으로 정교화해 왔다. 절차적 측면에서 지방자치 구조조정에 관한 법률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하향식 접근에서 지방의 자율적 협력을 존중하는 상향식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가고 있다.

이러한 절차 중심적 접근은 사법심사의 측면에서도 법원이 사실상의 정책적 판단을 담당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다. 법원의 입장에서는 실체적 흠결을 이유로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법부는 그 기능상 지방자치 구조조정 같은 미래에 관한 평가가 요구되는 장기적인 정책적 문제를 다루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부와 행정부의 소관이다. 영국에서 세분화된 절차와 사법심사의 기본 구조는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한다. 입법부는 법률을 통해 구조조정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다. 입법자는 심사 기준이나 필수 고려 요소 등을 정하는 방식으로 실체적 판단을 절차 속에 미리 반영할 수 있다. 법원은 구조조정의 실체적 타당성보다는 법률상 요구되는 절차의 준수 여부, 정부 재량 행사의 합리성, 이해관계자의 실질적 참여 기회 보장 여부 등과 같이 형식적이고 절차적인 기준을 가지고 심사하게 된다. 이처럼 형식적·절차적 기준에 집중함으로써, 법원은 자신의 결정에 가해지는 사회적·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일정하게 거리를 둘 수 있다. 결국 사법부는 행정부의 재량에 외곽적 통제를 가하되, 정책 결정자의 외피를 쓰는 부담을 가지지 않고 그 남용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렇게 절차를 세밀하게 한다고 해서 갈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잉글랜드의 지방 권한 이양과 구조조정 과정이 임시방편적이고 단편적이며 하향식이라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124) 지방자치 구조조정이 법적 외형을 갖출 뿐이며, 본질적으로 정치적 동기에 의해 추동되었다는 비판도 있다.125) 절차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구조조정과 같이 미래에 대한 판단을 요하면서도 지역과 중앙 그리고 지역 간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관여하는 쟁점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절차 준수는 행정의 민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일 뿐, 절차를 지켰다는 사실만으로 결정의 정당성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다만 절차는 갈등의 덩어리를 시간적으로, 그리고 단계별로 분산해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처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기능을 한다.

반면, 우리의 경우에는 이러한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주민의 의사가 어떻게 수렴되고 반영될 것인지에 대한 절차가 세밀하게 설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주민투표나 청원에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으며, 주민의 의사는 협의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데 머무른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직선제 단체장 도입과 같은 거버넌스 변경에 관한 문제에는 주민투표의 구속력을 인정하고 있다.126) 이러한 선택적 비구속성은 의도적 설계의 산물로서 구조조정을 행정 효율성의 문제로 위치시키려는 입법자의 관점과 맞닿아 있다. 이에 반하여 우리의 주민투표법(제24조)은 사안에 관계없이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주민투표의 법적 구속력에 걸맞게 지방자치 구역 획정과 통합 과정에서 민주적 대표성과 숙의적 성격이 충분히 구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법적으로는 자치단체 통합과 같은 구조조정에서 주민투표가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인지, 아니면 의회 의견 청취 등으로 갈음할 수 있는지에 관해 명확한 기준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더 나아가 주민투표가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주민투표에 앞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 과정을 거치도록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갈등이 사전에 분산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계속 쌓이면서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 갈등은 법률안 통과 직전이나 주민투표 직전에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그 정점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숙의나 토론이 선행되지 않은 채, 선거는 마지막에 마치 단판승부의 게임 같은 일회성 이벤트처럼 치러지고, 이를 통해 중요한 정책이 결정된다. 이는 갈등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이처럼 정치적 과정을 통해 갈등이 관리되지 않으면 분쟁은 자연스럽게 사법부를 향하게 된다. 사법심사와 관련하여 한국 헌법 구조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 사법부는 영국보다 더욱 적극적인 심사가 가능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우리 헌법은 제117조와 제118조를 통해 지방자치를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헌법적 보장은 의회주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국의 제도적 맥락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영국의 경우에는 강력한 자치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중앙정부 의회가 이를 언제든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역설이 발생한다. 이는 중앙과 지방의 비대칭적 구조를 고착하고 강화한다. 이에 반해 헌법이 지방자치를 보장하는 한국에서는 영국의 Wednesbury 기준이 보여 주는 것과 같은 넓은 재량의 존중보다, 보다 강화된 사법적 통제가 정당화될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헌법적 제도 보장 규정이 입법자의 재량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의 민주적 대표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통합·폐지에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Stanton 같은 영국 학자는 지방자치에 대한 헌법적 보장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한다.127) 이때의 엄격함은 절차 준수의 확인에 머무르지 않는다.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 신뢰보호 같은 실체적 기준이 함께 고려될 때 제도보장 취지에 상응하는 심사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지방자치제도의 제도 보장론은 입법부에 영국에 못지않은 넓은 입법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 실질적 결과에서 본다면 영국과 한국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사법부 입장에서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이익이 첨예하게 갈리거나 정치적으로 갈등이 심한 사안의 경우에는 엄밀한 사법적 판단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지방자치 구조조정은 단지 지금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예측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정책적 과제인데 이에 대하여 사법부가 개입하게 된다면, 사법부는 그 결과에 대한 사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정책적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사법부는 제도보장의 원래 취지와 달리 제도보장 법리를 일종의 탈출구로 삼아서 사법적 판단을 자제하고 의회의 재량은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으로 흐르게 된다. 따라서 사법적 판단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사법부의 통제 기준 법리의 세밀화와 더불어 구조조정의 결정 과정을 세밀화함으로써 실체적 판단은 정치가 주도하고 사법부는 그 판단 과정을 외곽에서 통제하도록 해주는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 구조조정은 단순한 행정적·기술적 판단이 아니라, 지방분권의 실현, 주민 대표성의 보장, 행정 효율성의 제고, 민주적 정당성의 확보라는 상이한 헌정 원칙 간의 조율을 요구하는 복합적 과정이다. 영국은 성문헌법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법률과 판례를 통해 구조조정의 절차적 기준과 사법적 통제의 틀을 정교화해 왔다. 한국은 헌법적 보장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절차적 요건과 사법적 통제 기준이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며, 이에 대한 입법적 정비는 향후 지방자치 개편 논의의 핵심적 과제로 남아 있다.

Notes

* 이 논문은 2025년 8월 28일 한국헌법학회가 개최한 제7회 한국헌법학자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논문 형식으로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1) 대규모 단계층제로의 전환이 충분한 논증 없이 ‘단계층제가 최선’이라는 전제 아래에 추진되어 왔으며, 그 결과가 주민의 공동체 정체성 인식과 괴리된다는 비판으로는 Steve Leach, John David Stewart and G. W. Jones, Centralisation, Devolution and the Future of Local Government in England (Routledge 2018) pp. 129–133 참조.

2) Richard Briffault, ‘The Local Government Boundary Problem in Metropolitan Areas’ (1996) 48 Stanford Law Review, p. 1115 and p. 1132 참조.

3) “devolution”은 흔히 ‘지방 분권’으로 번역되지만, 이는 중앙정부가 권력을 분산하는 “decentralisation”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devolution”은 법적·제도적 권한 이전을 포함하는 보다 구체적이고 구조적인 의미를 지닌다. 영국 devolution의 개념과 그 비대칭적(asymmetric) 구조에 대한 개관으로는 David Torrance, Introduction to Devolution in the United Kingdom (House of Commons Library CBP 8599, 2024) pp. 31–32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cbp-8599/>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위임(delegation)과의 개념적 차이 측면에서 devolution에 대한 설명은 House of Lords Select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 ‘The Legislative Process: The Delegation of Powers’ (16th Report of Session 2017-19, HL Paper 225, 20 November 2018) <https://publications.parliament.uk/pa/ld201719/ldselect/ldconst/225/22503.htm>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4) 참고로, 영국에서는 “local government”와 “local authority”라는 용어가 종종 혼용되지만, 엄밀히 구분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 “Local government”는 지방자치를 운영하는 전체 시스템을 지칭하며, 중앙정부 하위의 지방 행정기관과 관련된 제도와 구조를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즉, 지방정부의 권한, 구조, 기능을 포함한 제도적 체계를 의미한다. 반면, “local authority”는 실제로 지방 행정을 수행하는 개별 자치단체를 지칭하는 용어다.

5) John Stanton, Law, Localism and the Constitution: A Comparative Perspective (Routledge 2023) pp. 85–86 참조.

6) 영국의 단일 국가 체제가 상향식 시민 민주주의가 아니라 하향식 의회주권에 기초하고 있어, 중앙이 지방정부 제도를 존중할 헌법적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분석으로는 Colin Copus, Mark Roberts and Rachel Wall, Local government in England : Centralisation, Autonomy and Control (Palgrave Macmillan 2017) p. 17 참조.

7) GPC 제도에 관하여는 「2011년 지방주의법(Localism Act 2011)」제1조부터 제5조에 규정되어 있다. 또한 카운슬세 주민투표 원칙의 법적 근거는 「2011년 지방주의법」이 「1992년 지방정부재정법(Local Government Finance Act 1992)」에 삽입한 4ZA장이다. 한편, 이 제도의 구체적 운용에 대하여는 Department for Levelling Up Housing and Communities, ‘The Referendums Relating to Council Tax Increases (Principles) (England) Report 2024-25’ (HC 319, 5 February 2024)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referendums-relating-to-council-tax-increases-principles-england-report-2024-to-2025>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한편, GPC가 형식상 지방의 기본 권한을 확대했지만, 실질적으로 중앙정부가 명분으로 내세웠던 중앙-지방 위계의 근본적 전환에 이르지 못했다는 분석은 Copus, Roberts and Wall, Above n. 6, p. 3 and p. 29 참조.

8) Copus, Above n. 6, p. 76 참조.

9) 영국 지방자치 구역이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당대의 행정 수요와 어긋나 있다는 지적은 일찍부터 제기되어 왔다. 예를 들면, E. W. Gilbert, ‘The Boundaries of Local Government Areas’ (1948) 111 The Geographical Journal p. 172 and p. 175 참조.

10) 영국 중세 지방자치의 전반적 구조에 대하여는 Stanton, Above n. 5, pp. 18–43; William Eric Jackson, Local Government in England and Wales (Penguin Books 1945) pp. 24–30; J. A. Chandler, Explaining Local Government: Local Government in Britain since 1800 (Manchester University Press 2007) pp. 1–69 참조. 또한 개별 행정 단위에 관한 논의로서 중세 버로우의 형성과 법인격화에 대하여는 G. H. Martin, ‘The English Borough in the Thirteenth Century’ (1963) 13 Transactions of the Royal Historical Society pp. 126–127 참조.

11) Chandler, Above n. 10, pp. 97–119; Stanton, Above n. 5, pp. 34–39; David J. Wilson and Chris Game, Local government in the United Kingdom (Macmillan 1998) pp. 42–43 참조.

12) 「1972년 지방자치법」이 도입한 이계층 구조의 전반에 대하여는 Mark Sandford, Local Government in England: Structures (House of Commons Library Research Briefing SN07104, 2025) p. 20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sn07104/>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이 개편의 역사적 전개에 대해서는 Chandler, Above n. 10, Chapter 5 참조.

13) 「1972년 지방자치법」에 따른 이계층 구조 및 대도시권 카운티·디스트릭트 지정에 관하여는 Wilson and Game, Above n. 11, p. 50 참조. 특히, 6개 대도시권 카운티가 기능적 경제 지리에 기반하여 도시와 그 경제적 배후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Sandford, Above n. 12, p. 20 참조.

14) 참고로, 일부 단계층 지방자치단체(unitary authorities)와 디스트릭트는 ‘버러(borough)’ 또는 ‘시(city)’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명칭은 의회의 법적 지위나 기능적 권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명예적 칭호로, 과거 군주로부터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았던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 대하여는 Sandford, Above n. 12, p. 6 참조. 이는 법적·행정적 의미보다는 역사적 상징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지역 주민에게 강한 자긍심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

15) Andrew Michael Jones, ‘New Wine in Old Bottles? England’s Parish and Town Councils and New Labour’s Neighbourhood Experiment’ (2007) 22 Local Economy: The Journal of the Local Economy Policy Unit, p. 230 참조. 교구 카운슬과 타운 카운슬은 잉글랜드에서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최말단 지역 행정 단위로 분류된다. 이는 여기에서 주로 다루는 ‘주요 자치단체(principal authority)’와는 법적 지위와 권한 측면에서 구별된다. 다만, 그 분포는 균일하지 않아 현황으로는 약 10,000개가 존재하지만 인구의 약 40%만을 포괄하고, 도시 지역에는 역사적으로 드물었다. Mark Sandford, Parish and Town Councils: Recent Issues (House of Commons Library Research Briefing SN04827, 2021) pp. 7-8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sn04827/> accessed 27 June 2026.

16) 영국의 지방자치단체 명칭은 대한민국과 일치하지 않지만, 이계층 구조에서 카운티(county)는 광역자치단체, 디스트릭트(district)는 기초자치단체로 유사하게 이해될 수 있다. 이상 영국 지방자치의 기본적 구조에 대하여는 Sandford, Above n. 12, pp.6–15 참조. 잉글랜드 지방자치단체의 현행 구성과 최신 통계(단층·이계층·교구 카운슬의 분포)에 대한 개관으로는 Edward Scott, Local Government and Local Democracy in England (House of Lords Library 2023) <https://lordslibrary.parliament.uk/local-government-and-local-democracy-in-england/>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17) Sandford, Above n. 12, pp.22–23 참조.

18) 직선제 단체장 제도의 도입 경위와 평가에 대하여는 Stanton, Above n. 5, pp. 123–124; John Fenwick and Howard Elcock, ‘Elected Mayors: Leading Locally?’ (2014) 40 Local Government Studies 582–585; Andy Asquith, ‘A Bullock, a Monkey and Robocop: An Assessment of the Directly Elected Mayor in English Local Government’ (2008) 36 Policy & Politics; Mark Sandford, Directly-elected Mayors (House of Commons Library Research Briefing SN05000, 2024)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sn05000/>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19)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Cities and Local Government Devolution Act 2016)」s 107A(1)

19) 통합자치체(CA)가 「2009년 지방 민주주의, 경제 발전 및 건설법」으로 도입되고, 2014년 그레이터 맨체스터와의 첫 권한이양 합의를 거쳐,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이 직선 단체장을 둔 결합자치체(MCA)를 창설하기까지의 경위에 대한 소개로는 Scott, Above n. 16 참조. 한편, MCA의 설립과 권한 이양은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Cities and Local Government Devolution Act 2016)」상의 권한에 근거한 명령(order)을 통해 이행되며, 권한 이양 합의(devolution deal) 문서 자체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Mark Sandford, Devolution to Local Government in England (House of Commons Library Research Briefing SN07029, 2024) p. 13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sn07029/>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20) 이로써 1986년, 6개의 대도시권 카운티(metropolitan county councils)와 그레이터 런던 카운슬(Greater London Council)이 해체되었다. 그러나 경찰, 소방, 대중교통 등 광역 카운티가 제공하던 주요 공공 서비스는 여전히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기능 중 일부는 자치 버로우(borough) 간 협력을 통해 구성된 공동 위원회(joint boards) 또는 버로우 카운슬(borough councils)로 이관되었다. Wilson and Game, Above n. 11, p. 53; Muhammet Kösecik and Naim Kapucu, ‘Conservative Reform of Metropolitan Counties: Abolition of the GLC and MCCs in Retrospect’ (2003) 17 Contemporary British History, p.72; Steve Leach and Chris Game, ‘English Metropolitan Government since Abolition: An Evaluation of the Abolition of the English Metropolitan County Councils’ (1991) 69 Public Administration, pp. 144–145

21) 정부의 효율성 및 재정 명분에 대한 비판적 분석의 소개로는 Kösecik and Kapucu, Above n. 20, p. 83 참조.

22) 선출형 지역의회(elected regional assemblies) 이전에 잉글랜드에는 비선출 지역의회가 존재하였으나, 법적 권한이 없고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여기서 ‘비선출 지역 의회’라 한 것은 원문상 ‘Regional Chamber’를 가리키며, 이들 대부분은 이후 스스로를 ‘Regional Assembly’로 개칭하였다. 선출형 지역 의회는 이를 대체하여 광역 전략 기능을 담당하는 상위 기구로 제안되었다. 한편 당시 노동당 정부의 구상에서 선출 지역 의회 도입은 ‘주로 단계층제(predominantly unitary)’ 지방자치 구조를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단계층화와 지역정부 도입은 제도적으로 연동되어 추진되었다. Mark Sandford, ‘Achieving Elected Regional Assemblies in England’ (2002) 73 The Political Quarterly 333; Mark Sandford and Paul McQuail, Unexplored Territory: Elected Regional Assemblies in England (Constitution Unit, University College London 2001) p. 11, p. 28, p. 51 and p. 136 <https://www.ucl.ac.uk/constitution-unit/sites/constitution-unit/files/77.pdf>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23) 이상 전반적인 내용은 Mark Sandford, Unitary Local Government (House of Commons Library Research Briefing SN09056, 2024)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cbp-9056/>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24) 이상 단계층화의 효율성에 대한 찬반 논의는 Stanton, Above n. 5, pp. 106–107; Sandford, Above n. 22, p. 334; Akash Paun and others, What is Local Government Reorganisation? (Institute for Government 2024) <https://www.instituteforgovernment.org.uk/explainer/local-government-unitarisation> accessed 27 June 2026; Ministry of Housing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English Devolution White Paper - Power and Partnership: Foundations for Growth’ (CP 1218, 16 December 2024), pp. 100–102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english-devolution-white-paper-power-and-partnership-foundations-for-growth>; Michael Chisholm, ‘Reorganizing Two-Tier Local Government for Regional Assemblies’ (2004) 24 Public Money & Management 115–118; Leach, Stewart and Jones, Above n. 1, p. 131 참조.

25) 이계층에서 단계층제로의 전환 제안에 관하여 장관에게 자문을 하는 구조 검토에 대하여는 Local Government Boundary Commission for England, ‘Principal Area Boundary Reviews: Technical Guidance’ (November 2021) <https://www.lgbce.org.uk/sites/default/files/2023-03/pabr_guidance_and_letter_combined_002_redacted.pdf>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한편, 잉글랜드 지방선거구 획정 절차의 규칙과 그 결과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Colin Rallings and others, ‘Redistricting Local Governments in England: Rules, Procedures, and Electoral Outcomes’ (2004) 4 State Politics & Policy Quarterly, pp. 470–490 참조.

26) 단계층 지방자치단체(unitary authority) 신설 절차에 대해 LGBCE에 대한 자문 요청이 의무가 아니며, 실제로 경계 검토(PABR)는 1990년대 이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Sandford, Above n. 12, p. 13 and p. 15 참조.

27) Sandford, Above n. 23, p. 9; Paun and others, Above n. 24 참조.

28) 다만, 이계층 구조의 비단일구역(non-unitary district council)의 경우,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제15조 제5항은 단 한 곳의 관련 자치단체 동의만으로 구조조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여, 절차의 용이성과 제도의 유연성을 높였다.

29) 이 법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2007년 지방정부 및 보건 공공 참여법」에 따른 구조조정 절차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동법은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 방식에 기반하고 있어, 최근의 지방 권한 이양(local devolution) 기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는 적용이 다소 기피되는 경향이 있다.

30) 「2016년 도시 및 지방정부 권한 이양법」에 따른 구조 개편이 관련 자치단체의 동의를 전제로 한 명령(order)으로 이행되는 구조라는 점은 동법에 근거한 통합자치당국(combined authority)의 설립 절차에서 그 전형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Mark Sandford, Combined Authorities (House of Commons Library Briefing Paper CBP 06649, 2019) p. 4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sn06649/>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이와 같이 영국 법체계에서 명령(order)과 규정(regulation)은 모두 위임입법(Statutory Instruments)에 속하나, 명령은 개별 사안에 대한 처분적(dispositive) 조치에, 규정은 일반적·포괄적 규칙의 정립에 각각 활용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31) 실제로 아래에 언급할 대표적인 구조조정 사법심사 사례에서도 법원은 모두 정부 측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대하여는 Paun and others, Above n. 24 참조.

32) 이에 대하여는 Mark Elliott, ‘The Ultra Vires Doctrine in a Constitutional Setting: Still the Central Principle of Administrative Law’ (1999) 58 The Cambridge Law Journal, pp. 129–130 and pp. 133–134 참조.

33) Associated Provincial Picture Houses Ltd v Wednesbury Corporation [1948] 1 KB 223.

34) G. L. Peiris, ‘Wednesbury Unreasonableness: The Expanding Canvas’ (1987) 46 The Cambridge Law Journal 53–55, 79–80; Adam Perry, ‘Wednesbury Unreasonableness’ (2023) 82 The Cambridge Law Journal, p. 484, p. 482 and p. 487 참조.

35) 헨리 8세 조항의 개념·역사적 기원 그리고 그것이 의회주권에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개괄적 설명은 Nicholas Barber and Alison Luk Young, ‘The Rise of Prospective Henry VIII Clauses and Their Implications for Sovereignty’ (2003 Spring) Public Law, pp.112–114; House of Lords Select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 ‘The Legislative Process: The Delegation of Powers’ 참조.

36) Shrewsbury & Atcham Borough Council v Secretary of State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07] EWHC 2279 (Admin), para 1 (이하 Shrewsbury case).

37) Shrewsbury case, para. 4.

38) Shrewsbury case, paras. 5-6.

39) Shrewsbury case, paras. 13(1), 14

40) Shrewsbury case, paras. 13(2), 34.

41) Shrewsbury case, para. 13.

42) Shrewsbury case, paras. 18-19.

43) Shrewsbury case, para. 17.

44) Shrewsbury case, paras. 20-21, 24.

45) Shrewsbury case, para. 30.

46) Shrewsbury case, paras. 35-36.

47) Shrewsbury case, para. 35.

48) Shrewsbury case, paras. 35-36.

49) Shrewsbury case, para. 30.

50) Shrewsbury case, paras. 36-37.

51) Shrewsbury case, paras. 30, 37.

52) Shrewsbury case, paras. 35, 37.

53) Shrewsbury case, paras. 36-37.

54) Shrewsbury case, para. 36.

55) Shrewsbury case, para. 38.

56) R (Christchurch Borough Council) v Secretary of State for Housing,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18] EWHC 2126 (Admin), paras. 1, 4. (이하 Christchurch case).

57) Christchurch case, para. 13.

58) Christchurch case, para. 21. 이에 대한 맥락은 Sandford, Above n. 23, pp. 18–19 참조.

59) Christchurch case, paras. 41-42.

60) Christchurch case, paras. 1, 4, 35.

61) Christchurch case, paras. 31, 35.

62) Christchurch case, paras. 47, 54.

63) Christchurch case, paras. 47-48.

64) Christchurch case, paras. 27, 29.

65) Christchurch case, paras. 19, 41.

66) Christchurch case, paras. 41-42.

67) Christchurch case, paras. 19, 38 and 52.

68) Christchurch case, paras. 34, 35.

69) Christchurch case, paras. 41, 43 and 52.

70) Christchurch case, paras. 47, 54.

71) Christchurch case, paras. 47, 49.

72) Christchurch case, para. 43.

73) Christchurch case, para. 53.

74) Christchurch case, para. 52.

75) Christchurch case, paras. 34, 55(ii).

76) Christchurch case, paras. 57, 59.

77) Christchurch case, paras. 55, 58

78) Christchurch case, paras. 57, 59.

79) Christchurch case, paras. 56-58.

80) Christchurch case, para. 57; 배경으로는 paras. 8 and 11 참조.

81) Christchurch case, paras. 57, 59.

82) Christchurch case, paras. 62, 64.

83) Christchurch case, paras. 64-65.

84) Christchurch case, paras. 24, 25.

85) Christchurch case, paras. 62, 64.

86) Christchurch case, paras. 64, 69.

87) Christchurch case, paras. 66, 68. 참고로, 이 조항에 따르면, 법원은 사법적 구제 심사 과정에서 행위나 결정에 위법이 있더라도, 신청인에게 실질적으로 다른 결과(substantially different outcome)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면 구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 다만, 「1981년 고등법원법」 제31조 제2B항은 공익적 필요성(exceptional public interest)이 인정되는 경우,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사법심사를 계속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88) Christchurch case, paras. 69, 70.

89) The Queen (on the application of Cumbria County Council) v Secretary of State for Levelling Up, Housing and Communities [2022] EWHC 388 (Admin), paras. 1-2. (이하 Cumbria case).

90) Cumbria case, para.1.

91) Cumbria case, paras. 7, 16.

92) Cumbria case, paras. 2, 3.

93) Cumbria case, paras. 2, 3.

94) Cumbria case, paras. 2, 3.

95) Cumbria case, paras. 6(i)-(iv).

96) Cumbria case, paras. 7(ii)-7(iii).

97) Cumbria case, paras. 9(i)-(iii).

98) Cumbria case, paras. 10(i) and 10(iv).

99) Cumbria case, paras. 10(ii) and 10(iv).

100) Cumbria case, paras. 11 and 11(ii).

101) Cumbria case, paras. 11(iii)-11(iv)

102) Ibid.

103) Cumbria case, paras. 11(iv) and 12(iv).

104) Ibid.

105) Cumbria case, paras. 12(ii) and 12(v).

106) Cumbria case, paras. 10(iv), 12(ii) and 12(v).

107) Cumbria case, para. 12(ii).

108) Cumbria case, para.12(ii).

109) Ibid.

110) Cumbria case, paras. 5 and 13.

111) Cumbria case, para. 13.

112) Cumbria case, para. 14.

113) Cumbria case, para. 14.

114) Cumbria case, para. 14.

115) Cumbria case, paras. 4, 12(i) and 14.

116) Cumbria case, para. 14.

117) Cumbria case, paras. 12(iv) and 14.

118) Cumbria case, para. 12(iv).

119) Cumbria case, para. 14.

120) Cumbria case, para. 16.

121) Hugh Casswell, ‘How council reorganisation became an election battle’ BBC News (24 April 2025) <https://www.bbc.com/news/articles/ckg2xvzpr2qo> accessed 27 June 2026; Opinion Research Services, Local Government Reorganisation in Nottinghamshire? Report of Public and Stakeholder Engagement (Opinion Research Services 2018) <https://www.nottinghamshire.gov.uk/media/1727147/opinionresearchservicesreport.pdf>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122) Miles Davis, ‘Plan for Big Expansion of Exeter Unveiled’ BBC News (18 March 2025) <https://www.bbc.com/news/articles/cwyd11lql8xo>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123) William Eichler, ‘Majority of Public ‘Not Following’ Reorganisation’ (LocalGov, 2025) <https://www.localgov.co.uk/Majority-of-public-not-following-reorganisation-/62267> accessed 27 June 2026 참조.

124) Scott, Above n. 16 참조.

125) Kösecik and Kapucu, Above n. 20, p. 95 참조.

126) Sandford, Directly-elected Mayors, Above n. 18, p. 8 참조.

127) Stanton, Above n. 5, Chapter 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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