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19년 1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정치·사회·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2020년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었고, 소규모의 제한적인 모임만을 허용하여 대규모의 대면모임이 어렵게 되었다. 많은 대규모 모임들이 대면으로 개최할 수 없게 되자, 방법을 바꿔 줌(ZOOM) 등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의 모임을 많이 개최하게 되었다. 사교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의 경우에는 그 모집절차나 방법에 제한이 없으므로 비대면 모임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적 모임’ 중에서도 대면회의를 전제로 하거나, 비대면 모임에 대한 절차나 방법을 규율하지 않은 경우 과연 비대면 방식의 모임이 허용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게 되었다.
본 논문은 비대면모임과 관련하여 민법상 비영리법인1)의 온라인총회2)가 허용되는지 여부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민법상 비영리법인은 연 1회 이상 통상총회를 소집하여야 하고, 결의방법에 대해 법률이나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사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사원의 결의권의 과반수로 정하고 있다. 즉, 비영리법인의 총회는 원칙적으로 사원의 출석을 전제로 하고 있어, ‘대면 모임’만을 전제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비영리법인에서도 온라인총회를 개최해야 하는 필요성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비영리법인의 실무자들은 온라인으로 총회를 개최해도 되는지 여부를 주무관청에 문의하였으나3), 각 주무관청마다 답변이 상이하여 혼란을 주는 측면이 존재하였다. 그래서 이같은 혼란을 막기 위하여 국무총리실에서는 법무부와 협의하여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상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의 발표 이후에도 일선 주무관청에서는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 허용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나아가 이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에도 온라인총회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에 관한 명확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와 같은 법적·실무적 혼선을 배경으로, 본 논문에서는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가 현행 법해석상 허용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온라인총회 허용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법적 쟁점을 분석한 후 입법적 개선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에 관한 법해석론
민법상 사단법인의 이사는 매년 1회 이상 통상총회를 소집하도록 하고 있고(제69조), 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총사원 5분의 1이상이 회의목적 사항을 제시하여 청구하는 경우에는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제70조).4) 사원들은 총회에서 서면이나 대리인에 의하여 결의권을 행사할 수 있고(제73조), 서면이나 대리인을 통하여 결의권을 행사한 경우 해당 총회에 출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제75조 제2항). 원칙적으로 결의권은 그 권리를 갖는 사원이 스스로 총회에 출석하여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러한 원칙을 엄격히 관철하면 총회에 출석할 수 없는 사원은 결의권도 행사할 수 없어 총회가 유회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불합리를 피하기 위하여 서면이나 대리인을 통한 결의권을 인정한다고 한다.5) 그리고 ‘총회의 소집’은 1주 전에 그 회의의 목적사항을 기재한 통지를 보내고 기타 정관에 정한 방법에 따라 하여야 한다(제71조).
위의 규정들에 의하면 비영리법인의 이사는 통상총회 및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있고 결의방법을 서면이나 대리인에 의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총회의 개최 방식에 대해서는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각 사단법인은 정관으로 총회의 개최 방식을 정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개최 방식은 해당 정관의 내용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상법은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수단에 의하여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 이사는 이사회에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본다(제391조2항).”고 하여, 회사의 이사회를 개최하는 경우 원격통신회의가 가능함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사들의 대면회합이 어려워지자, 1999년 상법 개정을 통하여 도입되었다. 첨단 통신수단을 활용하여 이사회의 운영의 원활함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7) 음성을 송수신해야 하므로 인터넷을 통한 화상회의는 허용되나, 단순한 문자회의(이른바 chatting)는 허용되지 않는다.8) 그리고 위 통신수단에 의하여 회의에 참가하는 이사는 이사회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결의에 참가한 것으로 인정된다.9) 하지만 이사회는 회사의 경영에 관한 실무적인 문제를 다루므로 여러 가지로 변환이 가능한 의안을 놓고 상호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최적의 결론을 내야 하는 집단적 의사결정의 방식을 취하므로, 서면결의는 인정되지 않는다.10) 더불어 이사회는 회사가 기대하는 이사 개개인의 능력과 고도의 신뢰관계에 기초해서 구체적인 업무집행을 결정하는 기관이므로, 이사는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하고 그 대리행사는 인정되지 않는다.11)
한편 2009년 상법개정(법률 제9746호, 시행 2010. 5. 29.)을 통하여 주주는 주주총회12)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규정을 두었으나(제368조의4), 원격지에서 전자적 방법에 의해 결의에 참가할 수 있는 방식인 전자주주총회13)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다.14) 그러나 2025년 법률개정(법률 제20991호, 시행 2026. 7. 23.)으로 상장회사의 경우 정관으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주주의 일부가 소집지에 직접 출석하지 아니하고 원격지에서 전자적 방법에 의하여 결의에 참가할 수 있는 방식의 총회(전자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되(제542조의14 제1항),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상장회사는 전자주주총회의 병행 개최를 의무화하고 있다(동조 제2항). 금번 상법개정으로 ‘현장병행형 전자주주총회’만이 도입되었으며, ‘현장대체형 전자주주총회’는 규율하지 않고 있다.15) 이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의 활성화라는 제도의 취지와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16)
현장병행형 전자주주총회의 개최를 배제하고자 하는 상장법인은 그 뜻을 정관에 정하도록 하고, 정관에 이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 이사회의 결의로 전자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이른바 옵트 아웃(opt-ou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17)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에 이사회를 두도록 하고(제15조), 이사회는 학교법인의 예산·결산·차입금 및 재산의 취득·처분과 관리에 관한 사항, 정관 변경에 관한 사항, 학교법인의 합병 또는 해산에 관한 사항, 임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관이다(제16조). 이사회의 소집방식과 관련하여 제18조 제2항에서는 “이사회의 회의는 이사가 동영상과 음성이 동시에 송수신되는 장치가 갖추어진 다른 장소에 출석하여 진행하는 원격영상회의의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상법과 같이 이사회의 원격영상회의 개최를 긍정하고 있다. 본 조문은 2012년 1월 26일 법률개정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입법취지는 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학교법인의 이사회 개최가 전자적 방법으로 가능해졌으므로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② 사립학교법인이 이사회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18) 그런데 사립학교법은 원격영상회의의 근거 규정은 마련하였으나,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방법은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다.
도시정비법에 의하면 시장·군수등, 토지주택공사등 또는 지정개발자가 아닌 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려는 경우 토지등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을 설립하여야 하고,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시장·군수 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제35조). 조합은 인가를 받아 주된 사무소 소재지에 등기를 하면 법인으로써 성립하고(제38조), 정비사업 추진 관련 여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위 조합의 각종 사안(정관의 변경,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자율 및 상환방법 등)을 의결하기 위하여 총회를 두고 있다(제44조, 제45조). 조합의 총회와 관련하여 제44조의2(온라인총회) 제1항에서 “조합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 제44조에 따른 총회와 병행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총회(이하 “온라인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조합원이 참석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재난의 발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시장·군수등이 조합원의 직접 출석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온라인총회를 단독으로 개최할 수 있다.”고 하여, 원칙적으로 대면총회와 온라인총회를 병행하도록 규정하고 예외적인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온라인총회를 단독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기서 예외적인 사유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재난 혹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된 경우를 의미한다(동법 시행령 제41조의3 제1항). 온라인총회가 개최되기 위한 요건으로는 ①온라인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이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②온라인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의 접속 기록 등이 보관되어 실제 참석 여부를 확인·관리할 수 있을 것, ③ 그 밖에 원활한 의견의 청취·제시 등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부합할 것 등을 요구한다(동법 제44조의2 제2항). 기타 온라인총회의 개최 방법 및 절차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조 제3항).19)
조합원은 총회에서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대리인을 통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45조 제5항). 다만, ①조합원이 전자적 방법 외에 제5항에 따른 방법으로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할 것, ②의결권의 행사 방법에 따른 결과가 각각 구분되어 확인·관리할 수 있을 것, ③그 밖에 전자적 방법을 통한 의결권의 투명한 행사 등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부합할 것과 같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면 전자적 방법(「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정보처리시스템을 사용하거나 그 밖의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동조 제6항). 특히 예외적 사유가 있어 대면총회 없이 온라인총회만을 개최하는 경우에는 전자적 방법만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동조 제6항).
사원의 결의권은 본인이 스스로 출석하여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민법 제73조 제2항에서 서면이나 대리인에 의한 결의권 행사를 인정하고 있다. 본인이 불가피하거나 부득이하게 대면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이 원칙을 유지하게 되면, 비영리법인의 총회가 성립되지 않거나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20) 그러나 사원의 결의권을 서면으로 행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대면총회가 아닌 온라인총회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총회의 소집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도 서면결의만으로 총회의 결의를 갈음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긍정설은 개정 전 독일민법 제32조 제2항21)에 비추어 총회의 소집이 없더라도 서면결의만으로 총회의 결의를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22) 반면, 부정설에 의하면 서면결의권은 총회소집을 전제로 하여 행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총회를 소집하지 않고 결의만 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23) 민법 제73조 제2항은 총회가 적법하게 소집된 후(동법 제71조) 사원이 직접 총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서면 등으로 자신의 결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총회 자체의 소집 없이 사원들의 서면만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여 총회의 결의를 갈음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조문의 문언과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긍정설은 독일민법 제32조 제2항을 근거로 제시하나, 위 규정은 서면결의의 유효요건으로 전체 사원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민법에 이에 상응하는 규정이 없고,24) 총회를 개최하지 않은 서면결의가 유효하기 위하여 전체 동의가 필요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입법적 차이를 고려하면 독일법을 근거로 우리 민법상 서면결의가 총회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 서면결의만으로 총회의 결의를 대신할 수 있다는 긍정설 중에는 민법 제71조가 ‘총회의 소집방법’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소집장소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단지 ‘기타 정관에 정한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정한 부분에 주목하는 견해가 있다.25) 이에 따르면 총회의 소집장소는 정관에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정관에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제한 없이 장소를 정할 수 있으므로 온라인상의 공간도 장소로써 지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26) 그래서 일부사원이 현장출석을 하고 다른 사원은 서면으로 출석에 갈음하여 의결할 수 있고, 전체 사원이 서면에 의하여 결의하는 것도 해석상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27)
국무총리실은 2020년 3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영리법인을 위하여,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한시적으로 허용28)한다고 민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하였다.29). 그 이후 관계 부처 및 비영리법인으로부터 온라인총회의 상시 허용에 대한 요청이 쇄도하자, 기존 유권해석을 변경하여 비영리 법인의 온라인총회를 상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30) 이에 대해 법무부도 비영리법인의 총회결의를 서면방식으로도 가능하도록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점, 법률상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각 비영리법인의 정관에서 특별히 금지하지 않는 한 온라인총회를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31) 하지만, 온라인총회는 참가자의 동일성을 식별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출석과 결의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사원의 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민법 제73조 제2항은 1960년 민법제정 당시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대면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몇몇의 사람들을 위하여, 서면으로 결의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우편시스템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에, 결의사항에 대한 사원들의 토의 없이 사원총회를 서면으로만 유효하게 개최한 것으로 보는 것은 해석상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32) 또한 1960년 민법제정 이후 제60조의2(직무대행자의 권한), 제97조(벌칙) 등 법인편의 일부규정을 개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법과 달리 총회소집 방식 등에 관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입법자가 이를 명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민법 제73조 제2항의 존재만으로 사원총회에 대한 전면적 서면결의를 허용한다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하며, 타당한 해석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도 사단법인이 정관에 근거규정이 없는데도 서면에 의한 결의로 임시대의원총회 결의를 갈음하려고 한 사안에서 “민법상 사단법인의 총회 결의는 소집·개최 절차가 이루어진 총회에 사원들이 참석하여 결의하는 것을 원칙적인 방법으로 한다고 보아야 한다. 총회의 소집·개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목적사항을 서면통지하고 그에 대한 단순한 찬반투표만을 서면으로 받아 다수를 얻는 쪽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서면결의는 총회에 참석하여 목적사항을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결의함으로써 사단법인 사무 운영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하는 사원권의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민법상 사단법인에서 법률이나 정관에 정함이 없는데도 소집·개최 절차 없이 서면만으로 총회 결의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33)고 판시한 바 있다.34)
한편 서면결의의 허용 여부와 온라인총회의 개최 가능 여부는 서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서면에 의한 의결권행사가 허용된다는 점이 곧바로 온라인총회의 개최를 인정할 수 있는 직접적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온라인 방식으로 사원총회가 개최되었을 때 그 의결이 전자서명 등에 의하여 이뤄지는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서면결의와 일부 접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보았듯 민법 제73조 제2항은 입법자가 대면총회를 기초로 규정한 것으로, 온라인총회의 유효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민법 제73조 제2항은 대면으로 사원총회를 할 때 서면으로 결의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조문을 근거하여 서면결의만으로 사원총회가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다거나 온라인총회가 허용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35)
Ⅲ.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
독일의 사단법인의 사무는 원칙적으로 사원총회(Versammlung der Mitglieder)의 결의를 통하여 정해진다. 위 조문에서 “총회(Versammlung)”는 대면으로 사원들이 모두 모이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36) 독일의 학설37)과 판례38)는 Skype, Zoom 또는 Facetime 등을 이용한 온라인총회도 정관상 규정을 두고 있고 관련 총회절차를 갖추고 있으면 허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단들이 정관에 온라인총회를 규율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을 때 온라인총회가 유효한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있다. 이에 관련하여 학설상 다수설은 전체사원의 동의가 있다면 온라인총회도 허용된다는 입장이다.39)
한편 독일민법 제32조 제2항은 사원 전원이 서면으로 동의하면 사원총회가 개최되지 않더라도 유효한 것으로 정한다. 이러한 전체 사원에 대한 회람에 의한 결의(Umlaufbeschluss)40)는 마지막 투표가 사단의 대표자에게 도달하게 되면 효력을 가지게 된다. 다만, 회람에 의한 결의는 의결과정에서 토론과 발언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므로 실무적으로는 잘 이용되지 않는다고 한다.41)
독일은 코로나19의 영향과 사생활에 대한 현저한 제한 등과 관련하여 신속한 법적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였고, 일명 “코로나법(Corona-Gesetz)”이 연방내각을 거쳐 연방의회에서 1주일만에 의회를 통과하게 되었다.42)
코로나법의 정식명칭은 “「민사, 도산 및 형사절차법상 코로나19 팬데믹 결과의 완화를 위한 법률(Gesetz zur Abmilderung der Folgen der COVID-19 -Pandemie im Zivil-, Insolvenz- und Strafverfahrensrecht)」이다. 동법 제2장에서 코로나로 인해 영향을 받는 단체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제2장의 정식명칭은 「회사법, 협동조합법, 사단법, 재단법, 주택소유법상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법(Gesetz über Maßnahmen im Gesellschafts-, Genossenschafts-, Vereins-, Stiftungs- und Wohnungseigentumsrecht zur Bekämpfung der Auswirkungen der COVID-19 –Pandemie, 이하, ‘코로나단체법’이라 함)」이다. 그리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단체법상 장애 요인을 제거하고 원활한 단체활동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단체법」은 8개 조문으로 되어 있다. 제1조는 주식회사; 주식합자회사; 유럽회사; 상호공제조합을, 제2조는 합명회사를, 제3조는 협동조합을, 제4조는 조직재편법을, 제5조는 사단과 재단을, 제6조는 주택소유자단체를, 제7조는 경과규정을, 제8조는 시행령의 위임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논문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제5조를 주목해보면, 코로나 사태로 사원총회 및 이사회의 대면모임이 어려울 것을 이미 예상하고, 동 조문을 통하여 정관상 비대면 총회 가능 여부 등을 규정하지 아니하였더라도 문제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제5조(사단과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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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단이나 재단의 이사는 임기가 지나서도 해임되거나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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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일 민법 제32조 제1항 1문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정관에서 권한을 부여함이 없더라도 사원들에게 다음의 사항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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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일민법 제32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원이 참여하여 사단이 정한 기일까지 최소한 절반의 사원이 문면방식(Textform)43)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고 필요한 정족수에 따른 결의가 있었다면 사원총회가 개최되지 않더라도 그 결의는 유효하다.
위 코로나단체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현장 총회를 전제로 하는 독일 민법 제32조 제1항의 예외로써, 정관에서 정한 바가 없더라도 온라인총회가 가능하고 사원은 총회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동법 제5조 제3항은 독일 민법 제32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사원 전원이 결의에 동의함을 서면으로 표시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원이 회람절차에 참여하고 최소한 절반의 사원이 사단이 정한 기한 전에 문면방식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였으며, 정족수에 따른 결의가 있으면 사원총회가 개최되지 않아도 그 결의는 유효하다고 한다.
독일은 특별법(코로나단체법) 제정을 통하여 비상조치44)로써 전자적 수단을 통한 사원권 행사를 인정하였으나, 이후 이를 상시적 제도로 전환하고자 민법개정을 준비하였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총회 운영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됨에 따라, 특별법의 효력이 종료된 이후 온라인총회의 제도 편입을 허용해 달라는 입법적 요구가 커지게 되었다.45) 그 결과 민법 제32조는 2023년과 2024년 두 번의 개정이 이뤄지게 되었다. 먼저 2023년 개정(Gesetz zur Ermöglichung hybrider und virtueller Mitgliederversammlungen im Vereinsrecht)46)을 통하여 제2항에서 하이브리드 총회(Hybride Versammlung)와 온라인총회(Virtuelle Versammlung)47)를 개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기존 제2항을 제3항으로 이동시켰다.48) 제2항 3문에서는 하이브리드 총회 혹은 온라인총회의 경우 사원들에게 전자적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사원권을 행사하는 방법을 알려주도록 하는 정보제공의무(Informationsverpflichtung)를 규정하였다.
이후 제3항(개정 전 제2항)도 2024년 개정(Viertes Bürokratieentlastungsgesetz)을 통하여 “결의에 동의함을 서면으로(schriftlich) 표시”를 ”결의에 동의함을 문면방식으로(in Textform) 표시’라고 수정되었다.49) 서면(Schriftform)은 독일민법 제126조 및 제126조a의 ‘서명이 있는 문서’를 의미하는 바, 2023년 개정된 온라인총회 혹은 하이브리드 총회에서의 의결방식으로 적절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 이를 문면방식(Textform)으로 변경한 것이다. 문면방식에는 이메일, SMS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해석된다.50) 위 개정사항들을 모두 포함한 현재의 조문은 아래와 같다.
제32조(사원총회;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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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단의 사무는, 이사회 또는 기타의 기관에 의하여 처리되어야 할 것이 아닌 한,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하여진다. 결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소집에 있어서 결의의 목적사항이 지적되어야 한다. 결의는 투표수의 과반수에 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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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총회를 소집하는 경우 사원들이 총회 장소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전자적 통신수단을 통하여 총회에 참여하고 기타 사원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할 수 있다(하이브리드 총회). 사원은 장래의 총회를 온라인 총회로 소집할 수 있도록 결의할 수 있고, 이 경우 사원은 총회 장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통신수단을 통하여 총회에 참여하고 기타 사원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하이브리드 총회 또는 온라인 총회가 개최되는 경우, 사원이 전자적 통신수단을 통하여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총회 소집통지 시 명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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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원 전원이 결의에 동의함을 문면방식으로 표시한 때에는 사원총회가 개최되지 않더라도 그 결의는 유효하다.
독일은 코로나단체법을 통하여 법인이 당면한 문제점에 대응한 후, 민법 개정을 통하여 사원총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하는 방식을 제도화 하였다. 이것은 법인의 총회 개최방식에 대하여 불필요한 해석상 논란을 잠재우고,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하이브리드 총회와 온라인 총회를 구분하고 온라인 총회는 사원들의 의사에 기초하여 개최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법은 비대면 방식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사원의 참여권과 토론권을 보호하려는 균형적인 입법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총회를 대체하는 전원 서면동의 방식을 문면방식으로 변경하여, 사원들이 간편하고 편리하게 결의를 할 수 있어 절차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비영리법인에 대해서는 원래 민법에서 규율하고 있었으나, 2006년 일부규정만 남겨둔 채 삭제되고 「일반사단법인 및 일반재단법인에 관한 법률(一般社団法人及び一般財団法人に関する法律)(이하, 일반법인법)」, 「공익사단법인 및 공익재단법인의 인정 등에 관한 법률(公益社団法人及び公益財団法人の認定等に関する法律)(이하, 공익인정법)」, 「일반사단법인 및 일반재단법인에 관한 법률 및 공익사단법인 및 공익재단법인의 인정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르는 관계 법률의 정비 등에 관한 법률(一般社団法人及び一般財団法人に関する法律及び公益社団法人及び公益財団法人の認定等に関する法律の施行に伴う関係法律の整備等に関する法律)(이하, 법인정비법)」이 신설되었다.
구체적으로 일반법인법은 일반적 법인제도에 관한 기본법으로서 그 설립·조직 운영 및 관리에 관하여 규정하는 법률이다. 일반법인법에 의하여 잉여금의 분배를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사단 및 재단에 대하여, 공익성 유무에 관계없이 준칙주의에 의하여 법인격을 취득할 수 있는 일반적인 비영리법인을 규율한다.51) 이 법에 의하여 간편한 방법으로 일반사단법인과 일반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법인이 할 수 있는 사업은 공익적 사업은 물론이고 수익사업도 할 수 있는 등 제한이 없다. 이러한 일반법인이 공익성 인정을 받는다면 공익법인이 될 수 있는데, 이는 공익인정법에 의하여 규율된다. 이러한 일반법인과 공익법인의 연속성 내지 전환성이 이번 개혁의 특징이기도 하다. 일본의 공익법인제도는 주무관청이 공익법인을 허가해주는 ‘허가주의’에서 행정청과 민간이 공익성 인정에 참여하는 ‘공익성 인정주의’로 전환되었으며, 구체적인 법규정을 통하여 공익성 인정을 위한 재량적 판단의 여지가 축소되었다. 반면 법인정비법은 기존의 공익법인이 새로운 제도로 나아가는데 원활한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이행절차를 규정하고 있다.52)
한편, 1998년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特定非営利活動促進法)」(이하, NPO법)의 제정 이전까지는 시민단체의 등록과 관리는 공익법인을 규제하는 개정 전 민법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개정 전 민법에 의하면 공익재단법인, 공익사단법인 이외의 비영리 목적의 단체에 대해서는 특별법이 없는 한 법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민법 제34조의 공익법인의 허가를 얻지 못하고, 특별법에 의하여 신설되지 않은 비영리단체는 법인격 없는 단체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53) 그런데 1995년 한신 대지진 이후 자원봉사가 증가하고 시민사회 역할의 부상 등 사회적 요인과 정치권의 비영리단체에 대한 정책적 추진 등에 의하여 1998년 NPO법이 제정되었다. NPO법은 ‘특정비영리활동을 시행하는 단체’에 법인격을 부여하고 비영리활동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제정되었고(제1조), 특정비영리활동은 ‘불특정 다수의 이익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제2조). 법인의 요건으로는 ’영리나 종교, 정치를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것‘과 ’임원 중 보수를 받는 자의 수가 임원 총수의 3분의 1이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54)
사원총회는 일반법인법에서 규정한 사항 및 일반사단법인의 조직 운영, 관리 기타 일반사단법인에 관한 모든 사항에 대해 결의할 수 있다(일반법인법 제35조 제1항), 사원총회는 정시총회와 임시총회로 나눌 수 있고, 정시총회는 매 사업연도 종료 후 일정한 시기에 소집하여야 하며 임시총회는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소집할 수 있다(일반법인법 제36조 제1항).
사원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이사가 사원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여야 하고(일반법인법 제39조 제1항), 그 소집을 위한 통지서에는 사원총회의 날짜, 시간, 장소를 명시하여야 한다(동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장소’를 소집통지서에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물리적 장소가 제공되지 않는 온라인회의는 사원총회의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55) 하지만 일본의 내각부(内閣府)는 참석자 간 협의와 의견 교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상대방의 반응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경우, 즉 각 참석자의 음성이나 영상이 즉시 다른 참석자에게 전달되어 적시에 정확한 의견을 서로 표명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고, 참석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과 동일하게 상호 충분한 토론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Web 회의, 화상 회의, 전화 회의 등의 방법으로도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56) 그리고 사원총회를 개최한 경우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일반사단법 제95조 제3항, 제193조 제1항), 예를 들어 Web 회의로 총회를 개최한 경우 그 방식으로 총회를 개최한 것, Web 회의 시스템상 참석자의 음성 및 영상이 즉시 다른 참석자에게 전달되어 적시에 정확한 의견 표명을 서로 할 수 있는 구조임을 확인하고 안건 심의에 들어간 것 등을 회의록의 내용에 기재할 수 있다고 한다(일반법인법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제1호 및 제60조 제3항제1호 참조).57)
NPO법상 해당 법인들은 매년 1회 반드시 사원총회(통상사원총회)를 개최해야 하고(제14조의2), 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정관의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총 사원의 1/5 이상이 사원총회의 목적사항을 청구한 경우에는 이사는 임시사원총회를 소집하여야 한다(제14조의3). 사원총회의 소집통지는 사원총회일로부터 최소 5일전까지, 그 총회의 목적사항을 명시하고 정관에 정한 절차에 따라 하여야 한다(제14조의4). 사원총회에서 사원의 출석에 의한 표결 외에 서면에 의한 표결이나 대리인(위임)에 의한 표결이 가능하고, 정관에 정해져 있으면 ‘전자적 방법(메일 등)’에 의한 표결도 가능하다(제14조의7). 이 경우 실제로 참석하지 않아도 사원총회 참석자 수에 포함될 수 있다.
NPO법에서도 온라인총회의 개최 가능여부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IT·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실제 회의와 동등한 환경이 마련된 것을 기초로 온라인 사원총회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58) 이 경우, 임원뿐만 아니라 사원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마이크 등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그 발언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회장에도 즉시 전달할 수 있는 정보 전달의 쌍방향성, 즉시성 있는 설비나 환경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회의록상 개최장소는 「온라인 회의 시스템에 의한 개최」등으로 기재하고, 참석자 수는 온라인으로 참여한 인원을 기재하게 된다.59)
NPO법도 「사원총회의 결의 생략」, 이른바 간주총회를 인정하고 있다. 정관에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서면 또는 전자적 기록에 의해 사원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총회의 의결이 있었다고 간주하는 것으로, 사원 전원이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으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만 결의할 수 있다(제14조의9). 다만, 전원의 찬성을 얻지 못하거나 일부 사원이 회신하지 않은 경우에는 간주총회에 의한 사원총회 결의는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사원의 수가 많거나 정해진 기한까지 전원의 동의를 확보하기 어려운 법인의 경우에는 간주총회 방식의 활용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한다. 위의 내용을 토대로 사원총회의 개최형태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은 법인의 사원총회의 개최방식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석을 통하여 사원총회의 본질적 기능인 의사형성, 의결권 및 토론 기회 등이 실질적으로 보장된다면 온라인 총회 방식도 가능하다고 한다.60) 이것은 관련 법률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기술적 변화 등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고, 특히 법적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법인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의사형성, 의결권 및 토론 기회 등의 실질적 보장 여부, 출석인정 기준, 본인확인 방법, 통신장애에 대한 대응 방안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법적 기준이나 규율이 없는 관계로, 사원총회 결의의 유효성에 대해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 또한 전자적 의결권 행사, 전자적 서면결의 등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법률문제에 대해서는 해석론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한편 일본은 정관에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서면 또는 전자적 기록에 의해 사원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총회의 의결이 있다고 보는 ‘간주총회’를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간주총회는 실제 총회를 소집하지 않아도 결의를 할 수 있으므로, 총회를 소집하는 비용과 절차 및 시간 등을 현저히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사원들의 의사가 빠르게 확인되는 것을 전제로 신속한 의사결정도 가능하며, 소집절차의 하자로 인한 총회결의의 무효나 취소 등과 같은 법적 분쟁도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생각된다.
Ⅳ.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에 관한 입법론
앞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현행 민법의 해석만으로는 비영리법인의 사원총회를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영리법인에 온라인총회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개정이 전제되어야 하며, 관련 입법을 마련함에 있어서는 이하에서 살펴보는 주요 쟁점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 제도 도입을 위하여 특별법의 제정61) 혹은 민법의 개정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앞서 독일은 코로나 상황에서 법인의 의사결정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특별법인 코로나법을 제정하여 온라인총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였다. 그러나 해당 법률은 한시법으로 제정되었고, 그 시행 과정에서 온라인총회의 필요성과 유용성이 확인됨에 따라 최근 이를 민법에 반영하는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독일의 입법례는 온라인총회 제도를 비상조치가 아닌 상시적인 제도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민법 개정을 통하여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명시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법이 규율하는 사항에 일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식은 법률의 분산과 중복을 초래하여 법체계의 통일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나아가 동일한 사항에 관한 법해석과 법적용을 복잡하게 만들어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비영리법인 총회의 소집방식 및 운영방식에 관한 규율은 특별법을 제정하기 보다는 민법을 개정하여 기본법 차원에서 일관되게 규율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다만, 공동주택관리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사회복지법, 공인중개사법, 수의사법, 식품위생법 등에 의해 규율되는 법인에 민법상 사단법인 규정이 준용되고 있으므로, 민법 개정 시 해당 법률의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하여 규정간 충돌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상법상 온라인주주총회 관련 방식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용어의 차이가 일부 있지만, 현장병행형·참가형, 현장병행형·출석형, 현장대체형 주주총회으로 구분할 수 있다.62) 현장대체형 주주총회는 현장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형태를 의미하며, 현장병행형 주주총회는 현장 주주총회의 장소에 소재하지 않은 일부 주주가 전자통신수단을 이용하여 회의에 출석 내지 참가하는 형태를 말한다. 다만, 현장병행형·참가형은 법적으로 출석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실시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질문권도 인정되지 않으며 동의서 제출도 불가능하다.63) 현행 상법은 주주총회의 개최 방식과 관련하여 현장 개최를 전제로 온라인 참여를 허용하는 현장병행형 주주총회만을 인정하고, 현장대체형 주주총회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원총회의 개최방식도 위와 같이 현장병행형·참가형, 현장병행형·출석형, 현장대체형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방식을 모두 법률에 규율할 것인지, 만약 법률에 규율한다면 어떠한 내용으로 규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먼저 현장병행형·참가형 사원총회의 경우 현장 사원총회를 개최하면서 전자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생중계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고, 이것은 참관의 의미만 가질 뿐 출석 및 의결권 등은 인정되지 않는 방식이다. 즉, 현장병행형·참가형 사원총회는 민법상 요구하는 사원총회를 실제로 개최하면서 참관의 의미만 갖는 온라인총회를 병행하는 것으로, 현행 민법 하에서도 해석상 인정될 수 있는 방식이다.64)
반면 현장병행형·참가형과 현장대체형 사원총회의 경우 정보통신수단을 이용한 출석과 의결권 행사가 전제된다. 이를 위해서는 출석자의 본인확인 절차, 의결권 행사를 위한 전자적 의사표시 수단, 회원간 원활한 토의를 위한 쌍방향 통신수단(음성·영상)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 기준과 절차가 규율되지 않은 경우, 사원총회의 적법성 및 결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민법 또는 정관에 관련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출석 방식, 본인 확인 절차, 통신장애 발생 시 총회 및 결의의 효력, 의결권 행사 방법 등은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될 필요성이 있는 사항이다. 나아가 법인의 규모, 구성원 수, 재정적 여건 등은 각 법인마다 상이하므로, 온라인총회의 구체적 요건이나 절차를 법률에서 일률적으로 정할 경우 개별 법인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결과적으로 민법에서는 온라인총회가 원칙적으로 허용됨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구체적 요건이나 절차 등은 각 법인의 정관에서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65) 위 내용을 바탕으로 독일 민법 제32조 제2항을 참조하여 아래와 같이 개정시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위 개정시안과 관련하여 2가지의 해석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해당 법인이 정관에 온라인총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두 번째로 법인이 정관에 온라인총회에 관한 구체적인 요건이나 절차를 규정하지 않은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먼저 첫 번째 문제에 대해 살펴보면, 해당 법조문이 어떠한 성격을 갖는 규정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온라인총회에 관한 규정이 임의규정이라면 정관의 규정은 유효하고, 해당 규정이 강행규정(효력규정)이라면 그 정관은 법률위반으로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법률에서 온라인총회를 허용한다고 규정하더라도, 실제 온라인총회를 개최할 것인지 여부는 사원들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총회를 금지하는 정관에 문제가 있다면 정관변경을 통하여 충분히 수정할 수 있으므로, 온라인총회를 금지하는 정관규정이 있더라도 효력이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문제를 살펴보면, 정관에 온라인총회 여부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이다. 법률에서 이미 온라인총회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그 요건이나 절차를 정관에 규정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법인은 사원들의 전체 동의를 전제로 온라인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온라인총회의 요건과 절차를 규율하는 정관의 규정은 총회의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정관의 규정이 없는 경우 온라인총회의 유효성 여부가 문제될 소지는 존재한다.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허용한다는 규정을 민법에 두는 경우에도, 대면총회를 갈음하여 상시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개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66) 일본의 경우 사원총회의 온라인 개최를 허용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해석상 대면총회를 갈음하여 상시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독일의 경우에는 온라인총회에 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사원들의 합의만 있으면 개최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온라인총회가 대면총회와 동일하게 사원 간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교환, 의결권 행사 등이 가능하다면, 총회의 개최를 비상시적 혹은 예외적인 수단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온라인총회의 개최를 천재지변, 감염병 확산 등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제한할 경우, 개별 사안에서 그러한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새로운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총회의 허용여부는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는지를 전제로 할 것이 아니라, 사원들의 참여권, 토론권 및 의결권이 대면총회와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보장되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상법은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의 근거규정을 두고(제368조의4) 상법시행령에서 그 내용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데 반하여(제13조)67), 민법상 전자투표에 대한 규정을 명문으로 두고 있지 않으므로 그 허용여부에 대해 논의가 존재할 수 있다. 즉, 표결 방법에 대하여 법령에 특별한 제한 규정이 없으므로 전자적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전자투표를 인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가 대립할 수 있다.
불필요한 해석상 다툼을 피하고 현대의 기술수준에 맞게 전자투표나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규율할 필요가 있다. 대면방식으로 개최되는 사원총회는 전자투표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지만, ‘온라인총회’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규정을 두는 경우에는 사원의 의결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전자투표 등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 절차를 함께 규율할 필요가 있다. 다만, 상법과 달리 민법에는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시행령이 존재하지 않는 관계로 ‘전자적 방법’의 범위와 기준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민법 제312조의2는 전세금 증감청구권을 규정하면서 그 증액의 한도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율하는 바, 이를 참조하여 민법 제73조 제2항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자적 방법’을 삽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위 대통령령에서는 사원의 본인 확인방법과 전자투표 방법에 대해 규율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상법 시행령 제13조 및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2조 등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사항을 바탕으로 조문을 성안하면 아래와 같다.
사원총회를 개최하지 않고도 사원 전원의 서면결의만으로 총회의 결의를 갈음할 수 있는 제도(간주총회)의 도입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원총회의 안건 중에는 단순히 찬반 여부만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항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안건까지 모두 총회를 소집하여 처리하도록 할 경우, 총회 소집에 따른 비용과 시간, 절차적 부담이 발생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저해될 수 있다. 또한 천재지변이나 감염병의 확산 등과 같은 불가항력적 상황에서는 현장총회는 물론 온라인총회의 개최마저 현실적으로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총회의 개최를 강제할 경우에는 총회 소집 및 운영 절차를 준수하기 어려워 절차상 하자를 둘러싼 결의의 무효 또는 취소 등 법적 분쟁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사안의 성격이나 예외적 상황에 따라 총회를 개최하지 않고도 적법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독일 및 일본의 입법례와 같이 사원 전원의 서면결의를 사원총회의 결의로 간주하는 이른바 ‘간주총회(서면결의)’ 제도를 명시적으로 도입하여야 한다.
다만, 간주총회는 대면총회나 온라인총회의 개최가 불가능한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간주총회는 비상상황에서 법인의 의사결정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불필요한 총회 소집을 생략함으로써 절차적 부담을 경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능을 가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간주총회의 인정 범위를 비상상황에 한정하기보다는,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와 실효성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68) 이와 같은 검토사항을 바탕으로 조문을 성안하면 아래와 같다.
Ⅴ. 결론
민법상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 허용여부를 해석상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으나 소집통지할 때 장소를 특정해야 하고,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였을 때 해석상 온라인총회를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법령개정을 통하여 인정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입법화하는 경우에는 형식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을 고려하여야 한다. 형식적 측면에서는 첫 번째로 특별법으로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규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민법 개정을 통하여 이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다. 두 번째로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법률에 규정하지만, 온라인총회의 절차나 방식이 다양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 절차나 방식은 각 법인의 정관에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첫 번째로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상시적으로 허용하는 규정을 두어야 한다. 앞으로 코로나 이후에도 질병이나 여러 특수한 사정으로 대면모임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의 상황에서 온라인총회를 상시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불편함이 가중된다고 볼 것이다. 두 번째로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의결을 용이하고 적절하게 하기 위하여 전자투표 등 전자적 결의방법에 대한 규정도 신설해야 한다. 세 번째로 비교법적 차원에서 서면결의만으로도 총회를 갈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서면결의만으로 총회를 갈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만약 의사가 정당하게 표시되었음에도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면 시간이나 비용을 무의미하게 소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관변경이나 법인의 해산과 같은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사원들간의 심층적인 논의와 토론이 필요한 관계로, 서면결의만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대면총회든 온라인총회든 사원들이 충분한 토의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를 허용하기 위한 법률개정을 제안하고, 그에 대한 개정시안까지 만들어 보았다. 그러나 개정을 위한 초안에 불과하여 계속적인 검토와 연구를 통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비영리법인의 온라인총회 허용에 관한 법령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 관련 개정안을 성안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민법개정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